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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일 남해안에 새로운 명물이 등장했다. 마산시 가포동과 창원시 귀산동을 잇는 '마창대교'가 그것이다. 마창대교 개통으로 교통과 상권, 관광문화의 지도가 바뀌고 있다. 낚시꾼과 사진동호인들도 마창대교 개통 이후 훨씬 많은 인원이 찾고 있다.

 

마창대교는 지난 2003년 8월 착공에 들어가 지난달 민간자본에 의해 완공한 다리다. 접속도로를 포함한 총 길이가 8.7km인 4차선의 자동차 전용도로로 이중 교량구간은 1.7km이다. 해수면에서 상판까지는 높이가 64m이며, 2개의 주탑의 높이는 164m에 이른다.

 

기자는 지난 6월 24일 마창대교 준공식 이후 4번에 걸쳐 마창대교 주변을 돌아다니며 사진 촬영 포인트와 주변 명소를 찾아나섰다. 그동안 여행작가로 전국을 돌면서 만난 사람들이 마산에 어디가 좋냐고 물어보면 선뜻 내세울 만한 곳이 없었다. 그래서 이번에 마창대교 개통에 맞춰 촬영 포인트가 될 만한 곳을 구석구석 찾아나섰다.

 

아무래도 마창대교 개통으로 가장 사람들이 몰리는 곳은 창원 귀산동이다. 예전에는 간간이 낚시꾼이나 한적한 데이트를 하려는 연인들이 찾던 곳인데, 마창대교의 멋진 조망으로 밤에는 주차 공간이 없을 만큼 많은 사람들로 붐빈다.

 

마창대교 최고의 촬영 포인트는 S라인 다리인데, 귀산동의 해안도로변 교각 아래에서 야산을 20여 분쯤 올라가면 된다. 귀산동 해안도로를 따라 가다보면 대교 조금 못미쳐서 대교횟집이 보이는데, 횟집을 지나 대교상판 아래쪽으로 가다보면 해안도로 옆으로 우회도로 공사하는 곳이 있다.

 

현재 비포장 상태인 도로 옆으로 대교와 나란히 산쪽으로 올라가는 폭 1미터 내외의 길이 나 있다. 이곳에서 산쪽으로 올라다 봤을 때 두 번째 송전탑이 촬영 포인트다. 주변에 주차한 후 걷다보면 절개지가 몇개 나오고, 마창대교와 이어지는 도로옆 야산과 만난다.

 

철책을 따라 조금만 더 올라가면 시멘트계단과 철판으로 된 계단이 이어진다. 계단 끝나고 약 1분쯤 산책로를 더 올라가다 왼쪽으로 꺾어져서 만나는 송전탑 아래에 서면 바다 위로 S라인을 뽐내는 마창대교가 위용을 자랑한다. 야간에 올라가 이곳에 삼각대를 세우고 촬영하면 달리는 자동차 궤적과 야경을 함께 카메라에 담을 수 있다.

 

대교 교각 아래에서 해안도로를 따라 5분 정도 더 들어가 '석교횟집' 옥상에 올라서면 마창대교가 바다 옆으로 길게 늘어선 모습과 만날 수 있다. 마창대교를 바라보며 싱싱한 자연산회를 오물오물 씹어대는 맛에 신선이 따로 없다.

 

다시 창원 쪽으로 나와서 귀산IC로 올라서서 마창대교를 건너보자. 요금소를 지나면 이내 늠름한 대교가 바다 위에 떡하니 버티고 서있다. 자동차 전용도로라 보행이 금지됐는데도, 20여 대의 차량이 갓길에 세워져 있고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이 무척이나 위험해 보인다.

 

대교 끝자락의 가포IC는 아직 공사중이라 가포터널을 지나 현동IC까지 가야 한다. 마산 시내 쪽으로 들어서 경남대 앞 사거리에서 우회전 후 직진하면 가포를 지나 덕동이다. 대교 주변에도 몇 곳의 촬영 포인트가 있지만 약간의 산행을 가미하면 한결 시원한 조망과 마주한다.

 

해발 300m가 조금 넘는 청량산에 오르면 다양한 각도의 마창대교가 시원스런 풍광을 선물한다. 가포에서 덕동 방면으로 해안도로를 달리다 보면 산쪽에 임도가 나있는데, 차가 들어갈 수 없게 차단막으로 막혀 있다.

 

그 앞에 차를 세우고 포장도로를 10여 분 올라가면 등산로와 만난다. 하늘을 가릴 듯 울창한 숲길이 이어진다. 무더운 날씨지만 빽빽한 숲으로 인해 햇빛이 거의 비치지 않아 오르는 데 부담은 없다. 그렇게 30여 분을 올라가면 청량산 정상이다. 고개를 돌리면 마창대교와 가포IC, 바다가 어우러지는 풍경화가 산행의 피로감을 충분히 보상해 준다.

 

능선에서 마산 시내 쪽으로 15분 정도 더 가면 벤치가 놓여 있는 또 하나의 촬영 포인트가 기다린다. 이곳 역시 대교가 S라인으로 뻗어 멋진 각선미를 뽐내며 바다 위에 떠있다. 이곳에서 능선을 따라 30여 분을 곧장 내려가면 월영동 현대아파트가 나온다.

 

S라인 포인트에서 능선을 2분쯤 내려가면 갈림길이다. 이곳에서 바다 쪽으로 2분쯤 내려서면 포장임도와 만나는데 등산로 중간쯤에 자리한 까치수염 군락지가 장관이다. 고개를 잔뜩 숙인 하얀 꽃무리가 바람에 하늘대며 길손에게 인사를 한다.

 

포장된 임도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올라서 덕동 방향으로 향하다 보니 이내 산딸기가 지천이다. 빨갛게 익은 산딸기의 달콤함이 갈증과 무더위를 잊게 한다. 산딸기 20여 개로 피로를 잊고 다시 길을 나선다.

 

그렇게 20여 분 오르막길을 오르다 내리막길로 접어들자 이내 육각정이 보인다. 이곳도 S라인 다리가 보이는 곳이지만 그 앞으로 수많은 전깃줄이 지나고 있어 조망은 다소 아쉽다. 그곳에서 야경을 촬영하고 30여 분을 더 걸어 내려오면 처음 주차한 곳이다.

 

이제 다시 마산 시내로 향한다. 시내쪽에서 마창대교를 조망하기에 좋은 곳이 어딘가 찾다가 발견한 곳이 어시장 해안도로변에 자리한 '리베라호텔마산'이다. 13층의 하비스 팝 레스토랑에서 바다로 눈을 돌리면 마창대교와 돝섬이 어우러진 자태가 빼어나다.

 

멀리 마산9경 중 하나인 돝섬과 대교가 한눈에 들어오며, 발 아래로는 등대가 세워져 주변 풍경을 깔끔하게 정돈해 준다. 객실에서는 마창대교가 들어선 마산만을 바라보며 편안히 휴식을 취하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다.

 

 

마창대교는 얼마 전까지 오후 8시부터 야간 경관 조명을 운영해 왔다. 그러나 정부가 최근 국제 유가 급등에 따라 '1단계 고유가 위기관리조치'를 발동해, 공공시설물 경관조명 사용을 금지하면서 당분간 마창대교의 멋진 야경을 볼 수 없게 되어 아쉬움이 크다.

 

7일 이후 야간경관조명 운영을 잠정 중단했는데, 임시 개통한 지 일 주일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런 조치가 취한 건 오는 15일 이후 통행료를 받기 시작하는 마창대교의 홍보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더구나 마창대교는 민자로 건설되어 당초 예정된 통행량의 80%를 밑돌면 정부 세금으로 메꿔야 하는 다리가 아닌가?

 

이런 곳에다 다리 개통에 대한 충분한 홍보와 관광객 유치를 위해 필요한 야간경관조명 운영을 중단한다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 경관조명 설치에 무려 26억원이나 되는 예산이 투입되었는데, 한 달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방치한다는 것도 모순이다. 전기료 몇 푼 아끼려다 홍보 미흡으로 인해 통행량이 저조할 경우 훨씬 더 많은 금액의 세금을 ㈜마창대교에 보전해 주는 어이없는 일이 발생할 지도 모른다.

 

마창대교의 운명을 생각한다면 평일에는 2~3시간 내외, 주말과 공휴일에는 최소한 밤 12시까지 야간경관조명을 운영하는 게 마창대교의 통행량 증가와 주변 관광활성화에도 더 도움이 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SBS U포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마창대교, #석교횟집, #리베라호텔 마산, #청량산, #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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