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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맛에 맞는 주장만 골라 싣는다?

 

8일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은 '광우병과 쇠고기 안전성'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토론회에서는 MM유전자 문제나 화장품을 통한 감염 등에 대해 의견이 분분했다. 그러나 수구 보수신문들은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우려가 없다'는 자신들의 주장에 맞는 의견들만 기사로 실어 '과학자들도 안전하다더라'며 여론을 호도하려 들었다. 특히 <동아일보>는 1면과 3면 전면에 걸쳐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주장을 실었다.

 

 조선일보 5월 9일자 5면 <"광우병 사라지는 중""화장품 통한 감염 확률 낮아">

 

<조선> 5면 : "광우병 사라지는 중" "화장품 통한 감염 확률 낮아"

<중앙> 4면 : "MM유전자 논란 김용선 교수 논문 인간광우병과는 다른 질병 다룬 것"

<동아> 1면 : "광우병 괴담, 근거없는 과장 많다"

<동아> 3면 " "광우병 통제 가능…5년 뒤엔 사라져", "잠복기 염두 두고 안정선 따져봐야", "유럽선 24개월 이상 소부터 면밀히 검사 수혈 감염 등 대비 과학적인 대책마련 필요 혼란 줄이려면 위험예측시스템 만들어야"

 

다른 언론의 보도를 보면 이들 신문이 집중 부각한 주장들과는 다른 주장들도 이날 토론회에서 나왔다. 예를 들어 서울대 광우병연구실 소장인 우희종 교수는 "SRM을 제거하는 방법으로는 광우병 위험을 완전히 차단할 수 없다", 김상윤 교수는 "증상이 아주 심한 소라면 살코기가 문제가 될 수도 있다", "도축 과정에서 살코기가 뇌나 뇌척수액에 오염되는 것이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MM유전자 논란에 대해서도 우 교수는 "MM형 유전자가 발병 감수성과 관련이 있다는 것은 김용선 교수의 2004년 논문뿐만 아니라 교과서에도 실려있다"면서 "단정적으로 상관이 없다는 식으로 얘기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화장품 등에 쓰이는 젤라틴이나 콜라겐으로 인해 감염이 될 가능성도 제기"했다.

 

한편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홈페이지를 통해 "소 단백질이 사용된 화장품을 상처 난 피부 등에 사용하면 단백질이 흡수될 수 있음이 실험으로 확인됐다"며 결론적으로 소 유래 단백질이 포함된 화장품을 사용할 경우 광우병 감염 위험이 일정부분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수구보수신문들이 '괴담' 취급했던 '화장품을 통한 광우병 감염 우려'가 근거없는 주장이 아니라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동아일보>의 계속되는 배후론·음모론 '공세'

 

<동아일보>는 9일에도 5면, 10면, 사설 등에서 미국산 쇠고기 반대 움직임을 '배후론', '음모론', '색깔론'으로 덧씌워 공격했다.

 

 동아일보 5월 9일자 5면 <일부 모임 정관 "이명박 당선무효가 1차 목적">

 

5면 : 일부 모임 정관 "이명박 당선무효가 1차 목적"

 

<동아일보>는 촛불집회를 주도한 온라인 일부 모임이 "광우병 파동 이전부터 다른 정치적인 행동에 참여"했고, "몇몇 운영진이 특정 정파와 관련돼 있다는 의혹도 나온다"며 촛불집회의 '순수성'을 흠집내려고 했다. 그러나 정당에 관련된 사람들이 미국산 쇠고기 전면 개방 반대 활동에 참여한다고 해서 촛불집회에 나온 그 많은 시민들이 전부 이들의 '선동'에 흽쓸렸다거나 특정 정파와 관련되어 있다고 몰아갈 수는 없다.

 

또한 <동아일보>는 이 기사에서 "주최 측은 감수성이 예민하고 유대감 또는 결속력이 좋은 10, 20대를 집회에 적극적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작업에 나섰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친소닷넷 카페지기가 "사회자는 권해효, 문소리, 박철민, 노정렬, 최광기 등 저명인사로 섭외하자"고 했다는 것을 그 근거로 들었다.

 

그러나 '촛불문화행사'에 대중적인 인사들의 참석을 제안하는 것은 '10대를 끌어들이기 위해' 등장한 색다른 방법이 아니다. 시민들이 관심을 갖도록 하기위해 각종 행사에 대중 예술인들을 섭외하는 것은 시민단체, 정당, 기업 등등 어디에서나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이다. 게다가 <동아일보>가 거명한 인사들을 보면 '10대의 눈높이'에 맞췄다고 할 수 없는 장년급 인사들이다. <동아일보>는 10, 20대가 이런 사람들의 이름만 보고 거리로 나올만큼 바보로 보이는 모양이다.

 

5면 : "시위 부추긴 세력 있다면 반드시 찾아내 처벌해야", "괴담 믿고 흥분한 아이들 시위현장 불상사 걱정돼", "사회 흔드는 광우병 괴담 유포 엄단해야"

 

이원희 교총회장과 공정택 서울시교육감, 우파성향 15개 단체 회견의 발언을 제목으로 부각하며 그대로 실어 '배후론' 확산에 나섰다.

 

10면 : "이참에 이 정권 타도" 막가는 북

"북한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전면 개방에 대한 대남비난 발언의 수위를 높이며 현 정부 타도 투쟁을 선동하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며 미국 쇠고기 전면 개방 반대에 '색깔론'을 덧씌웠다.

 

사설 : 광우병 부풀리기 방송, 진짜 의도 뭔가

MBC <PD수첩> <생방송 오늘아침>, KBS <생방송 시사투나잇> <생방송 세상의 아침> 등을 언급하며 거듭 '방송 탓'을 했다. "흑색 선전이나 다름없는 이런 보도로 우리나라는 지금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치르고 있다", "MBC나 KBS가 새 정부에 의한 민영화와 방송구조 개편을 막기 위해 정권 무력화를 기도하고 있다는 말도 나돈다"는 등 '음모론'적 주장도 서슴지 않았다.

 

<조선일보>, '국민건강' 원칙이 '수출원칙' 보다 중요한가

 

<조선> 5면 : '30개월 소'를 둘러싼 궁금증 문답풀이

 

 조선일보 5월 9일자 5면 <'30개월 소'를 둘러싼 궁금중 문답풀이>

<조선일보>는 이 기사에서 "30개월 이상은 거의 수입 안될 것"이라는 정부의 입장을 전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수출도 하지 않을 30개월 이상 쇠고기시장 개방을 왜 그렇게 고집는가에 대해 "미국은 앞으로 대만·일본 등과의 쇠고기 협상에 나설 예정이며, 여기에 대비해 모든 월령의 쇠고기시장을 열어야 한다는 원칙을 고집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말대로라면 미국은 '30개월 이상 소'를 팔지도 않으면서 '수출 원칙' 때문에 이 기준을 고집했다는 얘기다. 아울러 우리 정부는 국민의 '건강권 원칙'을 미국의 '수출 원칙' 앞에 포기했다는 말이 된다.

 

만약 미국이 대만·일본 등에도 30개월 이상의 쇠고기를 수출하지 않을 것이라면 이 '원칙'은 의미가 없으므로 미국이 '원칙' 때문에 30개월 이상을 고집했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한편 우리가 미국의 요구를 전부 들어줌으로써 대만·일본 등의 아시아 국가들이 쇠고기협상에서도 불리한 처지에 놓였다. 한국이 이들 국가에 '민폐'를 끼쳤다는 말까지 나온다. 그런데도 <조선일보>는 정부의 이러한 앞뒤도 맞지 않는 해명을 '답'이라며 그대로 전달하고 있다.

 

<조선> : [사설] 광우병 논문, 미디어가 부풀리고 정치권이 악용

 

 조선일보 5월 9일 사설 <"광우병 논문, 미디어가 부풀리고 정치권이 악용">

 

<조선일보>는 9일 사설에서 어제(8일) 중앙일보의 'MM유전자 논문' 저자 김용선 교수의 인터뷰 기사를 재탕해 여론호도에 나섰다. 사설은 "동양인은 MM 유전자형 비율이 서양인보다 훨씬 높다"며 "그런데도 인간 광우병 환자 207명 가운데 동양인은 한 명뿐이라고 한다", "미국에서 MM 유전자를 갖고 있는 사람은 1억 1000만 명을 넘지만 미국 쇠고기로 인한 광우병 환자는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서양에서 발병한 광우병에 동양인의 비율을 언급한 것 자체도 말이 되지 않지만 김용선 교수가 논문의 내용을 뒤집은 적이 없음에도 이를 재탕해 본질을 흐리려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조선일보>는 2002년 4월 22일 김용선 교수가 쓴 '병걸린 쇠고기 먹으면 감염...사망률 100%'라는 기사를 실었다. 이 기사에는 "우리나라 사람의 식생활 습관을 살펴보면 광우병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않다", "특히 최근 연구 결과, 한국인은 광우병에 걸린 쇠고기를 먹었을 경우 '변종 크로이츠펠트 야코프병(nvCJD)'에 감염될 가능성이 높은 유전 형질을 갖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유럽은 인구의 48%, 우리나라는 인구의 98%가 nvCJD에 걸리기 쉬운 유전 형질을 보유하고 있다"는 등의 내용이 실려있다. 

 

계속되는 '광우병 위험 없다' 강변

 

 중앙일보 5월 9일 사설 <실체 없는 광우병 논쟁 이젠 끝내자>

 

<중앙> 4면 : 미국산 쇠고기 먹고 광우병 걸릴 확률은

<중앙> 4면 : "광우병은 광견병처럼 쉽게 옮는 병 아니다"

<중앙> 사설 : 실체 없는 광우병 논쟁 이젠 끝내자

 

<중앙일보>는 사설에서 "1997년 이래 광우병에 걸린 미국 소는 한 마리도 없었다", "미국이든 한국이든 인간광우병으로 사망한 환자는 한명도 없다"며 "국격 실추와 국론 분열은 이쯤에서 끝내야 한다", "딱히 과학적 근거도 없이 외국과 맺은 협상을 사사건건 재협상하자고 요구할 순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또 "지난 며칠간 소동을 일으킨 인간광우병이 한국에서 발생할 확률은 사학적으로 고리 원자력발전소가 폭발할 확률보다도 낮다"고 주장했다.

 

국민의 분노와 우려를 '소동'으로 치부한 인식도 문제지만 그 '소동'을 일으킨 것이 국민에게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을 입증하지 못한 정부라는 사실을 흐리는 것은 더 문제다. 지난달 18일 타결된 한·미 쇠고기 협상문에 따르면 '광우병이 발생하더라도 국제수역사무국(OIE)에서 미국에 대해 광우병위험통제국 지위를 낮추지 않으면 한국 정부가 수입 중단 조치를 취할 수 없다'고 명시되어 있다. 정부가 이 합의를 깨고라도 광우병 발생시 수입 중단 조치를 취하겠다면 재협상을 못할 이유도 없다.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광우병 반대 탓'?

 

<동아일보>는 '쇠고기 반대' 여론이 자영업자와 한우농가를 어려움에 빠뜨리고 있다며 이를 '광우병 괴담 탓'으로 몰았다.

 

 동아일보 5월 9일 사설 <괴담 선동의 최대 피해자는 우리 이웃이다>

 

<동아> 4면 : "광우병괴담 때문에 못살겠다", '애꿎은 한우값까지 떨어져'

<동아> 사설 : '괴담 선동의 최대 피해자는 우리 이웃이다'

 

<동아일보>는 '괴담'과 '왜곡 보도'의 "최대의 피해자는 우리의 이웃인 자영업자와 일부 선동세력이 그토록 보호하자고 외치는 한우농가"라고 주장했다. '일부 선동세력' 때문에 자영업자와 한우농가가 피해를 본다는 논리다.

 

한우농가와 쇠고기를 파는 자영업자들이 피해를 입고 있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그러나 국민들이 한우까지 불신하게 된 근본이유는 '괴담'이나 '왜곡보도' 탓이 아니다. 국내 유통시스템 조차 신뢰를 얻지 못한 상황에서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미국 쇠고기를 들여오겠다는 정부의 졸속협상이 원인이다. 이를 '일부 선동세력' 탓하는 것은 정부의 잘못을 덮어두고 엉뚱한 곳에 책임을 떠넘기는 일이다.

 

뿐만 아니라 <동아일보>는 "자영업자들이 최근엔 밀가루를 비롯한 원재료 값의 폭등으로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닌데 괴담까지 겹쳤다"며 "닭 관련 업종에 종사하는 자영업자들은 조류인플루엔자 영향까지 받고 있다", "대형 할인점의 닭고기 판매량이 격감했고 오리고기, 삼계탕을 파는 식당은 손님이 3분의 1가량 줄었다"고 주장했다. 원재료 등 물가폭등과 조류인플루엔자를 제대로 잡지 못한 정부의 책임까지 싸잡아 자영업자 전체가 '광우병 반대'로 어려움을 겪는 것처럼 교묘하게 왜곡하고 있는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민언련 홈페이지(www.ccdm.or.kr)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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