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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을 반대하는 국민대책회의는 20일을 최종 기한으로 정부에 통첩한 바 있다. 그러나 아직 자세한 협상내용이 공개되지 않은 가운데 협상단은 30개월 이상 쇠고기의 반입 금지에 대한 추가 협상안만을 들고 온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대책회의는 20일 오후 7시부터 48시간 비상국민행동에 돌입한 상황이다.

 

대책회의는 지침을 통해 서울광장에 가족과 함께 2박3일 숙박을 하며 "전면 재협상과 이명박 심판을 함께 외치자.", "모든 단체와 동호회 등도 천막을 치고 다양한 행사와 선전전을 진행해 달라"라고 호소하고 있다.

 

그동안 국민대책회의 주최로 매일밤 진행된 서울광장 집회는 자유발언과 가두행진으로 이어지는 똑같은 과정을 되풀이해 많은 시민들의 불만도 들어왔다. 한밤중에 대책회의 상황실을 찾아 항의하는 시민들도 많았고, 쇠고기 문제만을 거론하는 대책회의의 노선에서 이탈한 시민들이 KBS, 코엑스, 한나라당 당사, YTN등에서 따로 집회를 하기도 했다. 행진 또한 일부 시민들은 대오를 따르지 않거나 직접 광화문 앞으로 이동하는 등 불협화음도 적지 않았다.

 

이런 불협화음의 이유를 한마디로 말한다면 '온건'과 '강경'의 의견 차이라고 볼 수 있다.

"대책회의가 주장하는 '비폭력 평화'로는 정부가 국민의 목소리를 듣지 않는다"는 것이 강경을 주장하는 시민들의 주장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대책회의를 주시해 온 시민들은 "최후통첩을 했으니 20일 이후에는 바뀌지 않겠느냐?" "기다려보자" 라며 대책회의를 지켜 봐 왔다고 할 수 있다.

 

19일 열린 토론회에서도 이런 불만이 제기되었고 "앞으로 강력한 정권퇴진운동을 전개해야 한다"라는 참가자들의 주장이 우세했다.

 

20일 행진을 마치고 광화문에서 잠시 머물던 선두차량이 시청으로 이동한 후 광화문 앞에서는 선두 대오를 따르지 않은 500여 명이 남아서 농성을 벌였다. 이 와중에 경찰병력이 강제 해산하는 과정에서 여학생 4~5명이 무리한 해산을 당해 경찰과 시민들이 대치하는 상황이 발생했고, "여학생들이 방패에 찍혔다. 연행이 되었다"라는 소문이 돌며 주변에 있던 시민들이 대오에 합류했고 어디선가 가져온 밧줄을 경찰차량에 묶기 시작했다. 

 

밧줄이 다시 등장한 건 지난 7일과 8일 이후 12일만이다. 이전에 비해 현장상황이 조금 달랐던 점은 '비폭력' 을 외치던 시민들이 없었다는 것. 강경한 대응을 해야한다는 쪽으로 촛불의 흐름이 변하고 있다는 단적인 예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50여일에 이르는 촛불집회 취재 중 이러한 이상기류는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자연스럽게 접하는 많은 시민들이 대책위와는 별도로 각각의 집단을 형성하는 예도 늘어가는 모습이다. 스스로를 '강경파' '선봉대' '돌격조' 사수대' 등으로 칭하는 10~20여명의 여러 모임들이 만들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경찰과 어떻게 대치할 것인지? 지침을 서로 전달하기도 하고 준비물(각목이나 쇠파이프)들도 준비 중에 있다는 예기들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그간 무장한 경찰력에 비해 비무장한 시민들의 저항은 번번히 경찰의 차벽에 막혀왔고, 70만 명이 운집했던 지난 10일에는 일명 '명박산성'앞에서 촛불의 외침은 빈 메아리로 돌아오는 결과만을 가져왔다. 비무장 시민들은 경찰병력 앞에서 무력으로 해산되고 이 와중에 많은 시민들이 다치거나 연행되는 일들도 벌어졌다.

 

무엇보다 정부가 촛불의 함성을  들으려 하지 않았다고 판단한 국민들이 대다수라는 점이다. 48시간의 비상국민행동이 어떻게 진행될지는 예상할 수 없지만 촛불의 흐름이 변하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6월 21일 집회 행렬은 5시 대학로에서부터 시작해 행진을 거쳐 시청 앞에 모인다. 또한 컨테이너 벽이 만들어질 것을 예상하고 모래 주머니를 이용해 '국민토성'쌓기 계획도 마련되어 있다. 또 각자 시내버스나 마을버스를 이용해 청와대로 들어가자는 계획들도 나오고 있다.

 

집회 초기에 볼 수 있었던 중고생들의 참여보다 일반인들과 직장인들의 참여가 훨씬 증가한 근래 집회에서 강경을 말하는 시민들의 주장이 힘을 얻고 있는 가운데 금일 집회의 양상에 대해 의견들이 분분하다. 지난 87년대로 집회의 성격이 변할 것이라는 주장과 "절대 평화적 집회로 승리를 이끌어 내야한다"는 주장이 엇갈린 가운데 민심은 어떻게 표출되어 나올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20일 집회와 관련해 대책회의는 연행된 사람은 모두 5명으로 종로경찰서 1명 양천경찰서 3명 남대문 경찰서 1명인 것으로 파악했다. '국민토성' 쌓기에 이용할 모래차를 운반하던 트럭기사는 참고인 조사를 마친 후 귀가 조치했다고 경찰은 발표했다.

 

 


태그:#촛불집회, #밧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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