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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8(선진 8개국) 확대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일본을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이 9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연합뉴스>가 9일 오전 전송한 이 사진은 이 대통령이 부시 대통령을 만나 문자 그대로 '파안대소(얼굴이 찢어질 정도로 크게 웃는다는 뜻의 한자성어)'하는 모습이다. 부시 대통령은 이 대통령의 어깨에 오른손을 얹고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그를 바라보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지난 10년간 손상됐던 한미동맹을 '복원'하겠다고 공언했는데 아마도 이를 상징하는 사진으로 삼아도 손색이 없어 보이는 사진이다.

 

네티즌의 상상력... 두 사람은 무슨 말을 하고 있을까

 

그러나 이 사진을 본 네티즌들의 반응은 까칠하다. <미디어 다음>의 경우 이 사진 밑에 오후 4시 현재 800여개의 댓글이 달려있는데 대부분 비판적이다.

 

"저런 오바 액션은 처음 본다. 정말 딱 보이지 않나? 오바해서 웃는 모습."

"좋댄다, 아주 뒤로 넘어갈라구 하네. 국민들 열받아서 죽는줄도 모르고."

"촛불 진압했다고 칭찬받는 중."

 

이런 식이다.

 

'강가딘' 이라는 아이디의 네티즌은 "저렇게 해맑은 웃음은 처음 본다"고 비꼬았다. 사진의 구도상 네티즌은 말풍선이 있다고 가정하고 댓글을 달기도 했다. '호가님' 이라는 아이디의 네티즌은 "부시가 '그래, 넌 역시 나의 푸들이야'라고 다독거리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푸틱스님'이라는 아이디의 네티즌은 아예 대화로 꾸몄다.

 

이씨 : 어려움은 있었지만 쇠고기 개방 나 잘 했죠.

부시 : 저도 놀란 성과입니다. 저도 반신반의했지만 이 정도로 퍼펙트한 줄은 몰랐네요.

이씨 : 하하하하하 앞으로도 마니 기대 해주세여….

 

'네이버'에도 부시 대통령이 이 대통령의 어깨에 손을 걸고 있는 모습의 사진을 실었는데 오후 4시 현재 1200여개의 댓글이 붙었다.

 

대개 "꼭 왕에게 성은을 입은 표정 같다"는 등으로 비판적이다. 사진의 제목이 "얘기 나누는 한미 정상"인데 기사 제목을 "얘기 나누는 한미 비정상"으로 바꿔달라는 의견도 있다.

 

'sangs425'라는 아이디의 네티즌은 "역대 어느 대통령이 지금의 이명박 대통령만큼, 우방인 미국이 한국 대통령에게 저토록 친근한 모습을 보인 적이 있는가? 참으로 보기 좋은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런 견해는 그리 많지 않다.

 

천진난만한 그의 미소, 대담 혹은 둔감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이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 중이던 지난 4월 18일 한미 쇠고기 협상이 타결됐고 결국 촛불 시위가 두 달 넘게 전국을 휩쓸었다.

 

"캠프 데이비드 산장에서 하룻밤 묵기 위해 미국산 쇠고기 빗장을 활짝 열었다"는 비판이 쏟아졌고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한때 10% 대까지 떨어졌다. 국민들은 먹을거리 때문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겪었다.

 

이런 사태의 원인 제공자라고 할 수 있는 부시 대통령을 만나 저렇게 천진난만한 모습을 국민들에게 드러낸 이 대통령의 정치 감각은 너무나 대담한 것인지, 아니면 지독하게 무딘 것인지 종잡을 수 없다.

 

이 대통령은 말실수로 여러 번 구설수에 올랐고 지지율 폭락의 원인이기도 했는데 말뿐만 아니라 사진으로도 네티즌들의 공격 대상이 됐다.

 

4월 한미정상회담 때 골프 카트를 직접 모는 모습은 미국 쇠고기 수입 문제와 맞물리면서 '조공 외교'의 상징이 됐다.

 

이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 직후 일본을 방문해서 "나는 일본에 대해 만날 사과하라고 요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시 이 대통령이 아키히토 일본 국왕을 만나 고개를 푹 숙이고 악수하는 모습의 사진이 인터넷에 돌아다니면서 역시 많은 비난을 받았다.


태그:#이명박, #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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