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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수터에서 물을 받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는 모습
▲ 화암약수터 약수터에서 물을 받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는 모습
ⓒ 이인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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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유석이 커다랗게 고드름처럼 매달린 광산과 천연동굴로 구성된 화암동굴을 구경했고,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맛있는 곤드레나물밥도 먹고 나니 든든하다. 잠시 휴식을 취하며 단체사진도 찍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지내다가 차를 타고 찾아간 곳은 소금강이다.

눈앞에 펼쳐진 풍경은 이국적인 느낌이다. 보통 계곡에서는 볼 수 없는 뭐랄까 신비스런 비밀을 간직한 듯한 분위기다. 맑고 투명한 계곡물과 기암괴석이 산에 우뚝 솟아있는 절경은 금강산을 축소하여 여기에 가져다 놓은 것이 아닐까 하는 착각이 들 정도다. 문제는 이렇게 아름다운 소금강의 모습을 버스 안에서 눈도장만 찍고 가야 한다는 사실이다. 왜냐하면 길이 고불고불하고 마땅히 차를 세울 만한 곳이 없기 때문이다.

아, 이럴수가…. 가져간 카메라가 울고 말 일이 아닌가. 이렇게 멋진 풍경을 사진으로 담을 수 없다니. 아마도 소금강의 멋진 풍경이 계속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일행이 둘러본 그 짧은 부분만이기에 정선군에서 적극적으로 개발하지 않은 모양이다. 버스를 타고 휭 둘러본 후 다시 그 길을 뒤돌아 와서 화암약수터로 향했다.

버스에서 내려 약수터로 향하는 동료들의 모습
▲ 약수터 가는길 버스에서 내려 약수터로 향하는 동료들의 모습
ⓒ 이인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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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암약수터는 무료로 개방되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조금 올라가자 빈 물병을 나눠주는 이가 있다. 큰 병으로 하나 받아들고 사진을 찍으며 약수터로 올라가는데 오월의 푸르른 나뭇잎이 상큼하게 웃고 있다. 어딜 가나 반갑게 맞아주는 이 푸름으로 인하여 가는 발걸음이 즐겁다. 나무들이 초록 패션쇼를 하는 덕에 사진 찍는 즐거움도 크다.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잘 정비된 길을 따라 조금 올라가자 약수터가 보인다. 작은 조롱박으로 물을 받아 물병에 담는 모습이 한편으로 보면 운치 있고 또 한편으로 생각하면 답답한 느낌이다. 아주 조금씩 물이 받아지기 때문이다. 나는 빈 물병을 들고 줄을 서서 기다리는 일행들의 표정을 사진으로 담기에 바빠 줄을 설 겨를이 없었다.

계곡물이 시원스레 흐르는 곳에 위치한 화암약수터, 물을 받기 위해 기다리는 사람들이 보인다.
▲ 약수터 계곡물이 시원스레 흐르는 곳에 위치한 화암약수터, 물을 받기 위해 기다리는 사람들이 보인다.
ⓒ 이인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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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사진을 찍느냐고 누가 내게 묻는다면 함께 간 직장 동료들에게 멋진 추억을 선물하기 위함이라고 말할 것이다. 직장 단합대회의 일환으로 함께 한 동료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 동영상으로 만들어 잘 나온 사진과 함께 전해주려고 한다. 그러면 필요로 하는 동료들이 함께 공유할 수 있는 멋진 선물이 되리라는 생각에 사진 찍는 일에 열중하고 있다.

누군가 해야할 일이라면 그 누군가가 바로 내가 되는 샘이다. 그렇다고 내가 무슨 유명한 사진작가는 아니다. 꼭 잘 찍어야 한다는 부담감이나 사진을 취미로 하는 사람의 자존심을 내세운다면 결코 할 수 없는 일이다. 다만 사진을 취미로 하며 열심히 배우고 즐기는 중이며, "일상에서 작은 행복 찾기"라는 생각으로 내 발자국을 사진과 글로 남기는 일을 즐겨하기에 가능한 일이다. 

약수터 가는 길에 만난 맑은 계곡물
▲ 맑은 계곡물 약수터 가는 길에 만난 맑은 계곡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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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 한분이 마셔보라며 약수를 건네준다. 한 모금 마시자 톡 쏘는 맛, 이거 물맛 맞아? 꼭 단맛을 뺀 사이다 맛이다. 그냥 물을 생각하면 더 이상 마실 수 없을 것 같다. 몸에 좋다니까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것이리라. 약수터 벽에 붙어있는 화암약수에 관한 유래를 살펴보았다.

화암약수는 1913년 구슬동 마을에 살던 문명무라는 사람이 꿈에서 이곳에 용이 있는 것을 본 후 이를 이상히 여겨 아침 일찍 찾아가 땅을 파헤쳤단다. 그곳에선 붉은 물이 솟아 손으로 받아 마셨고, 그 물을 마시자 혀가 짜릿하고 시원하며 온몸에 힘이 솟았다고 한다. 이후 그는 이를 온 세상에 알렸다고. 이 물은 산화철탄산수로써 위장병, 빈혈, 안질 등에 매우 영험한 효능을 나타내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고 한다.

약수터 주변의 등산로를 따라 걷는 모습
▲ 등산로 약수터 주변의 등산로를 따라 걷는 모습
ⓒ 이인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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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 쏘는 맛을 내는 약수로 목을 축이고 산책길을 따라 걷노라니 녹음과 어우러진 사람들의 모습이 일품이다. 만일 이 모습을 화가가 그림으로 그렸더라면 아주 멋진 작품이 탄생하지 않을까 생각할 정도로 아름다운 모습이다. 동료들 맨 뒤에 따라가면서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다보니 어느새 버스가 기다리고 있는 장소에 다다른다.

버스를 타고 가다가 받아온 약수물을 보니 어느 병은 녹물처럼 붉게 변해 있는가 하면 또 어느병은 그렇지 않다. 아마도 약수터에서 물 받는 곳이 두 곳이었는데 각각 성분의 차이가 있어서 그렇지 않을까 싶다.

약수터 주변의 계곡에 설치된 다리를 걸는 모습이 아름답다.
▲ 다리위를 걷는 사람들 약수터 주변의 계곡에 설치된 다리를 걸는 모습이 아름답다.
ⓒ 이인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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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여행을 떠나려면 오월에 떠나라"라고 이르고 싶을 만큼 눈 앞에 펼쳐지는 풍경 하나 하나가 새롭고 아름답다. 싱그러움이 나를 감싸 안으며 어깨도 주무르고, 팔 다리도 두드려 주고, 마음까자 파랗게 물들여 편안하게 해주는 듯, 몸도 마음도 상쾌하다. 이대로 날개만 있다면 훨훨 새처럼 날아보고 싶다.

덧붙이는 글 | 화암약수터는 강원도 정선에 위치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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