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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은 건재했다. 7월 5일, 촛불 40만개가 활활 타올랐다. 촛불 문화제는 활기차고 문화제에 참가한 시민들은 여전히 손에 들고 있는 촛불처럼 뜨거웠다. 문화제에 참가하지 않은  시민들도 뜨겁기는 마찬가지. 행진하는 촛불대오를 차 안에서 거리에서 뜨겁게 환호했다.

 

문화제를 마치고 참가자들은 저녁 8시 40분경부터 세 방향으로 나누어 행진을 시작했다. 행진은 평화롭게 진행됐다. 경찰차가 앞을 가로막으면 골목으로 돌아가고 비록 차도로 행진 하지만 최대한 차량 통행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자체적으로 질서를 유지했다.

 

행진하는 참가자들에 대한 시민들 환호는 뜨거웠다. 관광버스 안에서 '이명박 out'이라는 플래카드를 흔드는 시민도 있었고 승용차 안에서 온 가족이 '밥상을 지키자'라는 플래카드를 흔들기도 했다. 어린이들이 차창 밖으로 플래카드를 흔들면 참가자들은 촛불을 높이 들고 환호로 답해줬다.

 

행진이 끝난 참가자들은 청계광장과 시청 앞에서 삼삼오오 모여 담소를 나눴다. 담소를 나누는 동안 무대에서는 자유 발언이 계속 이어졌다.

 

전남 신안 도천면에서 온 한 시민은 “국가가 존립하기 위해서는 국민 , 국토, 주권이 있어야 하는데 우리는 이 세 가지를 갖추지 못했다. 국민과 국토는 있는데 주권이 없다. 우리는 잃어버린 주권을 다시 찾아 우리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한다”며 “우리 국민은 주인이 가져야 할 우리 주권을 찾기 위해 여기에 모였다. 촛불 드는 우리 국민에게 심심한 감사를 드린다”라고 말했다.

 

"오늘도 기꺼이 밟히겠다"

 

 

저녁 6시 35분경 대책위에서 본격적으로 촛불문화제를 열기 위해 자리를 정돈 하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 무대가 마련된 시청 주변이 ‘인산인해’였기 때문. 무대 뒤에는 민주노총 깃발과 함께 조합원 수천명이 앉아 있고 시청 앞 광장과 삼일로에는 주로 가족과 함께 나온 시민들과 학생들이 발디딜 틈도 없이 촘촘히 앉아있다.

 

시민단체 YMCA 회원들이 전국에서 600명 이상 모였다. YMCA 회원 원창수씨는 "이번에도 전경이 다시 밟으려 한다면 기꺼이 다시 밟히겠다"고 말했다. 지난 6월 29일 원씨는 과격 진압하려 하는 경찰들을 제지하고 촛불 문화제 시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길에 누웠었다. 원씨는 당시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밟혔어요. 콱 밟혔어요. 설마 그럴 줄 몰랐지요. 예비동작도 없고 경고도 없었어요. 황당 했어요. 29일 0시15분 이었어요"

 

원씨 옆에 있는 YMCA 회원 전성환씨에게 "오늘도  누울 것이냐"고 물었더니 이렇게 답했다.

 

"29일은 다행히 밟히지 않았어요. 급한 볼 일이 있어서 다른 곳에 있었거든요. 누울 상황이 되면 또 누워 야지요. 또 밟고 지나가면 밟혀야 하고요. 우리가 뭐 힘있나요."

 

 

YMCA전국연맹의 '오늘은 눕자' 평화행동실천단은 행진할 때 선두에 서 있었다. 이들은 '국민이 주인이다' '국민이 승리한다' '이제 나라 걱정 없이 집에서 잠 좀 자게 해주세요' 등이 적힌 팻말을 들고 행진했다.

 

동아일보 앞에서는 보수단체 노노데모와 촛불 문화제 참가자 간 신경전이 벌어졌다. 노노데모대는 '촛불을 밝혀야 할 곳은 북한 입니다'라는 피켓을 들고 "폭력 행위 엄단 하라"고 외쳤고 문화제 참가자는"이명박에게 얼마 받고 나왔느냐"며 야유를 보냈다. 곧이어 노노 데모 참가자는 "어유 저 빨갱이 새끼들"이라고 손가락질을 했다.

 

저녁 6시경 충돌을 우려 했는지 전경들이 노노데모와 촛불문화제 참가자들을 갈라놓았다. 이후, 촛불 집회 참가자와 노노데모대 사이 산발적인 충돌이 이어지자 경찰들은 아예 노노데모대를 버스로 에워싸서 촛불 문화제 참가자들과 완벽하게 갈라놓았다.

 

노노데모대를 지켜보던 촛불 문화제 참가자 이시내(안양)씨는 “광우병 소고기 문제 하고 북한 문제가 무슨 연관”이냐며 “반대 데모를 하려면 최소한 어울리는 주장을 가지고 나와야 하는 것 아니냐”며 어이없어 했다.

덧붙이는 글 | 안양뉴스 유포터 뉴스


태그:#촛불문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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