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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은 9일 하반기 학원의 심야교습 시간을 적절한 수준으로 운영하기 위해 '학원의 설립 운영 및 과외 교습에 관한 조례' 개정을 다시 추진하기로 했다.

 

'학원 조례 개정 업무 추진을 위한 여론조사 및 공청회 실시'를 위해 서울시교육청은 예산 4500여만 원을 책정해 학원 교습시간 운영과 관련해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공청회도 1차례 실시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는 올 3월 학원의 심야교습 시간을 밤 10시에서 1시간 더 연장하려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으면서 서울시의회가 철회한 조례 개정을 다시 추진하려는 것이다.

 

서울시교육청은 당초 학원 교습시간 제한을 밤 10시에서 밤 11시로 1시간 늘리는 안을 냈으나 지난 3월 서울시의회 심의 과정에서 '24시간 허용'으로 바뀌었다가 여론 반발에 밀려 결국 현행 '밤 10시'가 그대로 유지됐다.

 

서울시교육감은 서울시 교육 및 학예 업무를 집행하는 수장으로, 학생 교육과 관련한 조례안을 작성, 제출할 권한이 있다. 또한 서울시교육감은 교육규칙 제정, 교육기관 설치 및 이전·폐지, 재산 취득 및 처분, 특별 부과금 부과, 교원 인사권, 예·결산 편성 집행 등의 권한도 가진다.

 

서울교육에 관한 전권을 서울시민들이 교육감에 부여한 이유는 학생들을 위한 더 나은 교육 환경을 만들어 달라는 것이다.

 

학부모들이, 교사들이 교육감에게 학원 교습 시간을 연장해 달라고 요구할 까닭이 없다. 그렇다면, 학생들이 학원 교습 시간을 1시간 더 연장해 달라고 요구했을까? 학생들은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고 싶어 한다. 지금도 서울 시내 학원들의 심야 수업 시간은 밤 10시까지 규정이 잘 지켜지지 않는 현실이다.

 

이런 현실을 잘 알고 있을 서울시교육청이 학원 교습 시간을 하반기에 밤11시로 한 시간 더 연장하려는 것은 누구를 위한 것일까?

 

이제 공정택 교육감은 서울시 학부모들에게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학부모들이 학원 교습 시간을 연장하길 바란다고 생각하는지, 학부모들에게 공개하기 어려운 어떤 말 못할  사정이 있기에, 국민 다수가 반대한 학원교습시간 연장을 올 하반기에 꼭 해야 할 이유가 있는지, 학부모들은 이유를 알고 싶다.

 

서울시 교육은 학부모들이 내는 세금으로 운영된다. 700만 학부모들이 있기에, 서울 시내 1300여개 초·중·고 교육이 가능하다. 서울시 교육은 학부모들의 의견을 배제하고 진행되어서는 안 된다. 학교를 믿고 아이들을 맡겨 교육시키고자 하는 학부모들의 가슴에 상처를 주어서는 안 된다. 서울시 교육을 학부모들로부터 떼어 내려고 해서는 안 된다.

 

그럴리는 없겠지만 최근 방과후학교의 전면 확대에 따라 방과후학교 수강생들이 급격히 늘어나고, 방과후학교 수업 시간이 저녁 늦은 시간까지 연장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혹 수강생들이 줄어든 학원이 밤 늦은 시간에라도 학생들을 더 받기 위해, 학원교습시간 연장을 요청해 온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떨치기 힘들다.

 

공정택 교육감은 수업 중인 초등학생들을 불러내 홍보용 화보를 찍고, 학부모 연수용 자료에 홍보 목적의 캐릭터로 등장하는가 하면, 기숙형 공립고 3개교 지정을 급히 서두르고, 학교 주변 CCTV 100% 설치를 홍보하는가 하면, 서울 시내 학교의 교사 선택권이 24%로 증가했다고 자랑하고 있다. 공정택 교육감의 이러한 홍보는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다.  오는 7월 교육감 선거를 의식한 일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울시의회 박주웅 의장은 지난 4월 25일 공정택 교육감에게 "학원의 교습 시간 연장은 시의회에서 공청회 등을 통해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학부모와 학생 등의 공감대 속에 결정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경고한 바 있다.

 

그런데 한 달 반도 안 지나 서울시교육청이 다시 학원교습시간 연장을 추진하는 것은 학부모들을 무시하고 서울시의회 의장의 경고를 가볍게 여기는 것이므로 교습시간연장 재추진은 즉각 철회되어야 한다.

 

이제라도 서울시교육청은 학원교습시간 연장 재추진에 대한 학부모들의 광범위한 의견 수렴에 나서야 할 것이다. 학교자율화 조치가 일방적으로 추진되어 여론의 강한 질책을 받고 있는 과정에서, 또 다시 무리한 학원교습시간 연장을 추진한다면 학부모들의 거센 반발을 불러 올 것이다.


태그:#서울시교육청, #학원교습연장조례, #학교자율화조치, #학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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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공동체가 주인되는 학교를 바르게 세우고 싶습니다. 교사,학부모,학생이 하나가 되어 신뢰를 바탕으로 학교를 자율적으로 즐거운 학교, 행복한 학교를 만들 수 있겠지요 ^^ 오마이뉴스의 건투를 빕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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