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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초 지인으로부터 얻은 작은 텃밭에서 나의 친환경 농업이 시작되었습니다. 풀이 많이 자라있지만 요즈음 이곳에서 하루가 다르게 자라고 있는 상추 따먹는 재미에 푹 빠져있습니다.
▲ 상추 따먹는 재미! 쏠쏠하네요 지난 5월초 지인으로부터 얻은 작은 텃밭에서 나의 친환경 농업이 시작되었습니다. 풀이 많이 자라있지만 요즈음 이곳에서 하루가 다르게 자라고 있는 상추 따먹는 재미에 푹 빠져있습니다.
ⓒ 김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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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살아가는 데 있어 소일거리가 생겨 사는 재미가 하나 늘었다.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라고 있는 상추 때문이다. 특히나 물을 줘야 할 때쯤 되면 비가 적당히 내려주니 상추가 자라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환경조건을 갖추고 있고 더군다나 병해충도 없으니 최상의 조건 속에서 상추는 무럭무럭 커가고 있다.

난 지난 5월 초순경 지인으로부터 얻은 조그만 텃밭을 일구어 친환경 농업에 도전하고 있다. 그 텃밭에는 묘목시장에서 사다 심은 상추와 가지, 고추 등이 자라고 있으며, 농약을 하지 않고 지금까지 아무런 병해충 없이 성공적으로 발육을 하고 있어 내 마음을 안심시켜 주고 있다.

이 중에서도 특히 상추는 붉은 빛깔을 띠며 제법 먹음직스럽게 커가고 있다. 벌써 3번이나 따서 먹었다. 내가 직접 기른 상추여서 그런지 몰라도 마트에서 사서 먹은 상추보다 훨씬 맛있고 입속에서 살살 녹았다.

비가 내린 뒤인 3일 오전 다시 텃밭을 찾았다. 상추를 따 먹은 지 며칠이 지나서 또 따먹을 수 있을까 해서다. 텃밭에 들어서자 아직까지 상추잎에 고여 있던 물방울이 햇살에 반사되어 내 눈을 어지럽히고 있었다.

가까이 가서 바라보니 물을 흡수해서 그런지 상추의 빛깔이 더욱 싱그럽게 빛나고 있었다. 따 먹은 지 얼마되지 않았는데 또 따먹을 수 있을 만큼 금세 자란 모습이었다.

"이번에는 형님이 따다 드시유."
"이거 따다 뭐해먹어?"
"아 삼겹살도 구워서 싸 드시고, 아님 무쳐서 드시면 되지유."
"고기값이 더 들어. 난 나중에 식구들 놀러갈 때 따갈테니께 이번에는 너 먹어."
"그러유 그럼. 근디 나두 많이는 필요없는디, 쪼매만 따가야 겄네유."

텃밭에 같이 농작물을 심었던 이웃형님에게 상추를 따서 먹으라고 권했더니 이번에도 나보고 따서 먹으란다. 나야 따서 먹으면 좋지만 미안해서 그런건데….

이게 바로 '일거양득'? 텃밭 옆에 탐스런 빨간 앵두가 달린 앵두나무가...

고추 뒤로 보이는 무성한 나무는 앵두나무였습니다. 상추도 얻고 앵두도 따먹고 일거양득이었습니다.
▲ 텃밭옆에 있는 무성한 나무의 정체는? 고추 뒤로 보이는 무성한 나무는 앵두나무였습니다. 상추도 얻고 앵두도 따먹고 일거양득이었습니다.
ⓒ 김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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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 만큼 상추를 따고 난 뒤 가지와 고추를 살펴보고는 발길을 돌리려는데 텃밭 옆에 빨간 열매가 달린 나무가 눈에 들어왔다.

'저게 뭐지? 뽀리똥은 아닌 것 같고 앵두인가?'

가까이 다가가서 유심히 살펴보니 탐스런 빨간 앵두가 달린 앵두나무가 가지가 휘어질 듯 다닥다닥 앵두가 먹음직스럽게 열려 있었다.

'이런 걸 두고 일거양득이라는 건가? 생각지도 않았는데 앵두까지 얻다니 기분은 좋네.'

다닥다닥 붙어있는 탐스런 앵두가 나뭇잎 사이로 보입니다.
▲ 겉으로 보기엔 잎사귀만 보이는데 속을 들여다보면? 다닥다닥 붙어있는 탐스런 앵두가 나뭇잎 사이로 보입니다.
ⓒ 김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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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볼 때는 몰랐는데 아래에서 고개를 숙여 위로 바라본 앵두나무에는 꽤 많은 앵두가 탐스럽게 달려 있었다.

'내가 다 먹으면 이곳에 앵두나무가 있는 줄 아는 다른 사람이 못 먹겠지? 조금만 따먹자.'

생각은 이렇게 했지만 막상 하나를 따서 먹으니 욕심이 생겨서일까 계속해서 따 먹기 시작했다. 옆에 이웃형님이 있었다는 생각도 잊어버릴 만큼 정신없이 먹었다. 오랜만에 만나본 앵두여서 그런지 시콤달콤한 게 제법 맛도 있었다.

탐스러운 앵두의 모습. 가지가 휘어질 듯 갸냘픈 가지 하나에 많은 앵두가 열려 있습니다.
▲ 가지가 휘어질 듯 합니다 탐스러운 앵두의 모습. 가지가 휘어질 듯 갸냘픈 가지 하나에 많은 앵두가 열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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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놔두고 감상하고 싶지만 결국 참지 못하고 먹었습니다. 새콤달콤 아주 맛있었습니다.
▲ 아주 잘 익은 앵두 하나 그냥 놔두고 감상하고 싶지만 결국 참지 못하고 먹었습니다. 새콤달콤 아주 맛있었습니다.
ⓒ 김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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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먹고 있는데 이웃형님이 점심 먹으러 가자고 손짓하며 부른다.

"뭐혀, 거기서? 뭐 맛난 거 있는가?"
"예? 아녀유. 여기 앵두나무가 있네유? 와서 좀 드셔보실래유?"
"지가 다 먹어놓구 뭘 먹으라구? 들 익은거 익으믄 따먹으야지 뭐."
"그려유. 미안해유. 형님 생각은 전혀 못했네유. 깜빡 했네."

미안해하며 머리를 긁적이자 웃으면서 점심 먹으러가자며 발길을 재촉한다. 무농약으로 무공해 친환경 농업에 도전한지 한 달 여가 지났지만 내 마음을 아는지 아직까지 상추와 가지, 고추에 병해충 하나 없이 잘 자라고 있어 어느 정도 성공적인 수순을 밟고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아직까지 열매를 맺지 못하고 있는 고추와 가지가 지금보다 더 자라면 이름 모를 각종 병해충으로부터 위협에 닥칠지도 모른다. 이에 대비해 주변의 진짜 농사꾼들로부터 이런저런 조언을 듣고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이 친환경 농업과는 무관한 농약 얘기뿐이라서 그리 도움은 되지 못한다.

만약에 병해충이 닥치게 되면 어떻게 해야 할 지 아직까지 그 해법을 찾지는 못했지만 혹여나 실패하더라도 나의 친환경 농업은 계속될 이어질 것이다. 그래도 상추는 실컷 따서 먹고 있으니까요.


태그:#친환경농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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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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