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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20일, 중남미의 파라과이에서는 또 한 명의 '좌파' 대통령이 탄생했다. 전직 가톨릭 주교이기도 한 페르난도 루고(56)는 2005년 초에 사제직을 사임하고 정치권에 뛰어들어 좌파정당과 사회단체 30여개가 참여해 구성한 '변화를 위한 애국동맹'(APC)의 공식 대선후보로 대통령 선거에 참여했다. 40.8%의 지지를 얻은 페르난도 루고는 중남미 대륙에 불고 있는 좌파 바람의 대열에 동참하게 됐다.

 

한편 또 다른 '좌파' 대통령인 볼리비아의 에보 모랄레스는 신헌법 제정에 반대하는 '우파' 주지사들의 분리독립 움직임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06년에 취임한 볼리비아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은 자신의 공약 사항인 제헌의회 소집을 통해 새로운 헌법을 제정하려는 시도를 계속 하고 있지만, 2006년 8월에 전국 선거를 통해 개원을 한 제헌의회는 우파 세력의 엄청난 반발 속에 최근까지 구체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과거에는 미국의 뒷마당이라 불릴 정도로 미국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는 우파 정권들이 대부분을 차지하던 중남미 대륙에서, 몇 년 전부터 '좌파' 정권이 도미노처럼 등장하고 있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렇다면 현재 중남미 좌파 정권들의 기상도는 맑음일까? 흐림일까? 파라과이에서 좌파 페르난도 루고의 당선만 보면 '맑음'인 것도 같지만, 볼리비아 모랄레스 대통령의 상황을 보면 '매우 흐림'이라고 해도 부족할 정도이다. 현재 중남미 좌파 바람의 기상도를 주요한 몇 개의 나라들을 통해 짚어보도록 하자.

 

[베네수엘라: 맑음] 차베스, 석유 이어 시멘트·철강 국유화 선언

 

1999년에 베네수엘라의 대통령에 취임하면서 중남미 좌파 바람의 기수이자 행동대장 역할을 하고 있는 우고 차베스는 2007년 12월 '사회주의 혁명'을 심화시키는 개헌 국민투표가 부결되는 아픔을 겪기도 했지만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최근에 베네수엘라 국내적으로 주목할 만한 움직임은 전략산업의 국유화이다. 취임 이후부터 지금까지 꾸준하게 추진해온 석유산업 국유화가 성과를 내면서 자신감을 얻은 차베스는 최근에 시멘트 회사와 철강회사에 대한 국유화를 선언하면서 '21세기 사회주의’에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시멘트 산업 국유화는 베네수엘라에 진출해 있는 멕시코의 세멕스와 프랑스의 라파르즈, 스위스의 홀심 등 3개사의 지분 60% 이상을 취득해서 경영권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라파엘 라미레즈 베네수엘라 석유장관은 4월 7일 이들 3개사 대표와 회동한 뒤 "가까운 시일 내에 협상에 진전이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협상은 3개사와 개별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멘트 산업의 국유화는 빈민들에게 저가의 주택을 충분히 공급하기 위한 목적으로 실시되는 것이다. 차베스 대통령은 시멘트 업계가 내수시장을 외면하고 이윤 극대화를 위해 수출에만 매달리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해 왔다.

 

한편 우고 차베스 대통령은 5월 12일 아르헨티나 테친트 그룹이 지분의 60%를 가지고 있는 베네수엘라 국내 최대의 철강회사 테르니움-시도르를 국유화하는 포고령에 서명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수도 카라카스에서 남동쪽으로 500km 떨어져 있는 기아나 시에 있는 테르니움-시도르 철강회사에서 노동자 수백 명에게 "오늘은 역사적으로 새로운 시대의 시작"이라고 선언하고 "여기뿐 아니라 오리노코 지역에 있는 시도르 철강회사 용광로도 국유화됐다"고 밝혔다.

 

차베스 대통령은 오는 6월 30일까지 테르니움-시도르 철강은 모든 재산을 베네수엘라 정부에 넘겨줘야 한다고 밝히고 로돌포 산스 산업광산장관을 국영회사의 사장으로 임명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이와 함께 수개월의 협상 끝에 노조와 임금협상을 체결하고 "이번에 체결된 협약은 이 회사 역사상 노동자 여러분에게 가장 유리한 조건으로 되어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유화 과정에서 회사의 대주주인 테친트 컨소시엄에 주식당 가격을 얼마나 보상해 줄 것인가 하는 협상이 계속되고 있다고 테친트 측의 한 관계자가 밝혔다. 차베스 대통령은 지난 5월 11일 자신이 진행하는 TV 프로그램 '알로 프레시덴테'에서 "그들은 40억 달러를 요구하고 있으나 우리는 정당한 가격을 지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차베스 대통령의 대외 활동은 베네수엘라 국내의 전략산업 국유화 못지않게 활발하다. 2007년 12월에는 미국이 주도하는 IMF에 맞서기 위해 남미은행을 출범시켰으며, 유럽연합(EU)을 본뜬 남미국가연합(UNASUL) 창설을 추진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UNASUL은 아르헨티나, 브라질, 파라과이, 우루과이 등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4개 회원국과 볼리비아, 콜롬비아, 에콰도르, 페루 등 안데스공동체(CAN) 4개 회원국에 메르코수르 가입을 추진 중인 베네수엘라, 칠레, 가이아나, 수리남 등 남미대륙 12개국이 모두 참여하고 있다.

 

베네수엘라가 브라질과 함께 정력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남미안보협의회도 매우 인상적이다. 넬손 조빙 브라질 국방장관은 "남미안보협의회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같은 전통적 의미의 군사동맹이 아니라 회원국 간 불간섭과 자주적 결정권, 영토적 단일성을 보장하는 국방장관 대화기구가 될 것"이라고 말해,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구상하고 있는 남미통합군 구성과는 다소 차이를 보여주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정부는 남미안보협의회 창설 주장에 대해 차베스가 주장하는 것처럼 군사동맹이나 통합군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미 제국주의에 맞서 중남미 국가들이 단결해야 한다는 차베스의 구상은 이렇듯 하나하나 구체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차베스의 국내적 및 대외적 활동은 베네수엘라 국민들의 탄탄한 지지를 받고 있다. 최근 '베네수엘라 데이터 분석기구(IVAD)'가 4월 24일부터 5월 2일까지 진행한 전국 여론조사에서 차베스의 대통령직 수행에 대해 68.8%의 국민들이 지지하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차베스 반대파의 재정지원을 받는 여론조사 결과라는 측면에서 더욱 큰 의미가 있다. 이러한 여론 조사 결과는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 차베스와 집권당 연합사회주의당(PSUV)이 이제까지의 승리를 이어나갈 것이라는 예측을 가능하게 만든다.

 

[볼리비아: 천둥·번개] 우파세력, 모랄레스 맞서 분리독립 추진

 

최근 산타크루스 주에서 진행된 자치권 확대 주민투표에서 80% 훨씬 넘는 비율로 찬성표가 나오면서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에게는 개혁 추진의 큰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볼리비아 전체 9개 주(州) 가운데 판도, 산타크루스, 타리하, 베니, 코차밤바, 추키사카 등 현(現) 모랄레스 정권에 반대하는 야권이 장악하고 있는 6개 주가 연방정부에서 독립을 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들 6개 주는 천연가스 등 풍부한 천연자원을 바탕으로 볼리비아 국내총생산(GDP)의 80%를 차지하는 지역이어서 정국불안이 장기화될 경우 그렇지 않아도 남미 최빈국인 볼리비아의 경제에 막대한 손실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우파 세력의 이러한 분리독립 추진은 모랄레스 정권의 사회주의식 개혁을 막기 위한 몸부림이다.

 

모랄레스가 속한 집권 사회주의운동당(MAS) 소속 의원들은 2007년 12월 24일 밤 남부 수크레 시(市)에서 휴회 중이던 제헌의회를 재소집해서 대통령 연임제한 철폐와 천연자원에 대한 국가소유를 강화하는 등의 혁명적 내용을 담은 신헌법을 전격 통과시켰다. MAS는 의사당도 아닌 수크레 지역 시내 한 군사학교에서 제적의원 255명 중 야당의원들이 전원 불참한 가운데 145명의 의원만으로 개헌안을 거의 만장일치로 통과시키면서 '모랄레스식 혁명'에 시동을 걸었다.

 

대통령 선거 승리 후 제헌의회 소집을 통해 혁명을 추진하는 방식은 1999년에 취임한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 대통령이 21세기 사회주의 혁명을 추진하면서 사용한 것이다. 지금까지 성공적으로 사회주의 혁명을 추진하고 있다고 평가받는 베네수엘라 차베스 대통령의 사례를 볼리비아에서도 적용하려 하는 모랄레스 진영과 그에 반대하는 기득권 세력과의 한판 대결 상황이 지금의 볼리비아 정국의 본질이다.

 

볼리비아 민중의 대중투쟁 성과로 당선된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은 취임 이후 볼리비아의 천연가스를 국유화시키는 조치들을 진행시키고 있으며, 토지개혁을 통해 가난한 농민과 인디오들에게 농사지을 수 있는 땅을 나눠주고 있다. 천연가스 국유화를 통해서 나오는 재원을 통해 다양한 사회사업과 복지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으며, 코카재배농민들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조치들을 시행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우고 차베스 대통령이 추진하는 ALBA(미주지역을 위한 볼리바르 대안)에 적극 참여하면서 반미반제국주의 동맹을 강화해 나가고 있으며, 카스트로가 이끄는 쿠바와 매우 긴밀한 관계를 맺어나가고 있다. 쿠바와 베네수엘라는 볼리비아에 무상교육과 무상의료 프로그램을 도와줄 수 있는 봉사단을 파견해서 볼리비아의 혁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들은 미제국주의와 볼리비아의 기득권 세력의 이익을 침해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들에게는 참을 수 없는 일이다. 미제국주의와 기득권 세력은 에보 모랄레스 정권의 사회주의 혁명을 좌절시키기 위해서 제헌의회 소집을 통한 신헌법 제정을 막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분리독립 추진은 미제국주의와 볼리비아 우파 세력 간의 교감 속에서 나온 전술이다.

 

하지만, 산타크루스 주의 자치권 확대 주민투표를 포함한 우파가 장악한 주들의 분리독립 움직임에 대해 주변국들의 반응은 냉담하기만하다. 미주기구(OAS)는 5월 2일 미국 워싱턴 본부에서 열린 특별회의를 통해 "모랄레스 대통령이 이끄는 볼리비아 정부와의 연대감을 확인하며, 볼리비아의 영토적 단일성을 지지한다"는 내용의 결의안을 채택했다. OAS는 이어 "볼리비아의 헌법 질서를 위협하는 일체의 시도에 반대하며, 볼리비아 내 모든 정치.사회 세력은 볼리비아의 평화와 질서, 국민의 공존을 해치는 어떠한 행동도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는 OAS에서조차 이러한 결의안이 채택되는 것은 '분리독립'이라는 문제가 각 나라들에게 매우 민감한 사안이라는 것을 증명한다. 재미있는 것은 볼리비아 분리 독립 문제에 대한 미국의 태도이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5월 10일 볼리비아의 수도 라파스에서 가진 내외신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 정부는 1주일 전 볼리비아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미주기구(OAS) 회의가 열렸을 때 자치권 확대 주민투표의 위법성을 부인한 유일한 국가였다"면서 "미국 정부는 볼리비아의 국토 분열을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남미 좌파의 맏형 격인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볼리비아에서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 정부를 전복시키기 위한 야권의 시도가 이루어질 경우 군사적인 개입을 불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브라질 일간 <폴랴 데 상파울루>가 5월 9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차베스 대통령은 전날 수도 카라카스에서 열린 남미 12개국 에너지 각료회의 참석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볼리비아에서 모랄레스 대통령을 축출하려는 야권의 움직임이 실행에 옮겨질 경우 좌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렇게 상황이 한치 앞을 가늠할 수 없는 미궁속에 빠져든 상황에서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은 정·부통령·주지사 신임투표를 통해 정국을 정면돌파할 계획을 세웠다. 볼리비아의 레드 우노(Red Uno) TV는 12일 방송에서 볼리비아 정·부통령과 9명의 주지사에 대한 신임투표가 오는 8월 실시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은 이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자신과 알바로 가르시아 리네라 부통령 및 9명의 주지사에 대한 신임을 묻기 위한 투표를 8월 10일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볼리비아 연방의회는 지난 8일 "지난해 말부터 계속되고 있는 정국혼란을 해결하기 위해 대통령과 부통령, 9명의 주지사에 대한 신임을 묻는 투표를 실시하자"며 모랄레스 대통령이 제출한 신임투표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오는 2011년 1월 임기가 끝나는 모랄레스 대통령과 리네라 부통령은 "신임투표에서 지난 2005년 12월 대선 당시의 득표율 53.74%보다 낮은 지지율을 기록할 경우 정.부통령직을 사퇴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모랄레스 대통령으로서는 안개정국을 돌파하기 위한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파라과이: 안개] 룰라와 차베스 사이에 선 루고 대통령 당선자

 

이번 파라과이 대통령 선거에서 콜로라도당은 1947년 집권 이래 61년 만에 처음으로 정권을 야당에 내주게 됐으며, 루고 당선인은 콜로라도당을 중심으로 하는 파라과이 정치권의 헤게모니를 깨뜨린 인물이 됐다. 루고 당선인은 그러나 당선이 확정된 뒤 기자회견을 통해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의 중간노선을 따를 것"이라고 말해 집권 후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통적으로 콜로라도당 정부와 대척점을 형성해온 우파 급진자유당(PLRA)의 루이스 페데리코 프랑코 고메스를 부통령 후보로 끌어들인 것은 눈여겨 봐야할 지점이다. 브라질의 룰라 대통령이 2002년에 처음으로 대통령에 당선되었을 때 러닝메이트였던 부통령 후보가 섬유재벌 출신 하원의원이었던 호세 알렌카였다는 사실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현재 룰라 대통령은 신자유주의식 정책을 편다는 이유로 좌파세력에 의해 배신자로 불리고 있다.

 

루고 당선인은 4월 22일 페데리코 프랑코 부통령 당선인과 함께 재계 인사들을 만난 자리에서 "차기 정부는 사유재산권을 존중할 것이며, 특정 기업 및 산업 부문에 대해 국유화 조치를 취하는 일도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루고 당선인은 파라과이 농업협회(ARP)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한 선언에서도 "차기 정부가 농업개혁을 추진하더라도 사유재산이나 토지를 몰수하는 등의 조치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프랑코 당선인도 "어느 누구도 토지를 침범할 수 없다"면서 비효율적-비생산적인 토지에 대해 특별세를 부과하는 등의 방법으로 농업개혁이 추진될 것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특히 루고 당선인이 집권 이후 국유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나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과 자신을 직접 비교하지 말 것을 주문하면서 "온건사회주의자로 평가되는 타바레 바스케스 우루과이 대통령 정부와 유사한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한편, 61년 만에 야당 신세가 된 콜로라도당은 대선과 함께 치러진 총선에서는 의회 다수당 확보에 성공했다. 5월 3일 파라과이 선거법원의 집계를 통해 확인한 바에 따르면 콜로라도당은 전체 45개 상원의원 의석 가운데 15석을 차지해 1당으로 올라섰다. 루고 당선인을 도와 대선 승리를 이끌어낸 보수우파 급진자유당(PLRA)이 14석, 중도우파 정당인 전국윤리시민연합(UNACE)이 9석, 역시 중도우파 애국당(PPQ)이 4석을 차지했다. 루고 당선인의 지지 기반인 변화를 위한 애국동맹(APC)에 소속된 좌파정당들은 1~2석을 확보하는데 그쳐 의회 내에서 발언권을 행사하기가 어렵게 됐다. 전체 80석인 하원에서도 콜로라도당이 30석, PLRA가 29석, UNACE가 15석, PPQ가 4석, 좌파정당들이 2석을 차지해 상·하원이 모두 보수우파 및 중도우파 정당에 의해 장악됐다.

 

차베스가 추진하는 '21세기 사회주의' 혁명이 성공적인 길을 걷고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집권 후에 제헌의회를 소집해서 새로운 헌법을 구성하고, 국가기구를 전면적으로 구성하는 완전한 '정치개혁'을 해냈다는 점이다. 볼리비아의 경우 차베스가 걸었던 것과 같은 길을 가기위해 제헌의회를 소집했지만 미제국주의와 결탁된 우파들의 조직적 '분리독립'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파라과이의 대통령 당선자 루고가 현재와 같은 정치지형에서 급진적인 좌파적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매우 어려워 보인다. 루고의 이후 행보가 '룰라' 식으로 갈지 '차베스'식으로 갈지는 파라과이의 정치지형을 근본적으로 뜯어고치려는 루고의 노력이 있지 않는 한에서는 이미 답이 나와 있는 듯하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월간 말> 2008년 6월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베네수엘라, #볼리비아, #파라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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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 <와인에 몹시 진심입니다만,> <피아노에 몹시 진심입니다만,> <사회주의자로 산다는 것> <나는 행복한 불량품입니다> <삶은 어떻게 책이 되는가> <원숭이도 이해하는 공산당 선언> <원숭이도 이해하는 마르크스 철학> 등 여러 권의 책을 쓴 작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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