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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충일인 6일 밤 9시 30분경 촛불 집회를 마친 울산시민 1000여 명이 경찰 저지선을 뚫고 2개 차선을 점유해 시가지 행진을 벌였다. 울산대공원 동문광장에서 저녁 7시부터 열린 12번째 촛불 집회에는 그동안 열린 촛불 집회 중 가장 많은 2000여 명의 시민이 모였다. 이들은 손에 촛불을 들고 미국과 쇠고기 재협상을 할 것을 요구했다.

 

밤 9시까지 자유발언과 국악 공연 등으로 진행된 촛불 집회 후 참가자들이 한꺼번에 울산대공원 입구에서 대로변인 공업탑 로터리 쪽으로 나왔고, 경찰은 시민들의 차도 진입을 막았으나 역부족이었다.

 

시민들은 2개 차로를 차지해 울산에서 교통량이 가장 많은 공업탑로터리-구 방송국 도로-울산시청 남문을 한 시간 가량 행진한 후 집회 장소인 울산대공원 동문에 다시 집결했다. 시민들은 '고시 철회', '명박 퇴출' 등 구호를 외치며 평화로운 분위기에서 행진을 벌였고, 쇠고기 재협상 등 구호를 외친 후 밤 10시 30분쯤 자진 해산했다. 

 

 

울산에서는 참가자가 늘어나자 6일부터 집회 장소를 삼산동 롯데백화점 광장에서 4km가량 떨어진 남구 울산대공원 동문광장에서 촛불집회를 열고 있다. 10일에는 노동자와 시민이 함께 모여 전국 100만 촛불집회에 동참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자유발언에서 아버지가 경찰이라는 20대 대학생은 "나도 경찰 지망생인데, 분명히 이번 경찰 진압은 잘못된 것"이라며 "아버지는 내가 여기 나와 있는 줄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이 이렇게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는데도 정부는 '재협상이든 뭐든 광우병만 안 걸리면 된다'고 하고 있다"며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외쳤다.

 

그는 이어 "이번 촛불집회가 우리의 냄비 근성으로 금방 끝날 줄 알았는데 한 달 동안 계속되고 있다"며 "왜 이명박 대통령은 이 소리를 못 듣고, 대책을 못 세우느냐"고 했다.

 

 

 

이날 촛불집회에는 교복을 입은 여학생은 물론 그동안 참석이 뜸했던 남자 대학생들도 대거 참여했다. 28세 남성은 "나도 어른인데 여학생들에게 미안하다"며 "이제 어른들이 나서겠다"고 했다.

 

중3 여학생이 발언대에 올라 "고기를 좋아하는데, 내가 바라는 것은 마음 편히 고기를 먹는 것일 뿐"이라며 이 조그만 여학생의 소박한 바람도 왜 못 들어주나"고 말했다. 이 여학생은 또 "월드컵 때 말고는 애국심을 품어본 적이 없는데, 이번 미국 쇠고기 수입 강행을 보고 다시 애국심을 느끼게 됐다"며 "국민의 소리를 무시하는 이명박 대통령이 너무 밉다"고 말했다.

 

여고 2년생은 "이렇게 국민들을 뭉치게 해준 이명박 대통령이 고맙다"며 "울산에서 청와대까지 가기 전에 조심하라"고 경고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미국산 쇠고기 수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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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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