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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보기 아까운 남해 일출 광경. 섬과 섬 사이에서 떠오르는 일출 광경은 잠시 낚시를 멈추고 감상하기에 충분했다.
▲ 남해 일출의 아름다운 광경 혼자보기 아까운 남해 일출 광경. 섬과 섬 사이에서 떠오르는 일출 광경은 잠시 낚시를 멈추고 감상하기에 충분했다.
ⓒ 김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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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바다낚시 갈까요?"
"좋죠~ 근데 몇 시에 출발하나요?"
"새벽 2시쯤에는 출발해야 여유로울 겁니다."
"네? 새벽 2시요? 저야 잠 안자고 기다리다 차타고 자면 괜찮겠지만 운전하시는 분은 피곤하실텐데요?"
"……"
(잠시 침묵 후) 
"이왕에 말 나온 거 갑시다! 쫌 피곤하면 어때요."

누군가의 입에서 횟감은 뭐가 좋고, 어쩌고 저쩌고 하다가 요즘 잘나온다는 도다리를 직접 잡아서 자연산으로 먹자는 말이 나와, 누가 말리기도 전에 갑자기 바다낚시를 가기로 결정되었다.

그렇게 바다낚시를 떠나기로 합의를 보고 각자의 집을 향해 발길을 돌렸다. 완연한 봄 날씨였지만 새벽녘에는 아직 서늘한 바람이 불기 때문에 옷가지를 챙기고, 출발하기 전까지 잠깐이나마 눈을 붙이기 위해서다.

저녁을 먹고 강한 바닷바람을 견딜 옷가지를 챙겨 놓은 뒤 잠시 눈을 붙였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휴대전화 벨소리가 잠을 깨웠다. 시간이 됐으니 약속된 장소로 모이라는 전화였다.

눈꺼풀을 떼어내고 옷가지를 주섬주섬 챙겨 입은 뒤 비몽사몽 약속장소로 향했다. 그곳에는 벌써 동료들이 나와 기다리고 있었다. 아이스박스, 낚시대 등 준비물을 확인한 뒤 곧바로 목적지를 향해 출발했다.

경남 진해로 GO~GO~... 초행길 천신만고끝에 도착

일행들이 바다낚시를 즐길 곳은 바로 청정 남해의 항구도시 진해였다.

충남 계룡을 출발한 지 어느덧 3시간 남짓. 정신없이 자다가 눈을 떠보니 목적지 부근에 도착해 있었다. 하지만 초행길에 목적지를 찾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리저리 헤매이다 결국에는 조금 이른 시간이긴 했지만 하루 동안 일행들의 낚시를 도와 줄 선장에게 전화하기로 했다.

"바로 그 옆인데요. 잘 찾아오셨네."

얼마나 반갑던지, 전화를 끊고 일행 모두가 하나같이 한숨을 쉬었다. 동시에 만면에는 웃음이 가득했다.

선장의 안내로 배가 출발할 항구에 차를 주차한 일행들은 배가 출항하기만을 기다리며 차 안에서 요기를 하기도 했고, 잠시 눈을 붙이기도 했다.

일행들의 바다낚시를 인도한 한성호의 모습.
▲ 낚시배 일행들의 바다낚시를 인도한 한성호의 모습.
ⓒ 김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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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6시. 약속한 출항시간이 다가오자 저만치 어둠속에서 일행들을 인도할 선장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선장은 도착 즉시 바로 배를 점검하더니 이내 힘찬 시동을 걸었다.

"혹 멀미하시는 분이 있으면 멀미약을 드세요. 멀미약을 붙이시던가. 오늘 파도가 좀 있어서요."

그동안 한 번도 멀미를 해본 적이 없었지만 선장의 말을 듣고는 곧바로 멀미약을 마셨다. 그리고는 아이스박스 등 준비해 온 물건들을 배에 옮겨 실었다. 배에 탄 일행들은 출발 전에 먼저 서약서에 서명을 하고 난 뒤 커피를 마시며 추위를 녹였다.

남해 일출, 태어나서 처음보는 광경에 감탄사 연발

마치 애국가에 나오는 일출의 모습처럼 아름답기도 하지만 왠지 가슴이 북받쳐 오른다.
▲ 남해 일출 마치 애국가에 나오는 일출의 모습처럼 아름답기도 하지만 왠지 가슴이 북받쳐 오른다.
ⓒ 김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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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찬 엔진소리를 내며 마침내 일행들이 탄 배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낚시대를 던질 장소까지 이동하는 동안 주위에는 어둠을 뚫고 나온 배들이 벌써부터 자리를 잡고 있었다.

일행이 탄 배도 약 30여분을 이동해 자리를 잡고는 그곳에 닻을 내렸다. 배가 이동하는 동안 서서히 날이 밝아오기 시작하더니 그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남해의 일출이 장관을 연출하고 있었다. 낚시하는 방법에 대해서 일장 연설을 늘어놓던 일행들은 모두가 합죽이가 된 듯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아름다운 일출을 감상하기만 했다.

특히, 섬과 섬 사이에서 떠올라 산꼭대기에 걸린 태양의 모습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장관이었다. 이런 장관을 놓칠세라 나는 아름다운 일출을 카메라에 담았다.

일행이 도다리를 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첫 수확 일행이 도다리를 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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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출이 진행되는 동안 다른 일행들보다 서둘러 낚시대를 던져놓았던 동료 한 명이 도다리 한 마리를 건져 올렸다.

'오자마자 얼마 되지 않아서 걸리는 걸 보니 오늘 수확량이 꽤 괜찮겠군.'

하지만 내 생각과는 달리 이날의 바다낚시는 낚시보다 일출과 주변 경관을 구경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첫 번째 닻을 내린 뒤 한 시간이 넘도록 그 한 마리가 전부였으니 말이다.

이곳저곳을 옮겨가며 계속해서 낚시대를 던졌지만 역시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지나가는 다른 배에서 낚시를 즐기던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나 보다.

거제에 있다는 대통령 별장. 일행을 인도한 선장의 말에 따르면 지금은 거제군으로 넘어갔다고 전했다.
▲ 대통령 별장? 거제에 있다는 대통령 별장. 일행을 인도한 선장의 말에 따르면 지금은 거제군으로 넘어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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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건설 능력은 세계가 인정하는 만큼 대단하다. 깊이를 알 수 없는 바다 한 가운데에 섬과 섬을 잇는 교량을 건설하고 있는 모습이다.
▲ 섬과 섬을 잇는 가교 대한민국의 건설 능력은 세계가 인정하는 만큼 대단하다. 깊이를 알 수 없는 바다 한 가운데에 섬과 섬을 잇는 교량을 건설하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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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의 한 켠에 자리잡고 있는 정자의 모습. 정말로 운치있어 보였다.
▲ 운치있는 누각 섬의 한 켠에 자리잡고 있는 정자의 모습. 정말로 운치있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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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바다낚시는 제대로 즐기지 못했지만 이곳저곳 장소를 이동하면서 대통령 별장도 보았고, 섬과 섬을 잇기 위해 바다 위에 짓고 있는 교량 공사 모습, 섬의 한 켠에 운치 있게 자리 잡고 있던 이름 모를 누각,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아름다운 섬들의 모습 등을 봐 눈은 즐거웠다. 또 배 위에서 바닷물로 지은 밥은 잊을 수 었는 맛있는 추억이다.

일행들이 잡은 물고기의 모습.
▲ 하루종일 잡은 물고기 일행들이 잡은 물고기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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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항해서 항구로 다시 돌아가야 하는 약 8시간 동안 일행들은 비록 도다리 8마리, 놀래미 4마리 등을 잡아, 목표했던 어획량은 채우지 못했지만 돌아가는 모습에는 밝은 웃음이 있었다.

한편, 이날 잡은 물고기와 태어나서 처음 본 남해의 아름다운 일출은 내 기억 속에서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태그:#진해, #바다낚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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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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