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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리다 잭슨빌에서 샌프란시스코로 전근을 온 지도 벌써 5년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잭슨빌에 살 때는 휴가를 내서 온 가족이 샌프란시스코로 여행을 와서 이곳 저곳을 즐겁게 둘러보았는데, 막상 이 지역에 살다 보니 그런 여유가 좀처럼 나질 않는군요. 요 며칠간은 작정을 하고 시내 몇 곳을 둘러보았습니다.

상당히 가파른 고갯길인데 사진으론 실감이 잘 나지 않는군요
▲ 메이슨가의 고개길 상당히 가파른 고갯길인데 사진으론 실감이 잘 나지 않는군요
ⓒ 이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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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는 태평양과 샌프란시스코 만 (San Francisco Bay) 사이 32 마일 길이의 반도 꼭대기에 위치해 있습니다. 약 3만 에이커의 좁은 지역에 인구 70만의 도시로 자리하고 있는 샌프란시스코는 40개가 넘는 가파른 고개로 형성되어 있답니다. 하지만 샌프란시스코 만 주변 일대의 6백만 인구를 감안하면 미국에서 4번째로 큰 도시권을 이루고 있지요.

저 고개 꼭대기가 메이슨가와 만나는 곳입니다.
▲ 캘리포니아가의 고개길 저 고개 꼭대기가 메이슨가와 만나는 곳입니다.
ⓒ 이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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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이 이 지역을 여행하고 난 뒤, 벼르고 벼르다 샌프란시스코에 자리를 잡게 만들었듯이, 자신의 고향과 함께 샌프란시스코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는 Gene Fowler의 말이 실감이 갑니다. 또 Scott McKenzie는 샌프란시스코에 가거든 머리에 꽃을 꽂는 것을 잊지 말라는 노래를 부르지요. 아마도 다양하고 색채감 있는 도시 풍경이 매년 천오백만 명이 넘는 여행객의 마음을 샌프란시스코에 놓아두고 가게 만드는 모양입니다.

지난 4년간 산책길에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이분을 본것같습니다.
▲ 파월가 식당앞 광대노인 지난 4년간 산책길에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이분을 본것같습니다.
ⓒ 이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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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서운 추위와 무더위를 싫어하는 사람들에겐 천국이 따로 없습니다. 태평양의 시원한 기류와 여름평균 20도, 겨울평균 15도 정도의 날씨는 일년 내내 쾌적하고 상쾌함을 선사합니다. 십 수년 전 여름철에 근처에 출장 왔다가 20도 봄가을 추위에 감기가 걸렸던 기억이 있답니다. 그리고 시내 구석 구석에 산재한 역사적 명소들과 문화적 볼거리들은 샌프란시스코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주지요.

유니언 광장과 메이시 백화점 사이를 지나는 길입니다.
▲ 기어리가의 모습 유니언 광장과 메이시 백화점 사이를 지나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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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무실이 있는 마켓가 (Market Street)와 5가가 있는 곳엔 웨스트필드 센터 (Westfield San Francisco Center)를 비롯한 유명한 백화점들도 즐비합니다. 보통 점심때면 마켓가를 중심으로 3가와 미션가 (Mission Street)가 있는 모스꼬니 컨벤션 센터 (Moscone Convention Center), 또는 메이슨가 (Mason Street)를 따라 가파른 고개 길을 올라 차이나 타운 (China Town)을 돌아 유니언광장 (Union Square)을 가로질러 케이블카 (Cable Car)가 오가는 파월가 (Powell Street)로 산책을 하곤 합니다. 자 함께 산책을 시작해 볼까요?

왼쪽이 케이블카 종점이고 오른쪽이 Westfield San Francisco Center입니다.
▲ 마켓+5가 동쪽방향 왼쪽이 케이블카 종점이고 오른쪽이 Westfield San Francisco Cente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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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가 (Market Street) 와 유바 부에나 가든 (Yerba Buena Garden)

샌프란시스코의 북동쪽 끝, 엠바카데로 (Embarcadero)의 페리빌딩에서 시작한 마켓가는 남서쪽으로 도시중심을 가로지릅니다. 그리고는 씨빅센터 (Civic Center)를 지나 샌프란시스코의 전경이 내려다 보이는 투인픽스 (Twin Peaks)에 이어지지요. 마켓가는 시내 교통의 중심 도로로 꽃마차, 케이블카, 전차 (Streetcar), 전기버스, 디젤버스 등이 거미줄처럼 마켓가를 중심으로 펼쳐집니다. 지하에는 뮤니 (Muni) 전철과 바트 (Bart) 지하철이 층층이 교차합니다.

케이블카 종점에서 제 사무실이 있는 건물을 바라보고 찍은 사진입니다.
▲ 마켓+5가 서쪽방향 케이블카 종점에서 제 사무실이 있는 건물을 바라보고 찍은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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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 몇 명과 사무실 빌딩을 나서면 언제나 길 건너에 체스장기를 두는 무리를 보게 됩니다. 가끔 꾀가 나면 바로 앞에 있는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나 전차를 타고 3가쯤에서 내려 산책길을 줄이기도 하지요. 얼마 전 새 단장을 마친 웨스트필드 센터를 지나고 4가를 지나면 포시즌스 호텔 (Four Seasons Hotel) 건물 사이로 미션가를 건너면 유바 부에나 가든 (Yerba Buena Garden)의 파란 잔디밭이 펼쳐집니다.

유바 부에나 공원안에 있는 마틴 루터 킹 목사 기념폭포
▲ 마틴 루터 킹 목사 기념폭포 유바 부에나 공원안에 있는 마틴 루터 킹 목사 기념폭포
ⓒ 이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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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지어 잔디밭에 낮잠을 청하는 노숙자들을 지나면 마틴 루터 킹 기념 (Martin Luther King, Jr. Memorial) 인공 폭포 (Fountain & Waterfall)에 다다르게 됩니다. 인공폭포 위에는 도심의 빌딩숲을 바라 볼 수 있는 공간이 있고 이런 저런 조형물들이 보기 좋게 늘어져 있답니다. 지난달 나를 취재하러 왔던 광주 SBS 취재팀도 이곳에서의 인터뷰를 빼놓지 않았는데 오늘도 이름 모를 방송 팀의 취재가 이루어지고 있더군요.

인권문제에 관한 취재는 주로 이곳에서 하는 모양입니다. 사용료를 내야 하구요.
▲ 어느 방송 팀 취재 인권문제에 관한 취재는 주로 이곳에서 하는 모양입니다. 사용료를 내야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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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폭포 안쪽으로 들어서면 “나에겐 꿈이 있고 그 꿈은 끝나지 않았다”는 마틴 루터 킹 목사님의 연설 녹음이 높이 6미터 폭 16미터 크기를 덮어 흐르는 백이십만 갤런의 인공폭포 소리와 절묘하게 뒤섞여 들려옵니다. 마치 폭포소리가 킹 목사님의 연설에 환호하는 군중들의 소리처럼 느껴집니다.

킹목사님의 63년 연설문중 일부가 동쪽입구에서 반깁니다.
▲ 인공폭포 동쪽 킹목사님의 63년 연설문중 일부가 동쪽입구에서 반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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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포 정면의 왼쪽 동편 입구에는 킹 목사님이 1956년 샌프란시스코에서 행했던 연설문구가 새겨져 있습니다. 폭포 속으로 들어가면 1983년 샌프란시스코의 기념행진 사진과 1963년 3월 워싱턴에서 “나에겐 꿈이 있다”는 연설을 하는 킹 목사님의 사진 사이로 13개 국가의 언어로 변역된 킹 목사님의 연설문 조각이 한글 번역본과 함께 찾는 이를 반깁니다.

No, No, we are not satisfied, ... 연설문 부조물이 입구에 보입니다.
▲ 인공폭포 서쪽 No, No, we are not satisfied, ... 연설문 부조물이 입구에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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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빨리 물질 중심주의 사회로부터 인권을 존중하는 사회로 변화 해야만 합니다. 우리가 기계와 컴퓨터, 이윤추구 및 재산권 등을 인간보다 더 중요시할 때, 인종차별주의, 물질주의 및 군국주의의 세 개의 기둥을 허물 수는 없는 것입니다.”  <한글번역본>

우리는 빨리 물질 중심주의 사회로부터 ... 한글이 반깁니다.
▲ 한글번역본 우리는 빨리 물질 중심주의 사회로부터 ... 한글이 반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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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편 입구로 빠져나오며 보이는 문구는 킹 목사님이1963년 워싱톤디시에서 행한 연설문 중 유명한 부분이 가려는 사람의 발걸음을 막아섭니다. “No, No, we are not satisfied, and we will not be satisfied until ‘justice rolls down like water and righteousness like a mighty stream.’(안 됩니다. 안 됩니다. 우리는 만족하지 않습니다.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고, 정당성이 힘찬 흐름이 될 때까지 우리는 만족할 수 없습니다.)”

혁명가로 변모해 가던 킹 목사님의 죽음을 아쉬워하며 하워드가 (Haward Street) 로 향한 계단을 내려가면 길 건너에 모스꼬니 컨벤션 센터가 보입니다. 일년 내내 행사가 끝이지 않는 이곳은 오늘도 소소한 행사들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유바 부에나 공원의 동쪽의 건물숲이 보입니다.
▲ Yerba Buena Garden 동쪽 유바 부에나 공원의 동쪽의 건물숲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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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8년 11월, 자유분방한 시 행정에 불만을 품은 시의원 댄 화이트 (Dan White) 에 의해 시장 실에서 총으로 저격 당해 숨진 조지 모스꼬니 (George Moscone) 시장을 기념하여 2000년에 건설한 이 컨벤션 센터는 학문하는 사람들이 최소한 한번쯤은 각종 학회 참석차 들러야 하는 곳으로도 유명합니다.

모스꼬니 시장을 기념하여 만든 건물입니다.
▲ Moscone Convention Center 모스꼬니 시장을 기념하여 만든 건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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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가를 오가는 전차 (streetcar)는 모두 17개 차량으로 14개는 필라델피아 교통회사에서 3개는 샌프란시스코 뮤니 (Muni) 교통국에서 제작한 것입니다. 미국 12개 도시에서 운행되던 것을 그대로 샌프란시스코의 일반교통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언덕 고개 길을 오르내리는 케이블카와는 구분이 됩니다.

필라델피아에서 사용하던 전차를 가져다 사용하는 모양입니다.
▲ 필라델피아 전차 필라델피아에서 사용하던 전차를 가져다 사용하는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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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언 광장 (Union Square) 과 샌프란시스코 케이블카 (San Francisco Cable Car)

마켓가를 가로 질러 차이나 타운 쪽을 향하다 보면 남북으로 기어리가 (Geary Street)와 포스트가 (Post Street) 그리고 동서로 스탁톤가 (Stockton Street)와 파월가 (Powell Street) 사이에 유니언 광장 (Union Square)이 눈에 들어옵니다. 유니언 광장은 쇼핑의 중심지로 명품을 파는 백화점과 상점들로 둘러싸여 있으며 지하는 주차장으로 쓰이고 있는 명소이지요.

유니언 광장 중앙에 있는 탑입니다.
▲ 유니언 광장 기념탑 유니언 광장 중앙에 있는 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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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서부의 골드 러쉬 (Gold Rush)의 붐이 일기 직전인 1847년에 자스퍼 오패럴 (Jasper O’Farrell)이 샌프란시스코 도시를 설계하면서 공공모임의 장소로 유니언 광장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1903년에는 광장 중앙에 위치한 기념탑을 만들었답니다. 1906년에 발생한 대지진 이후에 유니언 광장은 고급상권의 중심부가 되었습니다. 1930년에는 세계 최초로 광장 아래에 지하주차장이 설치되었다는군요.

세계 최초의 지하주차장이랍니다.
▲ 유니언 광장 지하주차장 세계 최초의 지하주차장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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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에서는 일년 내내 크고 작은 전시회며 연주회가 열립니다. 지난 한국의 날 행사 때는 한국음악이 울려 퍼졌다고 하는군요. 광장 남쪽 기어리가 건너편의 메이시스 (Macy’s) 백화점 7층 꼭대기에는 치즈케익 팩토리 (The Cheesecake Factory)가 있습니다. 미국 사람들이 무척 좋아하는 음식점입니다. 직장에서 어울릴 일이 있으면 이곳에서 줄을 서 기다려가며 식사를 합니다. 식사를 하며 바라보는 유니언 광장과 광장 그 너머의 전경은 사진으로 담아내기가 쉽지 않은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요즘은 광장의 네 모퉁이 입구에 제법 큰 하트 모양의 조형물을 색감 있게 설치하였더군요.

유니언 광장 남서쪽 모서리 입구 밖에서 본 하트 조형물
▲ 하트 조형물 유니언 광장 남서쪽 모서리 입구 밖에서 본 하트 조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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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언 광장 서편을 지나는 파월가 (Powell Street)를 따라 남쪽으로 내려가면 크고 작은 음식점 상가들이 늘어져 있습니다. 마켓가에 다다르면 케이블카의 종점이 있고 케이블카를 타려고 줄지어 있는 관광객들을 지나게 되는데 여기저기서 한국말이 들려옵니다. 흥미로운 모습은 케이블카를 모는 사람들이 종점에서 낑낑거리며 케이블카를 손으로 돌려 종점을 돌아나간다는 거지요.  땅 밑으로 케이블을 당겨 가파른 샌프란시스코의 고개 길을 케이블카가 오르내리도록 하는데, 대중교통수단이라기보다는 관광객들을 실어 나르는 관광 명물이라고 하는 게 옳을 겁니다.

마켓가 근처의 종점에서 끙끙거리며 케이블카를 돌립니다.
▲ 케이블카를 돌리기 시작 마켓가 근처의 종점에서 끙끙거리며 케이블카를 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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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3년 앤드류 홀리다이 (Andrew S. Hallidie) 라는 사람에 의해 증기엔진으로 지하 케이블을 당겨서 움직이는 케이블카를 크레이가 (Clay Street)에서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1906년 대지진 때부터 케이블카는 전차와 버스에게 대중교통수단의 자리를 내어주기 시작했다는 군요. 1947년 라팜 (Lapham) 시장은 케이블카를 없애려고 시도하고 프리델 크르즈만 (Friedel Klussmann) 등 시민들이 케이블카를 구하자는 모임을 만들고 메이저 10 이라는 시민발의 법안을 투표에 붙여 승리하게 됩니다. 시민들이 지켜낸 유산인 셈이지요.

파월가를 오고 가는 케이블카가 보입니다.
▲ 오고 가는 케이블카 파월가를 오고 가는 케이블카가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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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케이블카는 내무성 산하 미국공원관리국 (U.S. National Park Service)에서 관리 감독하는 유일한 움직이는 국가기념물인 국보급 유물 중에 하나가 되어 전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현재 3개의 노선이 운행되고 있는데 어부의 선창 (Fisherman's Wharf) 근처가 종점인 파월-메이슨 (Powell-Mason)노선과 차이나타운을 거쳐 밴네스가 (Van Ness Street)까지 올라가는 캘리포니아가(California Street) 노선 그리고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파월-하이드 (Powell-Hyde) 노선이 있습니다. 파월-하이드 노선은 7개의 큰 고개 중 두 개인 놉 고개(Nob Hill)와 러시안 고개(Russian Hill)를 몇 차례 유(U)턴을 하면서 오르다가 멋있는 샌프란시스코 만을 바라볼 수 있는 어콰틱 공원(Aquatic Park)으로 내려갑니다.

각 도로에 깔린 케이블동력이 이곳에서 시작됩니다.
▲ 케이블카 박물관안의 케이블동력 각 도로에 깔린 케이블동력이 이곳에서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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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장이가 자신의 부엌에 식칼이 없다고 했던가요? 사실 나도 전차는 많이 타고 있지만 아직 케이블카는 타보질 못했습니다.

그랜트가에 있는 바로 이문이 차이나 타운의 시작을 알립니다.
▲ 차이나타운 정문 그랜트가에 있는 바로 이문이 차이나 타운의 시작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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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의 차이나 타운 (China Town)

샌프란시스코의 차이나타운(China Town)은 아시아를 제외하고는 중국인들이 제일 많이 몰려 있는 곳입니다. 시각적인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 그랜드가(Grand Avenue)와 부쉬가(Bush Street)가 만나는 곳에 세워진 차이나타운 정문(Chinatown Gate)을 통해서 들어가 볼만합니다.

여행객들을 위한 대부분의 상점들과 식당들이 그랜드가 선상에 줄지어 관광객들을 부르고 있습니다. 차이나타운의 참모습을 보려면 스탁튼가 (Stockton Street)를 비롯하여 다른 골목들을 돌아 볼만 합니다. 골목 구석구석에는 싼 가격의 각종 야채와 과일들이 인도에 넘쳐흐르게 쌓여 있습니다. 어물전 물탱크들에는 각종 물고기들이 살아서 헤엄쳐 다니고요. 간혹 눈이 마주치는 중국인들에게 “니하오”로 인사를 하면 마치 중국사람인 듯 이곳 저곳을 돌아볼 수 있지요.

예전에는 맥도랄드가 1층에 있었는데 지금은 중국 음식점이 있습니다.
▲ 중국식 상가건물 예전에는 맥도랄드가 1층에 있었는데 지금은 중국 음식점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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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가(Grand Avenue)와 워싱톤가(Washington Street)가 만나는 곳에서 북쪽 왼편에 있는 삼우(Sam Wo)라는 음식점은 아주 저렴하면서도 맛이 있습니다. 어두침침한 미로를 따라 이층 삼층 식당으로 오르는 묘한 긴장감이 독특합니다. 골목 골목마다 미국에서 가장 싼 듯한 가격의 허름한 식당들이 의외로 많이 위치해 있습니다. 크랙된 DVD와 CD들을 이 골목 저 골목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게 완전히 중국입니다. 많은 가계들이 영어로 흥정을 하면 “No English!”입니다.

싸고 맛있고 양이 많다고 인터넷에도 소개가 되어 있더군요.
▲ 어둡고 비좁은 삼우 3층 건물 싸고 맛있고 양이 많다고 인터넷에도 소개가 되어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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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객들이 물건은 안 사고 사진만 찍어 댔는지 가게마다 사진 촬영금지 표어가 불어 있습니다. 아예 포춘 쿠키를 만드는 가계나 허름한 이발소는 50센트씩 사진 촬영 값을 내라고 큼직하게 써 붙여 놓기까지 했습니다. 종이 쪼가리가 어떻게 쿠키 속에 들어가는지 이제야 궁금증이 풀렸습니다. 더러 희한한 복장을 한 사람들을 보게 되는데 그 본색이 무엇인지 너무나 궁금하게 만듭니다. 중국 옷을 입은 아이가 지나갑니다. 사진기를 들이대니 예쁘게 포즈를 취하는군요.

구어진 만두피가 식기전 연할때 잽싸게 종이를 넣어서 만두처럼 말더군요.
▲ 포춘쿠키공장 구어진 만두피가 식기전 연할때 잽싸게 종이를 넣어서 만두처럼 말더군요.
ⓒ 이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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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의 거리의 예술가들과 노숙자들

마켓가와 파월가 주변에서부터 뮤니와 바트 지하도, 그리고 차이나 타운 곳곳에 어설픈 악사에서부터 연륜이 지긋한 악사에 이르기까지 진지한 것인지 배고픔에 지친 것인지 알 수 없는 표정으로 소음 속의 연주를 선보입니다. 그 사이사이로 판토마임이며 나름대로 예술표현을 하는 지친 표정들이 있습니다. 유니언 광장에는 길거리 전시회로 간혹 그럴 듯한 그림들이 제법 오가는 발길을 잡기도 하는군요.

잘보면 걸친 천 말고는 완전히 나체입니다. 나체 ...
▲ 길거리 행위예술가 잘보면 걸친 천 말고는 완전히 나체입니다. 나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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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로 얼어 죽을 일 없고 더워 죽을 일 없으니 노숙자들에게 샌프란시스코는 천국입니다. 무숙자들, 매달 사회 보장 연금을 타러 사회보장국 앞에 아침부터 줄을 지어 장사진을 이루는 불편함을 제외하고는 이 세상에서 가장 자유로운 사람들이 아닐까요. 아니면 사회보장연금의 구렁에 빠져 다시는 경쟁사회로 돌아 올 수 없는 영원한 패자들은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샌프란시스코는 노숙자들의 천국입니다.
▲ 길거리의 노숙자 샌프란시스코는 노숙자들의 천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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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자들이 풍기는 지린내와 불쾌한 냄새만 뺀다면 이들은 경쟁 속에 지쳐 사는 우리에게 부러움을 줄만 합니다. 가끔 일에 지쳐 억지 산책을 하게 되면 나도 저 노숙자들 사이에 끼어 포근한 낮잠을 즐기고픈 마음이 들 때가 있지요.

샌프란시스코는 누구나 일주일 정도 시간을 내서 구석구석 돌아보고 싶어하는 도시입니다. 그리고는 집으로 돌아갈 때는 어김없이 자신들의 마음은 놔두고 가게 되는 곳이지요.  오후가 되면 길거리 꽃가게마다 세일을 합니다. 아침에 5불 하던 노란 장미 한 송이가 1불을 하니 잊지 말고 머리에 꽂아보세요.

한국에선 머리에 꽃꽂음 뭐라고 한다지요.
▲ 골목마다 보이는 꽃집 한국에선 머리에 꽃꽂음 뭐라고 한다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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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한민족과학기술자네트워크 (KOSEN) Webzine 5월호에 실릴 사진에세이 내용의 요약본으로 오마이뉴스에 소개합니다.



태그:#샌프란시스코, #유나 부에나 가든, #유니언 광장, #차이나 타운, #케이블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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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잡지연구소 연구원 근무하다 버지니아텍에서 농공학을, 브라운대학에서 지질학을 공부했으며 노스이스턴 공대 환경공학석사와 로드아일랜드대학 토목환경공학박사를 취득했다. 플로리다주 리 카운티 공무원을 시작으로 미연방공무원으로 국방성에서 근무했으며 현재는 연방에너지규제위원회에 근무하고 있다. 2003년 한국정부로부터 5.18 민주화유공자로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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