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우리 안의 세종대왕, 한국형 리더십을 찾아라!'라는 제목의 제1회 한국형 리더십 컨퍼런스 모습.
▲ 한국형리더십 컨퍼런스 '우리 안의 세종대왕, 한국형 리더십을 찾아라!'라는 제목의 제1회 한국형 리더십 컨퍼런스 모습.
ⓒ 김영조

관련사진보기


오늘은 세종대왕 탄신일이다.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인물로 꼽는데 주저함이 없는 세종대왕. 학자들은 세종의 나라 경영능력이 뛰어났다고 말한다. 이에 세종대왕의 리더십을 본격적으로 확인하는 학술회의가 열렸다.

바로 어제 14일 이른 10시에 열린 '우리 안의 세종대왕, 한국형 리더십을 찾아라!'라는 제목의 제1회 한국형리더십 컨퍼런스가 그것.

이번 컨퍼런스는 한국리더십연구회와 세종국가경영연구소가 주최하고 한국학중앙연구원, 포스코가 후원했다. 먼저 손욱 한국형리더십연구회장의 개회사, 김정배 한국학중앙연구원장의 환영사, 윤석만 포스코 사장의 축사가 있었다.

'세종 리더십과 국가경영'이란 제목으로 기조연설을 하는 이홍구 전 총리.
▲ 이홍구 '세종 리더십과 국가경영'이란 제목으로 기조연설을 하는 이홍구 전 총리.
ⓒ 김영조

관련사진보기


이어서 단상에 오른 이홍구 전 총리는 '세종리더십과 국가경영'이라는 제목으로 기조연설을 했다.

"세종이 추구한 국가경영 목표 중 '이 땅에서 함께 살아가는 백성이 어떻게 사는 것이 좋은가?'가 있었다. 곧 사람 중심은 대단히 확고했다. 또 '백성의 복지나 빈곤을 벗어나는 것만 가지고 삶을 윤택하게 할 수 없다는 차원의 아름다움 창조 곧 문화, 지식과 학문의 중시, 전통을 계속 보존하고 재창조하려는 것 등이 있었다.

세종은 또 이념 때문에 가능하지도 않은 것을 밀어붙이지 않은 대신 가능한 것을 찾아 구체화하고 실천한 지도자이며, 공론·대화의 정치를 펼쳐 인심 곧 민심이 모이게 하는 훌륭한 지도자였다."

이 전 총리의 기조연설이 끝난 뒤 숙명여대 가야금연주단의 '신치화평' 축하연주가 있었다.

숙명여대가야금연주단의 '신치화평' 축하연주 모습
 숙명여대가야금연주단의 '신치화평' 축하연주 모습
ⓒ 김영조

관련사진보기


점심이 끝나고 본격적으로 학술회의가 열렸다. 먼저 제1회의는 정윤재 세종국가경영연구소장을 좌장으로 하는 '세종, 그는 누구인가?'로 백기복 국민대 교수의 '세종의 창조 리더십', 송혜진 숙명여대 교수의 '세종의 문예감성과 연희의 정치', 구자숙 경희대 교수의 '세종의 동기분석', 박현모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의 '세종의 화법' 발표가 있었다.

"세종은 난관에 봉착했을 때마다 돌파구를 마련하려고 신하들과 더불어 철저히 분석하는 태도를 보였다. 예를 들면 백성의 구휼을 위해 각 도별로 굶는 사람을 정확하게 조사해 보고하도록 할 정도였다. 또 세종은 성과를 내기보다는 과정을 중시하는 지도자였는데 이 시기에 중요한 모범일 것이다.
- 백기복 교수의 발표 중

제1회 한국형리더십 컨퍼런스 제1회의 발표 모습(왼쪽부터 백기복, 송혜진, 구자숙, 박현모)
▲ 제1회의 발표 제1회 한국형리더십 컨퍼런스 제1회의 발표 모습(왼쪽부터 백기복, 송혜진, 구자숙, 박현모)
ⓒ 김영조

관련사진보기


관심을 끈 것은 '세종학의 권위자'라고 불리는 한국학중앙연구원 박현모 교수의 '세종대왕 화법'이었다.

"세종은 회의할 때 신하들의 말을 일단 수긍함으로써 상대방의 마음을 누그러뜨리되 최종적으로는 국왕 자신의 판단과 책임 아래에 일을 추진했다. 좀처럼 목소리를 높이거나 화를 내지 않았으며, 지나치게 현학적이거나 토론만을 위한 회의가 되지 않도록 세심히 배려하여 구성원들이 화합하는 가운데 좋은 결론을 도출할 수 있도록 했다.

회의의 안건을 제시한 다음 '어떻게 하면 좋겠는가'라고 질문을 던지고 멈춰서(止) 신하들의 말을 기다렸다. '차마 하지 못하는 마음'으로 말을 줄임으로써 신하들의 입을 열게 하였다. 그 결과 신하들은 마음속에 있는 아이디어와 방책들을 쏟아놓았다."

박현모 교수는 현대 권력자들이 이런 세종의 화법을 본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세종은 지하에서 대통령이 제발 회의 좀 잘해달라고 하는지 모른다고 해 청중들의 폭소를 자아냈다.

'세종대왕의 국가경영'이란 제목의 제2회의는 손욱 한국형리더십연구회장을 좌장으로 박현모 교수의 '세종의 재상임용과 인재경영', 백기복 교수의 '권농(勸農)과 세종의 리더십', 노영구 국방대 교수의 '세종의 전쟁 수행과 리더십', 고려대 박홍규 교수의 '세종의 정치술과 탈(脫) 태종' 발표가 이어졌다.

"'착한 사람에게 일을 맡기면 처음엔 굼뜨고 실수하기도 하지만, 오래갈수록 더욱 조심하여 책무를 완수한다. 반면에 유능하다고 알려진 사람들은 처음엔 제법 능숙하지만 결국엔 자기 개인적인 일을 구제하는 데 급급하다'라고 한 세종은 인재를 뽑을 때 마음 바탕이 착한가를 맨 먼저 살폈다. 현대 정치에서도 중요한 방향 아닐까?"
- 박현모 교수 발표 중에서

제1회 한국형리더십 컨퍼런스 제2회의 발표 모습(왼쪽부터 박현모, 백기복, 노영구, 박홍규)
▲ 제2회의 발표 제1회 한국형리더십 컨퍼런스 제2회의 발표 모습(왼쪽부터 박현모, 백기복, 노영구, 박홍규)
ⓒ 김영조

관련사진보기


또 노영구 교수는 파저강 야인 정벌을 1, 2차로 나누어 상세히 설명하며 세종에게 성공리더십만이 아니라 실패리더십도 있었음을 같이 보자고 말했다.

"파저강 야인 및 전쟁에 대한 정보의 급증과 세종의 전쟁 수행 경험은 아이러니하게도 현장 지휘관에 대한 통제와 구체적 작전 계획 수립에 대한 직접적인 관여로 나타났다. 이는 2차 정벌 때 정보의 과잉과 작전에 대한 통제가 실제 전투에서는 부작용이 되어 1차와는 달리 실패한 전쟁이 되었다."

이어서 박홍규 교수는 조말생 사건과 양녕대군 문제를 상세히 거론하며 태종의 정치와 세종의 정치를 비교했다.

"태종의 정치가 폭력과 죽음을 수반한 '의(義)의 정치'였다면, 세종의 정치는 소통과 관용을 통해 모든 존재가 생(生)을 이루어가는 '인(仁)의 정치'였다. 세종은 선임자 부왕의 유산을 공공연히 부정하지 않았으며, 급격한 변화를 추구하지도 않았고, 더구나 자신의 정치를 위해 억압을 강요하지도 정치적 죽음을 부여하지도 않았다. 그러면서도 그는 자신의 정치적 원칙과 방식을 한결같이 유지하고 관철했다."
- 박홍규 교수 발표 중에서

그러면서 그는 나라 경영은 새로운 사람만 쓰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예전의 정치를 지금 어떻게 잘 녹여내는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제1회 한국형리더십 컨퍼런스에서 회의 직전 요점을 정리한 영상들을 보여주어 청중의 이해를 도왔다.
▲ 세종 영상 제1회 한국형리더십 컨퍼런스에서 회의 직전 요점을 정리한 영상들을 보여주어 청중의 이해를 도왔다.
ⓒ 김영조

관련사진보기


제2회의가 끝난 뒤 토론에서 한국학중앙연구원 한형조 교수는 "세종 성공의 비법 중에서 콤플렉스가 없었고, 신하들과 권력을 다투지 않았다는 것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아빈저연구소 서상태 교수도 "세종은 '자기 중심성'을 극복하고 인간 중심과 인재의 잠재된 능력을 끌어내는 데 성공했기에 커다란 업적을 이룰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는 역시 이 시대에도 이런 세종의 인간중심, 잠재능력 끌어내기를 통치의 중심 사상에 놓아야 할 것임을 말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세종시대 재상들의 국가경영'이란 주제의 제3회의는 김홍우 서울대 명예교수를 좌장으로 배병삼 영산대 교수의 '동양고전에서 본 재상의 위상', 이종묵 서울대 교수의 '변계량, 인재의 선발과 재교육', 송혜진 숙명여대 교수의 '맹사성, 스토리텔링과 감성리더십', 이숙인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의 '황희, 장수재상의 비밀', 강문식 서울대 교수의 '허조, 국가시스템의 정비' 등의 발표가 있었다.

제1회 한국형리더십 컨퍼런스 제3회의 발표 모습(두 연단에서 발표하는 이는 이종묵, 왼쪽부터 발표자 송혜진, 이숙인, 강문식)
▲ 제3회의 발표 제1회 한국형리더십 컨퍼런스 제3회의 발표 모습(두 연단에서 발표하는 이는 이종묵, 왼쪽부터 발표자 송혜진, 이숙인, 강문식)
ⓒ 김영조

관련사진보기


강문식 교수는 "허조 리더십의 가장 기본적인 원천은 철저한 자기 관리를 통해 구축한 도덕성과 부지런하고 공정한 공직 수행 자세에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여기에 당대 최고의 예학자였던 전문성, 그리고 자신의 원칙을 철저히 지키고 이를 정책에 반영하여 일관성 있게 추진하는 태도 등이 어우러지면서 세종대 국정 시스템 정비 사업을 주도적으로 이끈 리더십이 완성되었다"고 강조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다음 블로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한국형리더십, #세종국가경영연구소, #한국리더십연구회, #세종, #박현모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으로 우리문화를 쉽고 재미있게 알리는 글쓰기와 강연을 한다. 전 참교육학부모회 서울동북부지회장, 한겨레신문독자주주모임 서울공동대표, 서울동대문중랑시민회의 공동대표를 지냈다. 전통한복을 올바로 계승한 소량, 고품격의 생활한복을 생산판매하는 '솔아솔아푸르른솔아'의 대표를 하고 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