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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일보>는 13일 1면에 '쇠고기 협상 총체적 부실'이라는 기사를 싣고 "영어도 모르는 정부가 협상은 어떻게 했냐"는 지적도 일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중·동이 변했다?

 

그동안 한-미 수입 쇠고기 협상에 대한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의 보도행태는 네티즌과 시민들의 성토 대상이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대한 논조가 불과 1년 만에, 정권 교체 이후 180도 바뀐 후안무치함에 사람들은 손가락질 했고, 시민들의 촛불에 '배후론', '방송탓', '괴담론' 등을 들먹이며 찬물을 끼얹으려는 몰상식함에 사람들은 등을 돌렸다. 정부의 부실한 협상 내용이 드러날 때도 애써 그를 외면해 "보수신문이라는 부르는 것도 아깝다"는 독설까지 들어야 했다. '조중동, 미친 소 너나 처먹어' 등의 구호는 여중고생들이 주도한 촛불 문화제의 단골 메뉴로도 등장했다.  

 

그랬던 조·중·동이 13일, 14일 사설을 통해 한미 쇠고기 협상에 대한 정부의 책임을 지적하고 나섰다.

 

한 발 앞선 <조선일보>, 자기 반성 없이 정부 탓만 해

 

 <조선일보> 14일 사설

<조선일보>는 <중앙>,<동아>보다 한 발 앞서 '변신'했다. <조선일보>는 지난 13일 1면에 '정부, 동물성사료 사용규정 오역'과 '쇠고기 협상 총체적 부실'을 싣고 정부를 비판했다.

 

기사 '쇠고기 협상 총체적 부실'에서는 "정부가 미국과의 쇠고기 협상을 졸속으로 한 데 이어, 실현 가능성이 낮은 사후대책을 내놓는가 하면 쇠고기 협상 내용까지 오역하는 어처구니없는 일들이 속출하고 있다"며 "'영어도 모르는 정부가 어떻게 협상을 했는지도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고 비판했다.

 

또 사설 '쇠고기 고시 15일 발표... 정부 끝까지 할 일 다 했나'에서 "9명으로 구성된 정부 점검단이 4개 조로 나뉘어 움직인다 하더라도 2주일이 채 안 되는 기간에 미국 전역에 걸쳐 있는 도축장을 얼마나 꼼꼼하게 살펴볼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15일 쇠고기 고시를 하는 것은) 정부가 점검단을 보내놓고는 그 결과 보고를 기다리지 않고 쇠고기 수입을 밀어붙이는 모양이 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은 정부가 애당초 미국 쇠고기 문제에 안이하게 대처했기 때문"이라며 "▲기껏 일부 언론의 허위사실 유포에 강력히 대처할 것이라고 먹히지 않는 엄포를 놓았을 뿐, ▲인터넷을 통한 다매체 쌍방향 미디어시대에 여론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흘러가는지에 대한 무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나 사설 어디에도 그동안 자신들이 MBC 등 일부언론을 탓하고, '인터넷 괴담'을 주장한 것에 대한 일언반구의 언급도 없다. 단지 정부에게 모든 책임을 돌리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14일 사설 '쇠고기 오역이 드러낸 한심한 국제협상 맨파워'에서는 '오역파문'을 공무원 개개인의 능력 부족으로 판단하는 등 전날의 강경한 태도가 무색할 만큼 후퇴한 논조를 보이기도 했다.

 

"지금까지 한미FTA와 미 쇠고기 수입 불가피성 감안"했던 <중앙일보>

 

 한 누리꾼이 팻말을 통해 조중동을 규탄하고 있다.

이날 <중앙일보>는 사설 '이제 농림부 장관은 물러나야'를 통해 강하게 정부를 비판하고 나섰다.

 

<중앙일보>는 "지난 보름간 농림수산식품부의 거듭된 헛발질을 단순히 소통부족으로 덮고 가기에는 사안이 너무 심각하다"며 "이쯤 해서 농림부 장관이 총체적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앙일보>는 이명박 대통령이 "국민과의 소통문제에 있어 다소 부족한 점이 있었다"고 말한 것에 대해서도 "물론 앞으로 정책 홍보에 신경을 쓰고 대국민 설득에 힘을 기울이면 이런 실수가 반복되지 않을지 모르지만 단순한 소통부족이 아니라 총체적 무능이 근본원인이라면 처방전은 달라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농림부 장관이 물러나야 국회 비준이 불투명해진 한·미 FTA 불씨를 되살리고, 우리 사회가 광우병 사태에 냉철하고 이성적인 접근을 할 수 있다"며 "청와대도 야당이 해임 건의안을 내기 전에 결단을 내리는 것이 국민에 대한 예의"라고 제언하기도 했다.

 

갑작스럽게 바뀐 논조에 대한 '변명'도 잊지 않았다. <중앙일보>는 이날 사설 앞머리에  "미국 정부는 광우병이 발생하면 쇠고기 수입을 중단하겠다는 한국의 입장을 받아들였다"며 "지금까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미국산 쇠고기 수입의 불가피성을 감안해 이번 협상을 이해하려는 쪽에 있었다"고 말했다.

 

더불어 "이제 큰 고비는 넘긴 만큼 그동안의 과정을 차분히 복기해볼 필요가 있다"며 자신들의 변신에 대한 명분을 제공하기도 했다. 그러나 <중앙일보>는 불과 하루 전인 13일 사설 '한·미 FTA 비준을 쇠고기 수입과 연계 말라'를 통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는 검역의 문제일 뿐 본질적으로 한·미 FTA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며 야당을 집중 성토한 바 있다.

 

<동아일보> "정부 미숙하게 협상했다 그러나 이제 국민도 냉정 찾아야"

 

 <동아일보> 14일 사설

<동아일보>와 이날 미국의 동물성 사료 관련 연방관보 내용을 오역한 것을 지적하며 정부를 비판했다. 그러나 야당과 시민사회을 향해 "어떻게 하는 것이 진정 국익을 지키고 국민 불안을 덜어주는 길인지 냉철히 판단해야 한다"며 충고하기도 했다.

 

<동아일보>는 이날 사설 '쇠고기, 정부는 자성하고 야당은 수습에 협력해야'를 통해 "광우병이 발생했는데도 즉각 쇠고기 수입중단 조치를 취하지 않기로 합의한 것은 국제수역사무국(OIE) 규정에 따랐다 하더라도 국민의 불안감을 증폭시킬 소지가 있었다"고 뒤늦게 지적하고 나섰다.

 

<동아일보>는 "정부의 이번 협상은 시기와 내용 면에서 미숙함을 드러냈다"며 "미국의 동물성 사료 관련 연방관보 내용을 정부가 오역해 보도자료를 만든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실수"라고 비판했다. 더불어 "정부는 지금이라도 협상의 문제점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며 "가능하다면 15일로 예정된 '쇠고기 고시'를 연기해서라도 추가 보완책 마련과 함께 야당과 국민 설득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러나 <동아일보> 사설 어는 곳에서도 그동안의 논조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는 찾아볼 수 없다.

 

이날 <동아일보>는 미 무역대표부 수전 슈워브 대표가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할 경우 쇠고기 수입을 즉각 중단하겠다"는 한승수 국무총리의 성명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을 지적하며 "미국이 협상 후 태도를 바꾸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국민이 불안해하는 부분을 다소 보완할 수 있게 됐다"며 이번 '변신'에 대한 해명을 대신했다.

 

게다가 "국민도 이제 냉정을 찾아야 한다"며 "정부의 협상 미숙과 광우병 위험은 별개의 문제"라고 선을 그어 미국산 쇠고기 수입문제에 대한 기본적인 입장의 변화는 없음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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