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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쇠고기 반대 촛불집회가 과거 촛불집회와 다른 점은 개인뿐만 아니라 가족, 연인, 친구 등의 단위로 참석자들이 늘고 있다는 것.  

 

그래서 촛불집회에 가보면 개별 다중들이 모여 있는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가족 단위로 나온 촛불 참여자를 만나봤다. 9일 저녁 친정 엄마와 아이들을 데리고 첫 시청광장 촛불집회에 참석하게 됐다는 김순영(31)·김수미(30)씨 가족은 결혼해 출가한 사람들이다. 이들 가족은 촛불집회가 시작되기 전인 오후 3시부터 행진이 끝난 늦은 저녁까지 촛불집회 및 거리행진에 동참했다.

 

친정 엄마 김북심(57)씨는 등에 갓 태어난(9개월 된) 손자 (김)원지를 업고, 순영씨는 네 살배기 (박)시우를 유모차에 실고 촛불집회 및 거리행진에 나선 것이다.

 

촛불집회에 참석하게 된 이유를 묻자, 먼저 영등포 신길동에 사는 순영씨가 “아이들 먹거리가 중요하기 때문”이라면서 “자식을 둔 엄마가 광우병 수입소를 먹이고 싶겠냐”고 반문했다.

 

이어 경기도 분당에서 온 동생 수미씨는 “내 자식과 이웃들에게 광우병 수입소를 먹이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면서 “정부는 반드시 재협상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친정 엄마인 김씨는 “촛불집회 뉴스를 텔레비전에서 봤다. 집에 있어 동참하고 있는 시민들에게 미안함이 느껴졌다”면서 “대부분 촛불집회 참여자들이 낮에는 직장에서 일하고, 저녁에는 촛불집회로 나오고 있는 것 같다, 정부가 반드시 재협상을 통해 국민의 불안을 해소시켜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촛불집회가 끝나자 그는 손자인 시우를 등에 업고 딸들과 함께 남대문방향을 향해 촛불거리행진에 나섰다.

 

손자를 등에 업고 거리 행진하는 것이 힘들지 않느냐고 묻자, 그는 “힘들어도 끝까지 행진할 것”이라면서 “현재 저 같은 서민들은 물가가 오르고 공공요금도 오를 기미를 보여 불안하다. 서민들에게 부담을 강요하는 수돗물을 민영화시키는 것도 반대한다. 특히 환경을 파괴하는 대운하 건설도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들이 손에 들고 있던 '미친소 수입저지, 공기업 민영화 반대', '2MB 냉큼 물러나시오.' , '미친소, 미친운하, 때문에 미친는 국민' 등의 손피켓이 이들 가족 목소리를 잘 대변한 듯했다.

 

유모차를 앞세우고 친정 엄마와 두 손자 그리고 시집간 두 딸은 대화를 나누며 행진을 했다. 마치 산책을 나온 가족처럼.


태그:#광우병 쇠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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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미디어에 관심이 많다. 현재 한국인터넷기자협회 상임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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