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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 20일 오후 2시] '정연주 사퇴 권고안' 상정 안돼

 

20일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KBS 임시 이사회는 2시간을 훌쩍 넘겨 낮 12시 10분까지 진행됐다. 총 11명의 재적 이사 중 9명이 참여에 높은 참여율을 기록했다. 불참한 이사는 김금수 이사장과 신태섭 이사(동의대 교수) 등 2명이다.

 

이번 회의는 21일로 예정된 정기 이사회를 하루 앞둔 시기인데다 김금수 이사장도 해외에 나가있는 상황에서 열린 임시 이사회이기에 '정연주 몰아내기'를 직접 겨냥한 회의라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실제로 이번 임시 이사회는 권혁부, 박만, 방석호, 이춘발, 이춘호 등 5명의 '친여 성향' 이사들이 소집을 요구했다.

 

이날 열린 임시 이사회에서 '정연주 사퇴 권고안'에 대해 상정을 주장한 이사는 있었으나 안건으로 상정되지는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리고 KBS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KBS 홍보팀은 "회의의 자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일제히 함구하기로 방침을 내세운 것으로 이사회 사무국이 전했다"고 밝혔다.

 

한편 21일 오후 4시에는 정연주 사장을 비롯하여 본부장급 이상 간부들이 모두 참여하는 KBS 정기 이사회가 열린다.

 

 

[1신 : 20일 오전 10시 15분] KBS 이사회, '정연주 사퇴 권고안' 상정할까

 

KBS 이사회가 20일 오전부터 임시 이사회를 열고 '정연주 사장 사퇴 권고안' 논의에 들어간다. 최근 물의를 빚은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의 '정연주 사퇴 종용' 발언 등 방송장악에 대한 정권의 압박이 노골화되는 상황에서 친여 성향의 이사들이 추진하는 회의라 적잖은 논란이 예상된다.

 

또한 방송법에 따르면 KBS 이사회는 KBS 사장의 면직에 대한 어떠한 권한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명백한 월권행위"라는 비난도 일고 있다. 이사회는 사장을 대통령에게 임명제청하는 권한만이 주어질 뿐, 법적으로 임기가 보장된 사장의 면직에 관한 권한은 없다.

 

이를 두고 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 소속 활동가 등 3명은 "최시중씨와 일부 KBS 이사들의 처신은 임기가 보장된 공영방송의 사장까지 쫓아내며 KBS를 장악하려는 이명박 정부의 시도에 들러리 서는 것"이라고 맹비난하며 KBS 본관 앞에서 '임시 이사회 소집 규탄 1인 시위'에 돌입했다.

      

'정연주 축출' 시작으로 방송장악 음모 가시화 조짐

 

KBS 이사회의 현행 규정상 전체 재적 이사 11명 중 과반이 찬성해야 결의안이 통과될 수 있다. 하지만 친여 성향의 이사는 5명 정도로 꼽히고 있으며, 신태섭 교수(동의대)등 6명의 이사는 '사퇴 권고안'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라 결의안 통과는 쉽지 않을 예정이다. 또한 사퇴권고 결의안이 이사회를 통해 채택된다 하더라도 법적인 효력이나 구속력은 없다.

 

하지만 '정연주 축출'을 위시한 정부여당의 '방송 장악 음모'가 점차 가시화됨에 따라, 이에 대한 언론·시민사회계의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다. 사실상 이번 임시 이사회의 소집도 방송통신위원회의 입김에 따라 치밀하게 진행된 시나리오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지난 12일 김금수 KBS 이사장을 만나 "최근 미국산 쇠고기 파문 확산과 이명박 정부의 지지율 하락이 방송 때문이며 그 원인 중 하나가 조기 사퇴 요구에도 불구하고 자리를 지키고 있는 KBS 정연주 사장 때문"이라는 발언을 한 것이 대표적인 압박 사례다. 이는 사실상의 이사회를 통한 조기 사퇴 압력이라는 것.

  

게다가 '정연주 사퇴'를 반대하는 한 이사가 학교와 정부로부터 '물러나라'는 협박 및 회유를 받았다는 사실이 밝혀짐에 따라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KBS 이사인 신태섭 교수(동의대)는 학교 측으로부터 "(정부로부터) 학교가 불이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학교를 위해 KBS 이사직에서 물러나 달라"는 부당한 압력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실제로 동의대 측은 KBS 이사직 사퇴를 거부한 신 교수를 징계위에 회부하여 그의 해임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KBS 본관 앞서 임시이사회 소집 규탄 1인시위 

 

임시 이사회 시작에 앞서 이날 오전 9시 30분부터 KBS 본관 앞에서 "KBS이사회는 이명박 정부의 공영방송 장악 음모에 들러리서지 말라"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1인 시위가 진행 중이다. 1인 시위에는 민언련 박진형 모니터부장, 전국축협노동자단체 김희봉 대전충남본부장, '안티 이명박'카페에서 활동중인 누리꾼 이상배(27)씨가 참여했다.

 

민언련 박진형 모니터부장은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뒤 공공기관의 단장들을 재신임이라는 이유로 다 쫓아내면서 노골적인 코드인사에 나서고 있는데 그 핵심타겟이 정연주 사장"이라며 "방통위 차원에서 정 사장을 물러나게 하기 위해 이사회를 압력하고 있고, 이사회는 그에 따라 권한도 전혀 없는 사퇴 결의안이란 것을 억지스럽게 통과하려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박 부장은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은 쇠고기 파동 등으로 일어난 전국민적인 분노를 국정쇄신의 계기로 삼지 않고 공영방송과 정연주 사장의 책임으로 돌리고 있다"며 "정치적인 독립성을 담보하기 위해 보장된 KBS 사장의 임기를 묵살하고 자신의 입맛에 맞는 사람을 앉히기 위해 온갖 공작과 음모를 벌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국축협노동자단체 김희봉 대전충남본부장은 "지난 5월 6일 이후로 KBS가 광우병 소 수입을 다루는 방송의 논점이 점점 흐려지고 있다"며 "이는 공영방송의 독립성을 해치는 정권 차원의 언론 탄압이 계속해서 자행되고 있기 때문이고 대표적인 사례가 '정연주 축출' 음모"라고 주장했다. 

 

'안티 이명박' 카페에서 활동 중인 이상배(27)씨도 "이전 정부가 임명한 사장이라고 해서 내쫓고 새 사장을 앉히려 하는 것은 정부의 입맛에 맞는 사람을 통해 공영방송을 좌지우지하려는 취지"라며 "이 사태를 절대 두고만 볼 수가 없어서 여기 나왔다"고 밝혔다.   
  
KBS 내부는 엇갈린 반응... 미묘한 시각차

 

KBS 내부는 다소 복잡한 양상이다. KBS PD협회 등의 직능단체에서는 '정연주 축출'음모와 임시 이사회 소집을 강하게 비난하고 나선 반면, KBS 노동조합은 계속해서 "정연주는 즉각 KBS를 떠나라"고 외치고 있다.

 

KBS PD협회, 기자협회, 경영협회 등 3개 단체는 지난 16일 공동성명을 통해 "정부는 지금 무리수를 두어서라도 하루빨리 정연주 사장을 몰아내고, KBS를 권력의 손아귀에 넣으려하는 심산을 가지고 있다"며 "이명박 정부와 방송통신위원회 그리고 권력의 편에서 부스러기라도 주우려는 일부 인사들에게 경고한다. KBS를 장악하려는 사악한 음모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계속해서 '정연주 사퇴'를 주장해 온 KBS 노조는 "정권의 방송장악 움직임이 있는 것은 심히 우려스럽지만 이를 빌미로 정연주 사장을 보호하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다"며 "절대로 정연주 사장과 KBS의 미래를 함께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미묘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태그:#정연주, #KBS, #최시중, #이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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