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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 내리던 비는 멈췄지만 바람이 찼다. 하지만 열기는 식을 줄 몰랐다. 10일 저녁 울산에서 처음 열린 미국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에는 엄마와 함께 온 초등학생부터 중고교생, 대학생, 교사, 소를 키우는 농민까지 다양한 시민들이 참석했다.  

 

촛불시위가 시작된 저녁 7시경 300여명이던 참가자는 비가 오락가락 하는 궂은 날씨 속에도 한 시간 후인 8시경 배로 불어났다.

 

촛불시위가 열린 울산 최고 번화가 남구 삼산동 롯데백화점 광장에는 겨울 날씨를 연상시키듯 찬바람이 거셌다. 7시가 조금 넘자 주최 측인 '한미FTA저지 울산운동본부'가 준비한 '광우병 소'를 다룬 MBC <PD수첩> 화면이 소개됐다.  

 

이어 자유발언대에서 참가자들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마이크를 잡은 울산 J여고 학생은 "우리가 왜 미친소를 먹어야 합니까"라고 외쳤고 참가자들의 박수와 함성이 터져 나왔다.

 

20대 여성이 "미친소를 어디에 보낼까요" 하고 참가자들에게 묻자 "미국" "일본" "청와대"라는 소리가 터져나왔다. 이 여성은 "미친소를 청와대로 보냅시다"고 외쳤다.

 

20대 청년은 "정부가 광우병이 발생하면 수입을 중단하겠다고 하는데, 잠복기 10년인 광우병에 걸린 뒤 수입을 중단하면 뭐하나"며 "우리는 살고 싶다"고 했다.

 

한 여고생은 마이크를 잡고 "11일 저녁 울산대공원에서 학생들만의 촛불문화제를 연다. 학생여러분 많이 참여해 주세요"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한우를 키우는 농민들도 참석했다. 울주군에서 소를 키운다는 50대 농민은 "촌사람을 이렇게 도와주셔서 정말로 고맙습니다. 우리가 살아갈 길은 시민여러분이 도와 주시는 것 밖에 없습니다"고 해 참가자들의 격려 박수를 받았다.

 

미국소 뿔 가면을 쓴 남자 중학생은 "친구들이 가자고 해 왔다"며 "대통령 너무 해요"라고 말했다. 

 

전교조 소속 교사들은 '학교학원화 저지' '대학까지 무상교육' 등 글을 적은 피켓을 들고 나오기도 했다.

 

울산 H여고 한 교사는 "학생들과 오늘 행사에 대한 교감은 전혀 없었다"며 "학생들이 TV와 인터넷을 보고 오늘 촛불시위에 참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에서는 중고교생들이 자체적으로 11일 오후 7시부터 울산대공원에서 촛불문화제를 열고, 롯데백화점 광장에서는 매일 촛불시위가 열릴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미국산 쇠고기 수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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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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