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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고기 원산지표시제가 지난 8일 모든 음식점과 급식소, 정육점 등으로 확대 시행됐지만 소규모 음식점들은 원산지표시제를 번거롭게 생각하거나 아예 쇠고기 음식을 메뉴에서 빼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이천에 있는 한 김밥집은 '쇠고기 김밥'을 팔지 않는다. 메뉴판엔 버젓이 자리하고 있지만 쇠고기가 들어가는 모든 음식은 원산지를 표기해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메뉴에서 아예 삭제하는 것도 고려중이다.

 

김밥집 업주는 "수십 가지 메뉴 중에 쇠고기가 들어가는 음식은 쇠고기 김밥밖에 없어 메뉴에서 없애도 크게 타격이 없다"며 "메뉴 하나 때문에 원산지표시를 하고 단속까지 받아야하는 번거로움을 피할 수 있어 오히려 잘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원산지표시제 시행으로 골치 아픈 일이 생기느니 차라리 팔지 않는 게 마음 편하다는 이야기다.

 

다른 김밥집도 사정은 비슷했다. 메뉴판에서 쇠고기가 들어가는 음식을 삭제한 김밥집도 찾아 볼 수 있었다.

 

이천시 창전동 한 분식집은 쇠고기 원산지 표시는 알고 있었지만 쌀도 원산지표시 대상에 포함되는지는 모르고 있었다. 이날 원산지표시제 확대 시행으로 쇠고기 외에 쌀도 원산지 표시대상에 포함됐다.

 

이 식당 메뉴판과 식당 안 게시판을 살펴본 결과, 쇠고기가 들어가는 음식은 원산지표시가 돼 있었지만 쌀 원산지 표기는 빠져 있었다.

 

이 식당 업주는 "원산지 표시제에 관해 구청이나 단속반 등으로부터 홍보물이나 전화 한통화 받은 적이 없다"면서 "쌀까지 원산지 표시를 해야 한다니 여간 번거로운 게 아니"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분식집과 같은 소규모 식당들을 둘러본 결과, 쇠고기는 원산지를 표시한 곳이 많았지만 쌀은 원산지를 표시 하지 않은 곳이 태반이었다.

 

반면 이천시 신하리 한 순대국밥집은 해장국과 순대김밥 등 고기가 들어가는 메뉴만 수십 가지가 넘어 원산지 표기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오는 12월 22일부터 돼지고기와 닭고기, 배추김치도 원산지를 표시해야 하지만 대부분의 식당 업주들이 이 사실을 모르고 있다.

 

한국음식중앙회 이천지회 관계자는 "미국과 쇠고기 협상 때는 원산지 표시제 시행으로 국민들이 믿고 먹을 수 있게 만들겠다고 했지만 국민들의 불신이 커 원산지표시제가 유명무실해질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태그:#이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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