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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 전관석 안홍기 선대식 기자 / 총괄 : 구영식 김병기 기자
사진 : 남소연 유성호 기자
동영상 : 김호중 김윤상 문경미 박정호 엄수용 기자 / 총괄 : 이종호 기자
편집 : 유창재 권박효원 기자
 
 
[10신 : 저녁 8시40분]
 
"공안경찰로 회귀했지만, 맨몸으로 맞읍시다"
 
광화문에 비가 흩뿌리고 있다. 10만 여명(주최 측 20만명)의 인파는 촛불을 들었다. 이들은 우비나 우산을 쓰고 촛불이 꺼지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행진을 시작했다. 촛불 대오는 태평로와 을지로1가 쪽으로 나뉘어 있으며, 광화문에 집결할 예정이다. 방송차량 뒤쪽에는 대형 태극기가 펄럭이고 있다.
 
프레스센터와 서울시의회 사이에 경찰 저지선이 쳐졌다. 시민들은 서울시의회 건물과 '차벽' 틈을 메우고 있는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시민들이 방패를 빼앗으려 하자 경찰은 소화기를 쉴 새 없이 뿌리면서 대처하고 있다.
 
차벽 뒤쪽의 전경들은 물병에 모래를 담아 던지고 있다. 이에 시민들도 물병을 던지면서 대응하고 있다. 경찰의 방송 차량에서는 저녁 8시40분께부터 해산방송이 계속되고 있다.
 
한편 무대차에 오른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엄마부대·수녀님들이 많이 오셨다. 그리고 가정마다 촛불을 켜고 있다고 한다. 우리의 요구는 간단하고 소박하다. 우리 식탁의 안전을 우리가 확보하고 검역주권을 우리가 지키겠다는 것이다. 성장도 좋고 경제도 좋지만 성장의 그늘에서 떨고 있는 비정규직·소외계층·장애인들이 최소한의 기본권을 보장받아야 한다는 것이 우리들의 요구이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는 우리들의 요구를 외면하고 배신했다. 미국의 조그마한 소리에도 쩔쩔매고 미국 목축업자 편에 서서 국민들에게 선전포고 했다. 미국이 우리의 상전이냐. 미국 편에 서 있는 이명박 정부를 국민이 응징할 것이다. 지금까지 촛불집회는 평화적인 대 축제였다. 오늘도 민주노동당과 민주당 의원들이 맨 앞에 서서 시민들과 전경이 다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 맨 앞에 서서 대축제를 만들겠다."
 
긴급체포 영장이 떨어진 박원석 대책회의 상황실장도 무대에 올랐다. 그는 비장한 목소리로 다음과 같이 외쳤다.
 
"오늘 우리는 두명의 대책회의 사람을 잃었습니다. 무엇이 이들의 구속 사유이며 이들이 무슨 죄를 저질렀다는 것입니까. 여기 단 한 명의 촛불이 있을 때까지 저에게 검거전담반이 편성되고 체포영장이 떨어진들 굴하지 않고 투쟁하겠습니다. 함께 싸우다 잡혀가겠습니다.
 
여러분은 검찰과 경찰의 공안대책에 굴하시겠습니까? 경찰은 80년대 공안경찰로 회귀했습니다. 여러분, 촛불이 승리합니다. 이미 이명박 정권은 국민을 설득할 수단과 방법을 잃었습니다. 통치 능력을 상실했습니다. 우리는 헌법에 규정된 저항권에 기반해 이 정권을 끌어내릴 수밖에 없습니다.
 
7월 5일 다시 국민이 승리하는 대항쟁을 만들고 싶습니다. 우리는 저들이 때리면 맞고 물대포를 쏘면 맞으면서 맨몸으로 갑시다. 국민이 승리하고 민주주의가 승리할 때까지 끝까지 갑시다."
 
시민들은 박 실장의 말이 끝날 때마다 박수를 치면서 큰 함성을 질렀다.
 
박 실장의 말이 끝난 뒤 이들은 행진을 시작했다.
 
 
[9신 : 저녁 8시]
 
4만여 인파... 교과서 들고온 '고딩', 아이 셋 데리고 온 '유모차 부대'
 
"살수차에 목욕하러 나왔다."
 
저녁 7시부터 본 집회가 시작됐다. 경복궁의 대한문 앞쪽에 무대 차량이 설치됐다. 서울시의회까지 시민들이 꽉 들어찼고 서울광장도 인산인해다. 4만여 명은 족히 되는 듯하다. 비가 간혹 흩뿌리기도 한다.
 
아직 이들은 촛불을 켜진 않았다. 이들은 자유발언을 계속 해나가고 있다.
 
고등학교 2학년이라는 '촛불소녀'는 교과서를 들고 무대에 올랐다. 그는 "시험공부하고 있어야 하는데 도저히 못참고 나왔다"면서 "경찰이 시민들에게 무차별적으로 소화기, 방패, 물대포를 사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우리나라에는 집회 시위의 자유가 없다"면서 "민주주의 역사가 20년 뒤로 후퇴했다, 이명박 대통령에게 우리나라는 민주공화국이라는 교과서를 읽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충남 온양에서 아이들 셋을 데리고 왔다는 '유모차 부대' 임미경(43)씨도 유모차를 들고 무대 위에 올랐다. 그의 등에는 "살수차로 목욕하러 왔다"는 종이팻말이 걸려 있다.
 
"아이 셋을 데리고 촛불을 지키러 왔다. 유모차 부대에는 임신한 어머니들도 있다. 우리가 여기 왜 왔는가. 아이들 건강을 지키러 왔다. 저는 주말마다 오는데 밤을 꼬박 새우고 다음날 오전에 집에 간다. 어제 미국에서 SRM이 발견돼서 전부 리콜한다는 데, 광우병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시민들에게 대통령은 최루액을 섞어서 쏘아댄다고 한다. 촛불로 막아내자."
 
자유발언이 진행되는 와중에 프레스센터 앞에서 퍼포먼스가 진행되기도 했다. 폭 15m, 길이 100m 정도의 '명박산성'과 '쥐박이' 그림이 그려진 대형 걸개그림을 펼쳤다가 찢은 것이다.
 
한편 광화문에 싸이클을 탄 5명의 자전거족이 출연했다. 이들은 시민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라이딩 복을 갖춰 입은 이들의 자전거 뒤에는 태극기를 달았다. 이들은 자전거를 타고 가면서 "고시철회" "전면 재협상"이란 구호를 크게 외쳤다. 이들은 광화문 사거리를 왕복하면서 같은 구호를 외치고 있다. 시민들은 자전거족이 올 때마다 큰 함성을 보내고 있다.
 
 
 
[8신 : 28일 저녁 7시 15분]
 
"이명박 정부는 아무 것도 하지 말아야 한다"
 
범국민촛불대행진에 앞서 예비집회격인 '범국민대회'가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주최로 대한문 앞에서 열렸다. 특히 200여 명의 유모차 대열이 대회장에 입장해 눈길을 끌었다.
 
얼마 전 연행됐다 풀려난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은 "이명박 정부의 규제 완화, 선진화라는 것이 서민들에게 어떻게 다가올지 우리는 잘 알고 있다"며 "아이들의 잠을 빼앗고 부모들을 사교육 경쟁으로 몰아넣을 것이기 때문에 이명박 정부는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최근 강경 진압을 주도하고 있는 어청수 경찰청장과 관련해 "촛불집회를 강경 탄압한 어청수 총장을 파면하고 구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촛불은 꺼지지 않는다"며 "국민이 반드시 이긴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광일 대책회의 행진팀장은 "지금까지 우리는 이명박 정부의 미친 정책에 반대했고, 이명박 대통령은 물러나라고 요구해왔다"며 "대책회의 관계자들에게 체포영장이 발부됐지만 강경 진압이 우리 행진을 막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팀장은 "더욱 강력하게 촛불을 만들자"며 다음과 같은 구호를 외친 뒤 발언을 마무리했다.
 
"우리가 왔다. 한판 붙자!"
 
 
 
[7신 : 28일 오후 7시 5분]
 
경찰, 일부 병력 철수시켜... 하지만 여전히 통행은 불편
 
광화문에 흐르던 팽팽한 긴장감이 다소 누그러졌다.
 
경찰은 광화문 사거리 신호대기 지역 일명 '섬'이라고 부르는 곳에 배치했던 전경과 일민미술관 앞에서 시민들의 통행을 막았던 병력 10여 명을 철수시켰다. 그러나 통행은 여전히 불편하다. <동아일보> 앞부터 청계광장을 따라 서 있는 전경버스 때문에 한참을 돌아야 파이낸셜센터나 시청광장 쪽으로 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광화문 우체국 앞을 막았던 전경버스 중 한 대를 빼앗고, 신문로 양쪽의 차량통행을 다시 허용했다.
 
광화문 사거리 주위에 모여 있던 시민들 중 상당수는 대책회의 차량이 탈취됐다는 얘기를 듣고 속속 시청광장 쪽으로 이동하고 있으며, 지금은 약 200여 명이 사거리 근처 인도에 흩어져 있다. 청계광장에서는 전국공무원노조 소속 조합원 1000여 명이 집회를 계속하고 있다.
 
태평로는 전경버스의 주차장을 방불케 할 정도이며, 전경 역시 곳곳에 배치되어 있다. 코리아나호텔 앞 차도에도 교대를 위해 수십 명의 경찰들이 앉아 있다. 살수차 1대, 방송차 등 경찰 차량도 일민미술관 앞 차도에 자리를 잡았다.
 
광화문에는 폭우를 예고하듯 거센 바람이 불고 있다.
 
 
[6신 : 28일 오후 5시 40분]
 
경찰, 촛불집회 방송차량도 탈취... 음향기기 대여업체 사장 자택 감금도
 
'이명박 퇴진운동'으로 방향을 확실하게 튼 촛불시위를 막기 위해 경찰이 집회용 방송차량까지 탈취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한 관계자는 서울시청 앞 광장에 모여 있던 시민들에게 "용산역 근처에서 방송차량과 발전차량이 경찰에게 탈취당했고 퇴계로 근처에서 다른 방송차량도 경찰과 대치 중"이라며 "시민들은 그곳으로 이동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시위대 500여 명이 방송차량 탈취 장소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경찰이 오후 4시 50분께 남산 1호 터널을 넘어오던 대책회의 방송차량을 막아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200여 명의 시민들이 경찰의 포위를 뚫고 방송차량을 되찾아왔다.
 
앞서 촛불문화제에 음향기기를 대여해왔던 김아무개 사장이 이날 오전 경찰병력에 의해 자택에 감금되기도 했다. 경찰은 김 사장의 자택 앞에 배치된 병력을 오후 2시 30분이 넘어서 철수시켰다.
 
한편 서울시청 앞 광장에 경찰의 물대포 차량 3대가 배치되자 시민들이 물대포 차량 바퀴의 바람과 물을 뺐다. 또 이들은 물대포 차량 위에 올라가 카메라에 라커칠을 하고 전기선들을 끊었다. 그리고 '고시 철회 명박퇴진', '한나라당 해체하라' 등이 적힌 스티커를 물대포 차량에 붙였다.
 
"언제까지 비폭력으로 갈 것인가?"

안국동 방면으로 진출한 500여 명의 시위대는 현재 도로 위에 앉아 집회를 열고 있다.

 

집회는 자연스럽게 시민들의 자유발언으로 이어졌다. 마이크를 잡은 시민들은 이날 경찰이 시위대를 포위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폭력진압과 연행(5명) 등을 강하게 규탄했다. 특히 경찰은 이날 소화기를 많이 사용했는데, 시민들은 경찰이 유모차에도 무차별적으로 소화기를 뿌려댔다며 이를 집중적으로 성토했다.

 

한 시민은 "경찰이 소화기를 뿌리는 게 폭력이 아니라면 우리도 소화기를 뿌리자"며 "다들 차량에 소화기 한 대씩은 있을 텐데 다음부터는 손에 손에 꼭 소화기를 들고 나오자"고 말해 청중들의 박수를 받았다.

 

또 다른 시민은 "우리가 언제까지 비폭력으로 갈 것이냐"며 "경찰이 이렇게 우리를 두들겨 패는데 우리도 본격적으로 저항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분노의 목소리를 높였다.

 

또 한 시민은 "이명박이 시간을 끌면서 노리는 것은 올림픽이 시작되는 것이고, 모든 언론에서 올림픽으로 도배하면서 촛불이 잊혀지는 것"이라며 "냄비근성이 아니라 뚝배기 근성으로 끝까지 밀고 나가자"고 시위대를 독려했다.

 

한편, 오후 5시 30분께 전경 1명이 탈진해 현장에 있던 의료지원단이 긴급 출동하기도 했다.

 
[5신 : 28일 오후 5시 10분]
 
속속 모여드는 촛불 시민들... '3보 1배' 행렬 경찰 포위에서 풀려나
 
시민들이 경찰의 삼엄한 경비를 피해 속속 시청광장으로 모이고 있다. 벌써 5000여 명의 시민들이 모였다. 가족단위 참가자들이 많이 눈에 띈다.
 
부인, 아이 둘과 함께 나온 남희식(마포구 망원동)씨는 "광화문 쪽으로 가려는데 경찰이 계속 돌아가라고 말해서 그냥 이리 왔다"며 "오늘 경찰의 봉쇄는 아무리 봐도 너무 과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경찰버스는 태평로는 물론이고, <동아일보> 앞과 그 옆 샛길까지 막아 시민들의 통행을 어렵게 하고 있다. 이에 시민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오후 4시 35분께 다음 아고라에서 활동하는 시민 200여 명이 기륭전자 해고노동자, 이랜드일반노조 조합원 등과 경찰이 대치하고 있는 삼청동 입구로 가기 위해 시청 앞 광장을 출발했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가 주최하는 '쇠고기 철회와 이명박 정부 심판'을 위한 범국민대회가 오후 5시부터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다.
 
한편 청와대로 향하던 3보 1배 행렬은 경찰의 포위에서 풀려났다. 하지만 경찰의 진압과정에서 5명의 연행자가 발생했다.
 
 

[4신 : 28일 오후 4시 30분]

 

폭풍전야 같은 광화문 사거리... 경찰, 오늘 촛불시위 허용하지 않을 듯

 

경찰이 차량과 병력을 대폭 늘리면서 광화문 사거리 일대를 완전히 장악했다. 이는 오늘 촛불시위를 절대 허용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경찰은 태평로 프레스센터 앞에 전경버스로 바리케이드를 쳤다. 광화문 사거리에서 바리케이드가 설치된 곳까지를 전경버스가 메우고 있다. 수십 대의 전경버스가 계속 태평로 쪽으로 오고 있다.

 

또 광화문 우체국 앞에도 버스 바리케이드가 설치돼 통행이 불가능하다. 전경 수십 명은 일민미술관 앞과 종로구청 앞 인도 등을 막아 시민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광화문 사거리 건널목 신호대기지역, 일명 '섬'이라고 부르는 곳까지 전경을 배치했다.

 

신문로 일부 구간을 제외하고 광화문 사거리 일대 모든 교통이 통제되고 있다. 종로구 내수동으로 들어가는 샛길에도 경찰이 배치돼 있다.

 

기륭전자 해고노동자 등 시민 1000여 명의 3보 1배 행렬이 동십자각 삼거리에서 멈췄다. 경찰들이 소화기를 뿌리며 이들을 포위해 행진을 막고 있다.

 

지금 광화문 사거리에는 전경의 대열 정비 함성과 무전기소리, 호루라기소리 외에 어떤 소음도 없이 조용하다. 마치 폭풍전야 같다.

 

 

[3신 : 28일 오후 3시 20분]

 

봉쇄작전 시작한 경찰... 광화문에 아직 시위대는 나타나지 않아

 

경찰이 촛불시위가 벌어질 태평로를 봉쇄하는 작전에 돌입했다.

 

경찰은 파이낸스센터 앞 인도와 서울시 의회 앞에 일렬로 전경버스를 세운 뒤 프레스센터 앞 태평로를 버스로 가로막고 있다. 양쪽으로 사람 한 명도 빠져나올 수 있을 정도의 간격만을 남겨 놓았고, 그 자리에 전경 10여 명을 배치했다.

 

광화문 사거리에도 전경버스를 이용한 차 벽이 만들어지고 있다. 광화문에 시위대는 나타나지 않고 있으나 동화면세점 앞에서 유모차에 비 가림막을 씌우는 주부들이 눈에 띈다.

 

한편 기륭전자 해고노동자들이 이랜드일반노조와 함께 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뒤 "비정규직 철폐"를 외치며 청와대를 향해 3보 1배를 시작했다. 이들의 뒤를 전대협 깃발과 진보신당 당원들이 따르고 있다.

 

하지만 경찰은 이들이 3보 1배를 시작하자마자 전경버스 4대를 동원해 프레스센터와 코리아나호텔 사이를 막았다. 이에 해고노동자들은 인도로 자리를 옮겨 3보 1배를 이어갔다.

 

 

[2신 보강 : 28일 오후 2시 50분]

 

누리꾼 집회 예정된 경복궁역, 지하철 무정차 통과

 

 

26일 오후 2시, 누리꾼들의 집회가 예정된 경복궁역 사거리에는 경찰의 철통 경비가 이루어지고 있다.

 

방호막이 쳐진 20여 대의 경찰버스가 경복궁역 사거리에서 청운동 동사무소 방향으로 주차돼 있다. 인도에는 방패를 든 전경들이 경비를 서고 있다.

 

지하철은 경복궁역을 무정차 통과하고 있으며, 지하철역 셔터문도 내려진 상태다. 각 지하철역에서 "승객의 안정을 위해서 경복궁역을 무정차 통과하겠다"는 내용을 방송하고 있다. 또 경찰이 지하철역 입구를 전면 봉쇄해 지하보도로 보행하려던 시민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았다.

 

집회 참석자로 보이는 20여 명의 시민은 정부종합청사 근처에 위치한 현대상선 건물 앞에 모여 있다.

 

광화문 사거리는 몹시 혼잡하다. 전경버스 수십 대가 사방으로 이동하고 있다. 경찰차 사이렌소리도 요란하다.

 

정보통신부 앞엔 전경버스 10여 대가 자리를 잡고 있어 광화문 사거리에서 광화문 방향 차량 소통이 매우 더디다. 경찰은 오후 1시 45분께 코리아나호텔 앞을 전경버스로 막았으며, 전경버스 수십대는 태평로 중앙차선을 따라 일렬로 서 있다.

 

광화문 교보문고 후문 앞에 전경버스 배치가 끝났고, 전경 4명이 광화문역 4번 출구경비를 시작했다. 경복궁역과 달리 광화문역은 지하철이 정상대로 운행되고 있다. 지하철 역사의 한 관계자는 "무정차 통과를 통보받은 바 없다"고 말했다.

 

비는 여전히 내리고 있으며 아직 시위대는 모습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

 

[1신 : 28일 오후 1시 30분]

 

'구국의 강철대오' 전대협 깃발이 등장하다... 경찰, 광화문 일대 삼엄한 경비

 

80년대 민주화투쟁을 이끈 '구국의 강철대오' 전대협 깃발이 23년 만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28일 아침 경찰과 서울시 직원들이 서울시청 앞에 설치된 모든 천막을 철거한 뒤 정오께가 되자 '구국의 강철대오 전대협'이라고 적힌 깃발 아래 10여 명의 30·40대 시민들이 모였다.

 

"배신자 의장단 출신은 전대협 깃발 아래 모일 수 없다"

 

이들은 '전대협 OB'들. 미국 쇠고기 전면 수입에 반대하는 시위 장기화에도 별 반응이 없는 이명박 정부에 실망한 시민들이 "우리 땀과 피로 만든 민주화가 이렇게 짓밟히는 것을 더 이상 두고 볼 수만은 없다"며 모인 것.  

 

이들은 다음 아고라 등에서 전대협 출신 시민들이 함께 모이자는 내용의 글을 보고 서울 시청 앞 광장에 모였다. 이들은 글에 나온 대로 손목에 붉은 손수건을 감아 전대협 출신임을 표시하고 있다.

 

깃발 아래 모인 한 시민은 "직장생활 좀 편하게 하려고 했는데 이명박이 나를 그냥 두지 않는다"며 마치 역전의 용사를 왜 불러냈느냐는 투로 이명박 정부에 불만을 터뜨렸다. 

 

87년 6월 최선봉에 섰다는 또다른 시민은 "고시를 강행하는 것을 보고 더 이상 앉아 있을 수가 없어서 나왔다"고 말한 뒤 장갑과 마스크 등 이른바 '시위 장비'를 재점검했다.

 

전대협 출신뿐만 아니라 한총련 활동을 했던 94학번 한총련 출신 30대도 이 깃발 아래 함께 하고 있다. 이들은 전대협 깃발 아래 즐거운 표정으로 이날 오후 2시까지 다른 전대협 ·한총련 출신 시민들이 더 모일 것을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세월의 흔적은 어쩔 수 없었는지 한쪽에서는 "깃발이 너무 작은 거 아니냐, 청계천에 가서 더 큰 것으로 빨리 만들어 오자"는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들은 '혹시 의장 출신은 여기에 없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전대협 의장단 출신이라면 이 깃발 아래 절대 다시 모이지 못할 것"이라며 "변절자 출신을 어떻게 받아들이냐"고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경복궁역-광화문 일대 경찰의 삼엄한 경비

 

한편 경복궁역 근처에는 경찰의 삼엄한 경비가 펼쳐지고 있다. 28일 낮 12시 30분 현재 경복궁역 사거리에는 20여 대의 전경버스가 인도를 에워싸고 있다. 인도에서 사거리를 볼 수 없을 정도다. 청와대 방향 출구인 경복궁역 1, 3번 출구에는 전경 6명이 조를 이뤄 입구 경비를 펴고 있으며 역 안에도 방패를 든 전경들이 경비를 서고 있다.

 

경복궁 옆 효자동길 역시 전경 버스 수십 대가 인도를 에워싸고 방패를 든 전경들이 경비 중이다. 차량통제를 이뤄지지 않고 있어 차량을 통행할 수 있다. 동십자각 부근 삼청동길도 옛 한국일보사와 삼청동길 인도 쪽으로 전경버스가 촘촘히 세워져 있다. 정부종합청사 앞도 마찬가지다.

 

광화문에도 경찰 배치가 속속 이뤄지고 있다.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는 경찰이 늘 세워두는 흉물 전경버스 7대가 자리를 지키고 있고 그 뒤쪽으로는 전경버스가 차례차례 도착하고 있다. 왕복 차선에 각각 10대의 버스가 도착해 일렬로 주차 중이다. 광화문역 경비는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내수동 등 샛길에도 전경 혹은 전경버스 배치가 없다. 아직 시위대의 집단적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시청에는 천막이 다시 세워지고 있다. 민주노총, 진보신당 관계자들이 천막을 다시 세우고 있으며 현재 시청광장에 모인 시민은 200여 명으로 늘어났다.

 

가는 비가 내리고 있으나 오락가락 내리다 멈추다를 반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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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전대협, #미국산쇠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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