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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의 대통령후보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최근 한국과의 무역조건이 불공평하다고 비판하는 것에 대해 <뉴욕타임스>(NYT)가 "선거를 위한 대중영합적인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는 현지시간으로 15일자 기사에서 "미국이 쇠고기와 자동차 부문에서 한국, 일본 등과 불공평한(unfair) 무역을 하고 있다"는 오바마의 유세 내용과 발언 등을 소개하고 이를 조목조목 분석했다.

 

오바마는 지난달 사우스 다코타에서 열린 선거유세에서 "미국은 어느 나라보다도 높은 안전기준을 갖고 있지만 한국과 일본에 쇠고기를 수출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는 그들이 미국의 쇠고기 생산업체들과의 경쟁을 원치 않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오바마 진영의 경제자문을 맡고 있는 오스턴 굴스비 역시 "한국과 일본은 다른 나라들에게는 없는 규정을 갖고 미국 쇠고기의 수입을 차단하고 있다"며 "이는 논쟁의 여지가 없는 사실"이라고 거들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는 오바마의 이러한 비판들이 선거유세 현장에서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한 '대중영합적인 발언(populist message)'이라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는 "많은 과학자들과 공중보건전문가들, 소비자단체들은 미국의 쇠고기 수출이 계속 뒤처지고 있는 것은 유럽과 동아시아 국가들에 비해 느슨한(lax) 안전기준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뉴욕타임스>는 한때는 한국과 일본이 세계에서 각각 세 번째와 첫 번째로 미국산 쇠고기를 많이 수입했었지만 광우병 발생과 잇따른 금지물질 발견으로 잦은 마찰을 일으킨 과정들을 설명하며 '미국과 달리 호주는 이들 국가들의 엄격한 규정들을 만족시켜 수출량을 늘렸다'고 분석했다.

 

오바마는 지난주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선거유세에서는 "한국이 미국에 수십만 대의 자동차를 수출하고 있는 반면에 미국은 5000대도 수출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는 무언가 잘못된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분히 자동차산업이 중요한 디트로이트의 유권자들을 의식한 발언이다.

 

그러나 <뉴욕타임스>는 "한국에 대한 자동차 수출은 오바마의 생각보다는 훨씬 복잡한(more complicated) 상황"이라고 제동을 걸었다.

 

<뉴욕타임스>는 "한국의 자동차 수입은 2003년 이후 3배나 늘어났지만 오히려 미국자동차업체들의 한국시장 점유율은 16.3%에서 11.7%로 줄어들었다"며 "이는 자동차 배기량에 따른 한국의 세금부과 제도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동안 미국은 "자동차 배기량에 한국의 세금 제도가 유럽과 일본에 비해 미국에게 불리한 조건"이라고 비판했지만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는 "이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한국정부가 휘발유 사용을 줄이고 이산화탄소 배출을 억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결국 뉴욕타임스는 미국의 쇠고기와 자동차 수출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원인은 불공평한 무역 조건이 아니라 다른 나라들과의 경쟁에서 뒤처지며 스스로 자초한 일이라고 충고하고 있는 것이다.


태그:#버락 오바마, #미국산 쇠고기, #뉴욕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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