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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섬진강 은어낚시 시원하게 흐르는 섬진강 은어낚시 구경하세요.
ⓒ 조도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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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 줄기 따라 줄지어 선 백리 벚꽃나무의 푸른 녹음이 짙습니다. 양쪽으로 늘어선 벚꽃나무의 가지들은 서로를 맞대 시원한 녹음 터널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가로수 녹음 터널을 달려 화개장터가 있는 곳에 이르자, 전남 광양과 경남하동을 연결하는 아치형 남도대교 아래쪽으로 낚시하는 사람들이 많이 붐빕니다. 한여름에 무슨 고기를 잡는지 궁금하여 강가로 다가갔습니다.

루두베키아를 닮은 노란 여름 꽃은 강바람에 몸을 싣고 하늘거립니다.
▲ 여름꽃 루두베키아를 닮은 노란 여름 꽃은 강바람에 몸을 싣고 하늘거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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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드베키아를 닮은 노란 여름 꽃은 강바람에 몸을 실어 더위를 식히고 있고 장맛비로 섬진강물은 제법 불어 있습니다. 다리 아래쪽 물살이 빨라 물소리는 시원스럽습니다. 깨끗한 물줄기는 웃통을 벗어 던지고 물 속으로 뛰어 들고픈 충동을 만듭니다. 엄마 아빠 따라 나선 아이들은 아빠가 잡은 물고기에 탄성을 지르며 신기하듯 물고기를 어루만지며 마냥 즐거운 추억 쌓기를 하고 있습니다.

은어낚시에 강태공은 시간 가는 줄도 모릅니다.
▲ 섬진강 은어낚시에 강태공은 시간 가는 줄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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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잡았습니까?" 강태공은 고개를 젓습니다. 1시간이 넘게 고기를 잡고 있지만 포인트(자리)가 좋지 않아 겨우 1마리 잡았다고 합니다. 좋은 포인트는 아침 일찍 서둘러 자리 잡은 낚시꾼들이 차지하였다고 합니다.

9미터 넘은 긴 낚시 대를 흐르는 강물에 담그고 물고기 잡는 강태공은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있습니다. 지금 잡고 있는 물고기는 '은어'라고 합니다. 은어는 보통 9월에 산란을 위해 강 하류에서 상류로 물을 거슬러 올라가고 있는 중이라고 합니다.

중국에서는 '가마우지' 물새를 뗏목 같은 거룻배에 여러 마리를 묶어서 물고기 사냥을 하는 특이한 방법을 사용한다고 합니다. 은어를 잡는 방법 또한 독특합니다. 자기의 영역을 고집하는 은어의 습성을 이용하여 잡는다고 합니다.

주로 유속이 빠른 바위 이끼를 뜯어먹고 자라기 때문에 다른 어류처럼 지렁이 같은 낚싯밥이 필요 없다고 합니다. 낚싯줄에 은어와 꼬리낚시를 같이 매달아 물속에 놓아둡니다.

꼬리부분에 낚시 바늘이 달려 있어 은어들의 영역 다툼 중에 은어를 잡게 되는 씨은어다.
▲ 씨은어 꼬리부분에 낚시 바늘이 달려 있어 은어들의 영역 다툼 중에 은어를 잡게 되는 씨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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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싯줄에 매단은어를 '씨은어'라고 합니다. 씨은어는 물속 돌이끼를 찾아 먹이를 먹고 있을 때 다른 은어 무리가 씨은어를 쫓아내기 위한 영역 다툼 중에 꼬리바늘에 걸려 강태공의 희생양이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유속이 빠른 곳에서는 빠른 몸짓으로 영역 경쟁을 하기 때문에 쉽게 은어는 꼬리바늘의 함정에 잘 빠져든다고 합니다. 과열된 생존 경쟁이 부른 물속의 비극을 보는 듯 합니다.

많은 은어를 낚아내기 위해서는 은어와 경쟁을 할 수 있는 건강하고 튼튼한 씨은어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씨은어는 직접 물 속으로 들어가 '홀치기 방법'으로 잡아낸 은어가 좋지만 주로 양식으로 키워낸 은어를 사용한다고 합니다.

일반 낚시꾼의 모습과 다르죠
▲ 은어낚시 일반 낚시꾼의 모습과 다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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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급수에 산다고 그러는데 지금 우리나라는 저쪽 울진 오십천이나 그런데 살고 밀양(강)에도 살고 (경남 산청)경호강도 유명한 포인트죠."

"물고기를 잡기위해서가 아니라 자연을 즐기려고 왔다"는 송상주(41)씨에 따르면, 은어는 깨끗한 1급에서만 볼 수 있는 물고기라고 합니다. 어렸을 적 시골 어느 곳에서나 흔하게 보는 물고기였는데 지금은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흔한 물고기는 아닙니다.

하천이 오염되고 시멘트로 하천을 막아 은어가 상류로 올라 갈 수가 있는 길이 차단되어 산란을 할 수 없어 점차 사라진 물고기였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어도를 만들고 시민들의 의식이 깨어나기 시작하면서 은어의 개체 수도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늦었지만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은어는 연어하고 비슷하죠?"
"회귀를 하는데 귀수(歸首라)고 그러잖아요."
"강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곳에서 커서 강 상류로 올라가 알을 낳으니까."

은어는 연어처럼 어른이 되면 알을 낳기 위하여 고향을 찾아 간다고 합니다. 상류로 오를수록 힘찬 물줄기와 싸우며 때로는 강태공의 낚시 유혹에 이긴 은어만이 고향을 찾아 알을 낳고 1여년의 짧은 생을 마감한다고 합니다.

답답한 도시생활에서 연일 계속되는 고유가, 고물가, 고열 폭염에서 탈피하기 위하여 시원하게 흐르는 강물에서 은어를 낚는 강태공의 모습에서 삶의 여유를 찾기 위해 지금 떠나봅시다.

덧붙이는 글 | u포터에 송고했습니다.



태그:#섬진강, #은어낚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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