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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김상만 울산교육감 취임 후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에 발맞춰 외국어고와 기숙형사립고 설립을 서두르고 있는 울산시교육청이 잇따라 영어몰입교육 프로그램을 내놓고 있어 "사교육비 과열을 조장한다"는 일부 학부모들의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울산시교육청은 올해 제1회 추경예산안으로 당초 예산 9074억 원에서 12%(1089억원) 증액된 1조 163억 원을 편성, 사상 처음으로 울산교육 예산이 1조 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예산 가운데 울산외국어고신설에 184억3429만7000원, 기숙형공립고 운영에 63억8164만원 등을 배정했다.

 

또 영어전용교실 설치(중·고 73교), 영어도서관 구축(초 5교) 영상영어체험실 설치(초 2교), 영어체험학습실 설치(초 6교), 영어원어민보조교사운영(60명), 영어교육활성화지원단 운영, 서당식영어사랑방 운영 등 영어교육강화에 모두 108억1571만8000원을 편성하는 등 영어몰입교육에도 많은 예산을 새로 배정했다.

 

그러나 지난 수년간 "열악한 지방교육재정을 확충하자"며 교육위원을 중심으로 서명운동까지 벌였음에도, 확충된 교육예산은 시민들의 기대와는 달리 특정 계층과 영어몰입에 소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주부 황미영(42·울산 동구)씨는 "비정규직 남편 월급으로는 생활이 어려워 생계형 소형중고차를 샀는데 지방교육세가 붙어있더라"며 "지방교육세는 평등한 교육환경을 위해 쓰라는 것 아니냐"며 교육청의 예산 집행을 비난했다.  

 

울산교육청 영어몰입교육은 점점 거세지고 있다. 교육청이 거점운영학교와 인근 초중학생들이 토요일 오후 시간대에 원어민 교사 등이 지도하는 수준별 영어를 하게 한다며 지난 5월 31일 '서당식 영어사랑방'을 개강한 데 이어 18일에는 울산강남교육청이 글로벌인재를 키운다며 초등생 영어듣기·쓰기대회를 연다고 밝혔다.

 

또 울산강남교육청은 18일 Cartoon(만화)을 이용한 영어로 진행하는 Reading 수업을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울산강남교육청은 "Cartoon 내용은 진정한 행복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기회도 주어 인성교육 차원에서도 좋은 자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Cartoon을 이용한 영어로 진행하는 Reading 수업은 학생들의 흥미와 관심을 유발해 영어를 친숙하게 느끼게 할 것"이라며 "교사에게는 기존의 교과서 수업을 탈피한 영어수업 교수·학습방법 개선 및 영어에 대한 자율연수 의욕을 고취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울산교육청은 지난달 말에는 "어머니들이 자녀의 영어공부 도와주는 방법을 터득하고 기본적인 영어 의사소통 능력도 기르게 한다"며  10일간이나 학부모 영어체험교실을 열기도 했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학부모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학부모 이경숙(울산 동구 화정동)씨는 "올해들어 부쩍 초등학생의 영어를 강조하는데, 결국은 상대적 비교감 때문에 영어학원에 다니라는 말과 같다"며 "이 시국에 서민층에서 과연 그런 여력이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영어몰입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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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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