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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광우병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며 촛불집회에 참가했던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회장단이 23일 촛불집회 참여종료를 선언하며 "이젠 오히려 촛불을 끌 때"라고 밝혔다.

 

박사모 회장단은 "순수한 시민의 촛불을 보고 달려든 불나방들이 성스러운 촛불 주변에서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23일 새벽 2시 부로 촛불집회 참여를 종료한다"며 "그 (불나방이 사라질)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고 밝혀 사실상 촛불집회 참가 종료를 선언했다.

 

정광용 박사모 회장은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촛불집회 참여로) 박사모가 보수 우파 전체에 끼친 공로는 엄청날 것"이라며 "쇠고기 문제가 어떤 방식으로든 타결되면, 좌파들은 그 공로를 주장해 정치적 재기를 꿈꿀텐데 박사모의 참여로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고 말았으니 그들의 패배감과 허탈감은 대단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광용 회장은 "처음 연약한 촛불이 광화문에 등장했을 때 '민란 수준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지만 정치권은 박사모의 경고를 흘려 들었고 마침내 촛불은 거대하게 타올랐다"며 "우리는 사전에 촛불집회 참여 여부에 대한 전체 무기명 비밀투표를 해 지도부에 모든 결정이 위임돼 촛불을 들었다"고 밝혔다.

 

정광용 회장은 이어 "박사모 참여 후 경찰 측의 폭력이 중단되었고, 더 이상의 시민 희생자는 나오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시위대가 쇠파이프를 들던 날 박사모 일만명 동원 계획은 즉각 취소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박사모의 참여로 가장 긴장했던 쪽은 좌파 세력들이었다, 심지어는 인터넷 사이버 공간에서도 그들은 공공연히 불평했다"며 "그들은 '밥상 다 차려놓으니 박사모가 와서 다 퍼먹는다'고 했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이게 어찌 좌파들이 차린 밥상이며 감히 '밥상'이라며 국민적 열망을 천박하게 비유할 수 있나"며 "순수한 여학생, 유모차·넥타이 부대가 어찌 좌파일 수 있나, 한국 '좌파'라는 집단의 수준이 이 모양이니 국민들로부터 괴리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순수한 촛불은 서서히 사라지고 핏발선 눈동자와 좌파들의 깃발이 난무하게 됐다"며 "지금 꺼져가는 춧불을 부여잡고 불나방처럼 계속 달려드는 좌파들을 보면 제 말이 쉽게 이해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회원들의 반대 의견이 속속 올라왔다. 회원 'cenzzang'은 "촛불집회 참여는 멈추겠지만 명박을 찬양하고 촛불집회를 짓밟는 데는 분명히 반대한다"고 했고 '행복2'는 "촛불을 끄는 것은 시기상조 아닐까"며 "아직은 이 정부의 말들을 믿을 수가 없다"고 밝혔다.

 

'근혜러브'라는 회원은 "(이 정부가) 믿음이 전혀 없다, 사과하면서 뒤로는 대운하·민영화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했고 '현장일꾼'이라는 회원은 "공식적인 박사모 촛불시위는 종료할지라도 순수한 쇠고기 재협상 요구는 지지한다"고 했다.

 

이외 "일단 박사모 차원에서는 촛불을 끄는 것이 맞는 시기인 것 같지만 뉴라이트처럼 촛불을 든 국민들을 짓밟으려 해서는 안 될 것"이라는 회원과 "좌파 우파라는 용어가 정치인에 의해 왜곡되어 듣기에 거북하므로 앞으로는 좌파 우파라는 용어 사용을 자제할 것을 당부한다"는 회원도 있었다.

 

회원 '정인거사'는  "일부 교활하고 극단적인 사람들 때문에 순수한 촛불 정신까지 다치게 하고 싶지는 않다"며 "정부가 국민들로부터 이미 신뢰를 잃었고 촛불은 그걸 말하고 있다. 때를 봐서 박사모 차원에서의 소수가 아닌 대대적인 촛불시위도 시도해 볼만 하다"는 의견을 냈다.

 

하지만 회장단의 의견에 찬성해 "먹을거리 문제에 좌우가 없지만 밥상타령 하는 좌파는 어떠한 이유도 촛불 정당화 시킬수 없다"(10233여리), "붉게 물들어가는 촛불집회를 보면 서울광장이 급진좌파들의 놀이터가 됐다. 정권 퇴진 운동으로 옮겨진 집회는 더 이상 순수한 먹을거리를 걱정하던 집회 참가자들이 있을 곳이 아니다"(하얀머리)며 회장단의 결정에 찬성하는 회원도 있었다.


태그:#박사모, #촛불문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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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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