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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장갑차에 희생됐던 미선·효순 양의 6주기를 맞아 진행된 추모전시 작품들이 쇠고기 재협상을 반대하는 보수단체 회원들에 의해 훼손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13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미술창작단체 '그림공장'의 주최로 진행된 '미선·효순 6주기 추모전시'의 작품 30점이 반촛불집회 성격의 '국정 흔들기 중단촉구 국민대회'를 마치고 행진하던 보수단체 회원들에 의해 크게 훼손됐다. 

 

이날 서울역광장에서 집회를 마친 보수단체 7천여 명의 회원들은 행진을 시작해 5시경 청계광장에 도착했다. 이들은 청계광장에서 쇠고기 재협상을 촉구하는 시민들을 폭행하고, 촛불천막을 비롯해 집회 관련 물품을 모두 부수는 과정에서 촛불집회 옆에서 진행된 추모전시의 작품들도 함께 파손한 것이다.

 

이날 전시에는 전진경 작가의 '알고 있는가', 김성건 작가의 '봄이 오다', 김주철 작가의 '미군이 있는 한' 등 30점의 작품이 전시됐으며, 총 9명의 작가가 함께 참여했다. 이날 보수단체의 폭력 사건으로 30점 작품 모두가 훼손됐으며, 이종민 작가의 '퍼킹 유에스에이'를 포함한 16점의 작품은 원본을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훼손이 심각하다.

 

이날 현장에 있었던 그림공장의 김주철 작가는 "500명이 넘는 보수단체 회원들이 갑자기 들이닥쳐 물품을 부수고 사람을 때리고, 작품을 부쉈다"면서 "민주주의 국가에서 자신의 의견과 다르다고 작가들이 힘들게 작업한 작품을 아무렇지 않게 부술 수 있다는 것에 너무 당황하고 놀랐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김 작가는 또 "이번 사태를 정확하게 알리고 해결하지 않는 한 이런 일은 또 일어날 것"이라면서 "앞으로 이런 일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이날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과 함께 고소를 준비 중에 있다"고 밝혔다.

 

전시를 기획했던 그림공장은 이날 사태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추모전시 일정이었던 14일과 15일 이틀간 서울시청 광장에서 훼손된 작품 그대로 전시를 진행했다. 또 김 작가의 말처럼 당시 보수단체에 의해 작품이 훼손된 7명의 작가들은 고소를 준비 중에 있다.

 

민족미술인협회 김운성 사무처장은 "미술공장 전시 파손 얘기를 듣고 많이 놀랐다"면서 "표현의 자유가 보장된 국가에서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는지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사무처장은 "그림공장 작품 파손 문제가 잘 해결될 수 있도록 미술인들의 목소리를 모아 힘을 싣겠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컬처뉴스>(http://www.culturenews.net)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태그:#보수단체, #미선 효순, #그림공장, #촛불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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