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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화순군이 야3당에 의해 해임건의안이 제출된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장관을 지지하고 나서 파문이 예상된다.

 

화순군은 최근 농촌지역 지자체에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장관의 농정정책 지지 건의 협조문'과 건의안을 공문으로 발송해 논란이 되고 있다.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장관의 농정정책을 지지합니다'라는 제목으로 국회의장에게 보내는 건의안에는 "쇠고기 협상문제와 관련, 정운천 장관을 인책하기보다는 한미간의 정치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군은 건의안을 통해 쇠고기 협상이 "한미FTA 체결과 무관하며, 미국 축산농가협의회의 압력으로 인해 조급하게 체결된 것"이라며 "정운천 장관의 인책으로 해결될 문제라면 책임을 물어야겠지만 그보다는 한미간의 정치적 해결을 통해 재협상의 돌파구를 마련하고 국민적 합의를 통해 지혜롭게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건의했다.

 

아울러  "시군단위 유통회사 건립과 농어촌뉴타운건설 등 농촌을 살려보겠다는 정운천 장관의 의지가 실천될 수 있도록 국회차원의 배려를 바란다"고 밝혀 사실상 정운천 장관의 해임을 반대하는 의견을 냈다.

 

화순군 추진 사업에 차질 빚을까 '전전긍긍' 

 

화순군이 정운천 장관의 해임을 막기 위해 주도적으로 나선 것은 전완준 군수가 지난달 17일과 18일 이틀간 농림수산식품부 주관으로 수원에서 열린 '시장·군수 농정 워크숍'에 참석한 이후부터로 보인다.

 

전완준 군수는 워크숍 참석 이후 기업유치를 위해 꼭 필요하다고 했던 '인허가과' 신설을 포기하고 1시군 1 유통회사 설립과 농어촌뉴타운건설 등을 전담할 '농식품지원과' 신설을 골자로 하는 조직개편을 추진했다. 1시군 1 유통회사 설립 공모에 응모하기 위해 아직 구체적인 지침이 내려오지 않은 상황에서 농민들로부터 20억원규모의 출자금 출연약속도 받아 냈다.

 

전 군수는 올해 농업관련 예산을 지난해 대비 250억여원정도 증액하는 등 스스로 "농업에 올인하고 있다"고 말할 정도로 농업에 많은 지원을 하고 있으며 파프리카 농식품클러스터 구축과 시설원예현대화를 위해 농림수산식품부에 270억원 규모의 국고지원을 요청하고 예산확보에 자신감을 비추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운천 장관이 해임될 경우 정 장관이 그동안 추진해 왔던 농업정책이 흔들릴 수 있고 화순군의 조직과 기 추진 중인 사업에도 차질이 우려될 수밖에 없다고 본 것.

 

이에 대해 화순군 관계자는 "정운천 장관이 추진하는 농업정책이 화순군의 농업방향과 같고 이미 화순군은 조직을 개편하는 등 정 장관의 정책에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어 화순군이 추진하는 농업정책이 원만하게 추진돼야 한다는 차원에서 건의안을 제출하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 화순군농민단체협의회(회장 조영순, 이하 농단협)는 22일 화순군청 앞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일에 대해 전완준 군수의 공개사과를 요구했다. 또 "전국농민총연맹에서 이번 일을 보고 받고 대책을 논의하고 있어 향후 전국적인 파장이 일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날 농단협은 "전완준 군수가 정운천 장관의 정책을 지지한다고 한 것은 정 장관의 정책소견에 동의한다는 것이며 이는 쇠고기 협상을 포함한 정 장관의 잘못된 정책까지도 지지한다는 의미"라고 주장했다.

 

이어 "야당과 국민들이 정운천 장관의 해임을 요구하는 것은 잘못된 쇠고기협상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이라며 "군수의 말대로 정 장관의 정책이 좋은 것이라면 장관이 바뀌거나 정권이 바뀌어도 계속될 것"으로 굳이 구명운동을 벌일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또 정운천 장관의 정책지지 건의가 화순군수 명의로 이뤄진 이유와 정운천 장관의 구명운동의 주도자로서 화순군수의 입장과 앞으로의 계획 등을 묻고 이번사태의 책임을 지고 전완준 군수가 공개사과 할 것을 요구했다.

 

전완준 군수 "정운천 장관 정책 지지는 미 쇠고기 문제와 무관"

 

이에 대해 전완준 군수는 "정운천 장관의 정책을 지지한 것은 1시군1유통회사 등 정 장관의 5대 농업정책을 지지하겠다는 것으로 미국산 쇠고기 문제와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정운천 장관의 구명운동이 화순군수 이름으로 이뤄진 이유에 대해서는 전 군수는 "농림수산식품부 주관 시장군수농정워크숍과 관련 자신이 모신문에 농민에게 혜택을 주는 실질적인 정책을 펴 달라는 소감발표형식의 기고를 했는데 그것이 계기가 됐다"고 답변했다.

 

전완준 군수는 구명운동과 관련 "농민들의 강경한 반발도 예상했지만 농민들에게 보다 나은 정책이 돌아가도록 하고 더 많은 중앙정부의 예산을 끌어와 잘살고 살맛나는 농촌을 만들자는 차원에서 하게 됐고, 정책지지에 동의한 시장군수 명단공개여부는 시장군수들과 협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앞으로 어떻게 조치를 취하겠느냐는 질문에 "2년 안에 한우를 해외로 수출하겠다는 말로 답변을 대신하겠다"며 "어쨌든 농촌이 잘 사는 것이 자신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농단협은 기자회견을 마친 후 22일 오후 2시 서울에서 열리는  '미국산 쇠고기ㆍ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전국농민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서울로 출발했으며 대회가 끝난 후 구체적인 대응방안을 강구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농단협은 이날 기자회견문을 통해 "화순군이 정운천 장관의 정책을 지지하는 단체장들의 뜻을 모으려는 어처구니 없는 일을 했다"며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수입의 실질적 책임자인 정운천 장관의 정책을 지지하는 것이 농업과 농민을 살리는 길이냐"고 반문했다.

 

이어 "대다수의 국민들은 미국과의 쇠고기수입 협상과 관련 재협상과 대통령의 직접사과, 협상의 핵심책임자인 정운천 장관의 즉각해임을 요구하고 있다"며 "이 나라와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담보로 화순군만 잘 사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또 화순군에 정운천 장관의 농업정책 지지동의서 발송사건의 전말을 공개하고 이에 동의한 시장군수의 명단을 공개할 것과 사건의 책임을 지고 전완준 군수가 공개사과 할 것 등을 요구했다.

 

이와 관련 미국산쇠고기수입문제 해결을 위해 한시기구로 조직된 '광우병위험미국산쇠고기  전면수입을 반대하는 화순군민비상시국회의'에서도 24일 화순읍광덕지구 문화광장에서 여는 촛불문화제를 통해 이번 일을 강력하게 성토할 계획이어서 논란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야3당은 정운천 장관의 해임안을 23일에 반드시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는 상태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남도뉴스(http://namdonews.yestv.co.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화순, #미국산쇠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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