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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로운 시위로 출발한 촛불시위가 점차 과격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물론 상황을 이렇게 악화 시킨 것은 바로 MB(이명박 대통령)이다. 순간 순간 미봉책으로 일관한 그의 태도가 'MB OUT'이란 선언적 구호를 점차 실천적 구호로까지 발전하게 만들고 있다. 그것이 표면화되어 나타나는 것이 바로 '청와대 진격' 시위일 것이다. (사실 이것이 필자가 가장 우려했던 부분이기도 하다.)

 

MB와 한나라당의 첫번째 실수는 대선 과정에서 얻은 50%라는 지지율에 대한 지나친 자신감에 있다. 그러나 그것은 국민의 40%가 투표에 참여해 얻어진 결과일 뿐이었다. 그리고 대선에서 얻은 50%의 지지표 안에는 '반노 정서'의 대안으로 선택한 '유보적인 입장'의 표도 적지 않았을 것이다. 바로 이런 표심을 절대적 지지로 오인한 것이 MB와 한나라당의 첫번째 실수이다.

 

이런 판단은 대통령직 인수위로 그대로 이어진듯 보인다. 인수위는 말 그대로 대통령직을 수행하기 위해 사전에 업무를 파악하는 곳이다. '과거의 것'을 전면 부정하고, '새로운 것'을 심는 자리가 아니라는 얘기다. 또 지난 정권들이 거쳐온 시간을 '과거'로 규정하고 그것을 부정하고 싶었다면 일단 그것을 철저히 살피고 연구부터 했어야 한다. 그런데 인수위의 태도는 그게 아니었다. 인수위의 그런 태도는 당연히 MB에 대한 신뢰나 지지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더욱 큰 문제는 이런 태도가 취임 직후에도 그대로 이어졌다는 점이다. 취임 직후 MB의 태도는 지난 10년 동안 청와대에 구축된 모든 시스템을 부정했다. 그 결과 시민사회와 소통을 하던 청와대의 창구는 거의 봉쇄됐다. 게다가 MB 정부가 잇따라 발표한 정책들은 서민들뿐 아니라, 중산층 이상의 국민들에게도 공감을 얻지 못했다. 바로 이 시점에 '미친소 파문'이 터진다.

 

지난 시절은 잔재가 아니라 역사

 

촛불시위 초기 MB는 "지난 시절의 잔재가 남아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바로 이런 빈약한 역사 인식이 그의 두번째 실수이다. 물론 청와대 진격을 주장하는 일부의 촛불시위자들에 대해서는 심정적으로는 이해하지만 동의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시민들의 요구를 지난 시절의 '잔재'로 치부하는 대통령의 판단은 '청와대 진격'을 외치는 시위대보다 더 위태로운 것이다. 촛불시위를 하는 사람들은 의견의 일치가 어려운 민주사회의 다양한 시민들이다. 그런 그들이 한목소리로 하는 이야기는 "뭔가 잘못되고 있다. 대통령이 태도를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시민들은 그것을 당당히 요구할 만큼 변했고, 또 그만큼 성숙했다. 그런 그들의 눈에 MB는 자신들의 정당한 요구를 바로 보지 못하는 '꼰대'로 보이는 것이다. 국민들의 요구는 비과학적인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비합리적인 요구는 더더욱 아니다. 처음부터 "우리가 찝찝해 먹기 싫다는데, 왜 강요를 하냐"는 것이었다.

 

더구나 협상 과정 자체에서 외교적인 실책도 보이고 결함도 많다. 또 정부 당국은 국민을 위하는 마음은 한톨도 없어 보이는 '과학 논리'까지 들먹이며 국민 분노를 폭발시켰다. MB는 뭔가를 시도하기 전에 지난 10년의 공과를 역사적인 관점에서 철저히 재검토해야 할 듯 싶다.

 

MB식 '화법'이 화를 자초한다

 

MB가 사상 유례없는 조기 레임덕에 빠진데는 그의 화법도 작용하고 있다. 지금까지 드러난 MB 화법의 특징은 '모든 결론은 이미 나 있고, 그것은 절대 변할 수 없으며, 나는 항상 옳다'로 압축된다. 그가 쇠고기 파문 과정에서 한 말이나 대운하 관련 발언을 종합해 보면 이런 결론에 이를 수밖에 없다.

 

최근 MB는 촛불시위와 관련 "촛불 시위의 배후는 친북 좌파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리고 또 "촛불 시위를 충분히 이해한다"는 말도 했단다. 아쉽지만 촛불시위를 충분히 이해했다면,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좌파론은 들먹일 수가 없다. 만약 그가 촛불시위의 분위기를 제대로 파악했다면, 배후가 친북 좌파라는 식의 말을 쉽게 꺼낼 수가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는 지금 국회나 정치권이 아닌, 대통령의 독주를 견제하는 새로운 '시민권력'이 등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못하고 있다. 백번 양보해 촛불시위대에 친북좌파가 있다고 치자. 무작정 없다고 단정지을 만한 증거도 없으니까. 그러나 그들은 결코 시위를 주도할 수가 없다. 촛불 시위를 다녀온 사람들은 이 점을 하나 같이 인정한다. 적어도 배후라고 하면, 집단을 움직이고 조종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촛불 시위에는 그런 정황이 보이질 않는다. 시민들이 스스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그들이 청와대로 향할 것이란 사실은 우려와 함께 어느 정도 예견되었던 것이다. 그들의 청와대 진격 이유는 정부가 그동안 취해온 태도에서 찾아야 한다. 그 원인을 '좌파론'처럼 외부로 돌려선 절대 안 된다. 그것은 이 정권의 불행일 뿐아니라 국민적 불행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운하 진행도 마찬가지이다. MB는 대운하 문제에 대해 수시로 '국민적 합의'를 강조했지만, 대운하 정책은 이미 특정 부처를 중심으로 진행이 되고 있다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MB정부의 이런 태도는 결국 '운하에 대한 결론은 이미 나 있고, 국민 의견 수렴은 형식적'일 것이란 의혹을 갖게 한다.

 

실제로 소고기 파문에서 정부가 취한 태도를 통해 상당수의 국민들은 정부의 그런 '꼼수'를 이미 확인하고 있다. 국민들이 초지일관 '재협상'을 주장함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재협상 불가'의 입장에서 사실상 단 한발짝도 물러선 게 없기 때문이다. MB의 그런 태도 때문에 촛불시위대는 오늘도 "정부의 확답이 나올 때까지 끝장을 보겠다"며 시위를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MB는 '국가 신인도 문제 하락'을 이유로 재협상 불가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고 한다. 이런 그의 생각 속에는 끝없이 추락하는 국민의 신뢰에 대한 우려는 전혀 없어 보인다. 이쯤되면 걱정이 되지 않을 수가 없다.

 

그의 말에는 곧 죽어도 '나는 절대 옳다'고 생각하며, 이미 결정한 일은 당장 눈앞에 결함이 보여도 끝끝내 추진하는 '몰락한 독재자'들의 사고 패턴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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