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어김없이 찾아온 장마. 18일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촛불을 든 사람들의 수는 분명 줄었다. 그러나 광장에 모인 1500명의 시민들은 누구의 말처럼 "촛불이 꺼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영등포에 사는 김 아무개(43)씨는 "보수 언론들이 이때가 기회라는 듯이 역공을 펼치고 있지만 지금 집에 있는 사람들의 속내가 그들이 원하는 것과는 정반대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여전히 많은 이들이 인터넷을 통해 촛불문화제 소식이 올라오길 기다리고 있고 다음날 직장에서는 다음날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를 주제로 계속 이야기를 나눈다"고 말했다.

 

대학교 2학년인 이유한(22)씨는 "대학생들이 기말고사 때문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진 못하지만 여전히 이문열 등 보수 인사들이 하는 '망언'에 분노하고 있다"며 "두고봐라, 방학이 곧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직장인 신 아무개(30)씨는 "오늘 퇴근하기 전 친구랑 메신저를 했는데 그 친구는 지금 강남 코엑스로 간다고 했다"며 "광장에 모인 사람의 수가 적다고 하지만 그곳에 모인 이들의 열정까지 합한다면 절대 적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씨의 말처럼 미디어다음 아고라 회원 100여명이 이날 저녁 6시부터 강남 코엑스 앞에 모여 1시간 동안 이명박 정부의 언론 정책을 비판하는 집회를 진행하고 다시 여의도로 향했다. 그러나 그들이 떠난 뒤에도 50여명의 시민들은 그 자리에 남아 "이명박은 물러가라, 최시중도 물러가라"를 외치며 거리행진을 진행하다가 밤 11시가 다 되서 자진 해산했다.

 

강기갑 의원 "시대의 등불인 촛불, 감히 누가 끌 수 있겠나"

 

자유발언에 나선 시민들도 입을 모아 국민의 요구인 '전면 재협상'이 아닌 '추가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정부를 비판하고, 궂은 날씨에도 촛불을 들고 광장에 나온 이들을 격려했다.

 

한의사 '선영'씨는 "국민이 밤잠 설치며 촛불 들고 나와 소리치는 것이 지금 미국 정부와 협상하고 있는 '수출증명 프로그램' 적용 여부냐"며 "7.4%라는 경이적인 지지율을 기록하고도 이 정부는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도 "진실을 밝히고, 국민이 진정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비추는 시대의 등불인 이 촛불을 감히 누가 끌 수 있겠냐"며 "장맛비는 절대 우리의 촛불을 끌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지금 하고 있는 협상 내용으로 국민들의 건강 주권을 절대 찾아올 수 없다"며 "아직도 국민들을 무시하고 있냐"고 정부를 비판했다.

 

군 입대를 앞둔 대학교 1학년 학생은 "나는 앞으로 부모님을 모시고 소갈비 한대 사드리고 싶고, 아프다 말하시면 당당하게 병원 가보시라고 말할 수 있길 바란다"며 "군 입대 전 내 남은 기운을 모두 여기에, 그리고 여러분께 드리겠다"고 말해 시민들의 열화와 같은 박수를 받기도 했다.


'8000번 청와대 항의 투어' · '국민토성 쌓기' 깜짝 제안 나와

 

마무리 발언에 나선 박원석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상황실장은 "촛불은 물대포, 군홧발, 명박산성을 넘었고 장맛비까지 이겨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분명 광장에 모인 사람 수는 줄었지만 우리는 광우병 쇠고기만 아니라 미친 교육, 대운하, 공영방송 사수 등 이명박 정부의 미친 정책을 막아내기 위해 촛불을 들고 있다"며 "이명박 정권의 잘못된 정책을 막기 위해 촛불을 더 높이 들자"고 호소했다.

 

박 상황실장은 이어 "오는 21일 낮부터 청와대 앞까지 가는 8000번 버스를 타고 '청와대 항의 투어'에 나서고 경찰이 다시 광화문 일대에 컨테이너 박스를 쌓아올릴 것을 대비해 모래주머니를 하나씩 들고 나와 '국민토성'을 쌓아올리자"고 깜짝 제안했다.

 

이후 시민들은 명동과 종로를 거쳐 시청 앞 광장까지 거리행진을 진행한 뒤 오는 21일 시청 앞 광장 촛불문화제 홍보 포스터와 스티커 등을 받아들고 집으로 돌아갔다.

 

한편, 국민대책회의는 오는 19일 촛불문화제를 마친 뒤 국민대토론회를 개최해 앞으로 촛불이 가야할 방향에 대해 다양한 논의를 모을 예정이다. 또 오는 20일부터 '48시간 비상국민행동'을 통해 국민들의 힘을 다시 정부에 보여줄 계획이다.

 


태그:#미국산 쇠고기, #촛불문화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