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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의 인기 드라마 <이산>의 제작이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 한국방송영화공연예술인노동조합(위원장 김응석, 이하 한예조)이 MBC측에 출연료 인상을 요구하며 오는 26일부터 파업에 들어가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월요일에 촬영될 <이산>부터 가장 먼저 타격을 받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예조와 MBC는 지난해 11월부터 연기자들의 출연료 인상을 놓고 협상을 벌여 왔다. 한예조는 탤런트 8% 인상, 가수 17% 인상을 제시했지만, MBC는 동일하게 탤런트 6%, 가수 15% 인상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한예조가 KBS와 최근 타결한 인상안과 동일해야 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양측의 협상은 결국 서울지방노동위원회까지 갔고, 지노위에선 한예조측의 의견대로 탤런트 8%, 가수 17%를 인상해야 한다는 조정안을 내놓았다. 그러나 이를 MBC측에서 받아들이지 않기로 하면서, 한예조가 파업을 천명한 것이다. 한예조는 현재 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하고, 파업을 대비한 준비위원회를 꾸린 상태다.

 

이에 따라 당장 월요일부터 있을 <이산>의 촬영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변수는 연기자 조합원들의 파업 참여 여부다. 문제갑 한예조 정책위의장은 "이서진(정조 역)씨는 아직 조합원이 아니지만, 한지민(송연 역)씨를 비롯한 많은 연기자들이 노조 조합원이다. 드라마는 주요 연기자들이 빠지면 제작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아마 <이산> 촬영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MBC의 다른 미니시리즈나 쇼 프로그램들도 중단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의장은 MBC측이 서울 지노위의 조정안을 따라야 한다고 거듭 강조하며, "MBC에서 우리가 제시한 협상안의 진의를 파악하지 못한 면도 있다. 그래서 월요일까지 지켜보겠지만, 아마 (파업까지) 그대로 가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이산> 제작진은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산> 담당인 조중현 MBC 드라마국 CP는 "그것(파업)은 한예조의 입장이고, 그날이 돼봐야 안다"며 "우리는 한예조와 계약을 하는 게 아니고, 김종학프로덕션과 계약을 하고, 그 쪽에서 배우들과 계약을 하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조 CP는 이어 "우리도 예전에 MBC 노조에서 민주화 투쟁을 하곤 했지만, 100% 참여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대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이산>을 연출하는 김근홍 PD는 현장의 분위기를 묻는 질문에 "별로 그런(이상한) 거 없다"고 전하기도 했다.

 

한편 한예조가 출연료 인상 문제로 파업을 벌이는 것은 1991년 6월 이후로 처음이다. 한예조는 MBC와의 협상이 마무리 되는대로 SBS를 상대로 서울 지노위에 조정신청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방송영화공연예술인노동조합은 1988년 설립돼 올해로 20주년을 맞이하는 대중문화예술인들의 산별 노조으로 탤런트지부, 성우지부, 희극인지부, 가수지부 등에 1만2000여 명이 가입돼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PD저널'(http://www.pdjournal.com)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태그:#예술인노조, #한국방송영화공연예술인노동조합, #한예조, #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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