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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규 위원장께

 

<오마이뉴스>에 실린 위원장님의 인터뷰 기사 잘 읽었습니다. 저는 인터뷰에서 잠깐 언급하신 민주언론시민연합 활동가입니다.(활동가 중에서 가장 '막내' 입니다.) 인터뷰 기사를 읽고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어 용기를 냈습니다.

 

위원장님은 "그래도 최근에는 외부 세력과 제법 얘기가 되고 있다. 외부에서도 KBS 노조의 얘기를 존중해 주려는 것을 느낀다. 하지만 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은 정 사장과 특수이해관계가 있어 절대 같이 갈 수 없다. 민언련은 정 사장 지켜야 한다는 주장을 공개적으로 하고 있다"고 하셨더군요.

 

먼저 위원장께 '민언련과 함께 갈 수 없다'고 말씀해 주신 것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저도 제가 몸담고 있는 민언련이 KBS노조와 함께 가는 것처럼 보이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위원장께서 얘기했듯 민언련은 '정연주 사장 사퇴'에 반대해왔습니다. 저도 반대합니다. 정연주 사장의 얼굴 한번 직접 보지 못한 제가 무슨 '특수이해관계'가 있겠습니까. 그저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성을 지키기 위해 사장의 임기를 보장해야 한다는 원칙을 지지하기 때문입니다.

 

현재 이명박 정부는 온갖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정연주 사장을 쫓아내려 하고 있습니다. 정 사장을 쫓아내면 이명박 정권이 낙하산 사장을 내려 보낼 것이라는 것은 명약관화합니다. 지금 KBS 앞에서 촛불을 들고 '정연주 사퇴 반대'를 외치는 시민들 역시 이런 판단을 하고 있습니다. 

 

공영방송 사장의 임기를 법적으로 보장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국민들은 잘 알고 있습니다. 공영방송이 법과 제도, 원칙에 따라 운영되지 않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우리 국민들은 똑똑히 경험했습니다.

 

정권이 바뀌었다고 사장이 바뀐다면 그것을 어떻게 공영방송이라고 부를 수 있습니까. 국민은 KBS가 다시 정권에 따라 부침하는 방송이 되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KBS 노조는 이명박 정부의 낙하산 인사를 저지하는 투쟁을 하겠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그 말의 진정성은 논외로 하더라도 '낙하산 저지'의 실현 가능성을 높게 보는 국민은 별로 없을 것입니다.

 

아울러 저는 KBS 노조가 '최시중 사퇴'를 위해서는 얼마나 치열하게 싸우는 모습을 국민 앞에 보였는지, 국민들의 촛불집회를 KBS가 보다 적극적으로 공정하게 보도하도록 하는데 KBS 노조는 내부에서 어떤 노력을 해왔는지 의문이 듭니다.

 

그리고 '민언련'과 정 사장의 '특수이해관계'가 무엇인지 모르겠으나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이해관계'만을 따지면서 행동하지 않습니다. 매일 저녁 촛불을 들고 KBS 앞을 지키는 시민들을 보십시오. 공영방송을 지키겠다는 것 외에 무슨 이해관계가 있습니까? 세상에는 민주주의, 정의, 인권 이런 가치를 위해서 눈앞의 이익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저는 제가 일하고 있는 민언련이 'KBS노조'가 아니라 '국민'과 함께 가고 있다는 데 안도감과 함께 자부심을 느낍니다. 공영방송의 독립성은 지켜져야 하고 사장의 임기는 보장돼야 한다는 원칙을 흔들림 없이 주장해온 데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KBS 노조의 주장을 자유롭게 말씀하시는 것은 좋지만 애매모호한 말로 민언련의 명예를 흠집내려 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노동자들과 노조의 주장에 언제나 귀 기울여왔던 제가 '노조위원장'께 이런 글을 쓰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KBS노조가 '국민의 방송' 노조답게 국민들의 사랑과 신뢰를 받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태그:#민언련, #정연주, #KBS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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