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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쇠고기 수입개방에 반대하며 대전시민들이 든 촛불이 대전시청으로 향했다. 여기에는 박성효 대전시장의 촛불비하 발언에 대한 규탄의 의미가 가미됐다.  

 

14일 33번째 촛불문화제는 오후 6시 대전시청 남문광장에서 시작됐다. 대전역광장에서 처음으로 대전시청으로 자리를 옮겼으나 2500여 명이 촛불을 밝혔다. 

 

이날 시민들이 외친 두 가지 주요 구호는 "이명박 물러가라!"와 "대전시장 정신차려!"다.

대전시장을 겨냥한 구호가 등장한 것은 박 시장이 최근 미국 방문 당시 촛불집회와 관련해 '다른 목적이 있는 것 아니냐'는 교포들의 우려에 "교포들의 주장이 일리가 있다고 본다. 미국사람들이 못된 것을 팔지는 않는다"라며 촛불을 비하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진 때문이다.

 

참석자들은 "대전시장 박성효는 촛불비하 사죄하라" "이명박-박성효는 민심 앞에 겸허하라"는 등의 구호를 외쳤다. 

 

"박 시장은 작은 MB"

 

한 참석자는 자유발언대에 올라 "이명박 대통령은 대운하로 국민 속을 긁어 놓고 있는 반면 박성효 대전시장은 월평공원을 관통하는 도로로 대전의 환경을 망치려 하고 있다"며 "두 사람은 닮은 꼴"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시민들은 "박 시장은 작은 MB"이라고 외치기도 했다.

 

이날 자유발언대에는 특히 초등생들이 참여가 두드러졌다.

 

자신을 둔산초등학교에 다닌다고 소개한 한 학생은 "국민의 생명을 지켜야할 대통령이 오히려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라며 "재협상하지 않는 한 절대 촛불은 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학생은 "답답한 대통령 때문에 이 자리에 나왔다"라며 "초딩까지 꼭 나오게 해야겠느냐"고 반문했다.

 

시민들을 한바탕 박장대소하게 한 것은 대전 촛불 할아버지가 사회자에게 건넨 밥솥 메모지. 사회자가 대신 소개한 메모지 내용은 이렇다.

 

"전자밥솥을 장작불에 얹은 이명박 대통령"

 

-박정희 대통령: 미국에서 돈 빌려다 가마솥에 밥을 지었다.

-최규하 대통령: 밥 먹으려고 솥뚜껑 열다가 '앗 뜨거라'하고 외치며 떨어져 나갔다.

-전두환 대통령: 지들 일가친척끼리 모여서 밥솥하나를 다 비웠다.

-노태우 대통령: 남은 누룽지에 물부어 숭늉끓어 솥 청소를 깨끗이 했다.

-김영삼 대통령: 그래도 뭐 남은거 없나하고 솥바닥을 박박 긁다가 가마솥을 깨 먹었다.

-김대중 대통령: 국민들이 모은 금으로 최신 전자밥솥을 샀다.

-노무현 대통령: 밥솥에 어떤 기능이 있나 밥도 지어보고 죽도 끓어보다가 정작 밥상을 못 차려 성질 급한 손님들이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이명박 대통령: 전자밥솥이 옛날 가마솥인줄 알고 장작불에 얹어 싸그리 태워먹고 있다.           

 

15일, 기독교인 시국기도회

 

참석자들은 밤 9시 40분 경 대전 시청 주변을 도는 촛불행진을 벌인 후 10시 반 경 해산했다. 반면 대전시청은 이날 7시부터 북문을 제외한 모든 출입구를 통제했다.  

 

한편 내일(15일)은 오후 6시 시청남문 광장에서 34번째 촛불문화제를 갖고 거리행진시 대전 KBS를 방문할 예정이다. 대전 KBS 방문은 이날 자유발언대에서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이상은 학생이 "정부의 방송탄압 움직임에 맞서 공영방송을 사수하자"라고 제안한 데 따른 것. 이에 앞서 대전지역 기독교인들은 이날 오후 5시 대전빈들감리교회에서 시국기도회를 할 예정이다.   


태그:#촛불문화제, #대전시청, #남문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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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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