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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메뉴인 메기탕,뚝배기에서 보글보글 끓고 있다. 보기만해도 군침이 돈다.
 메인메뉴인 메기탕,뚝배기에서 보글보글 끓고 있다. 보기만해도 군침이 돈다.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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굽이굽이 오솔길을 돌아 호수를 끼고 드라이브 하다 보면 정읍과 임실군 사이에 옥정호가 있다. 옥정호를 바라보며 20년째 매기 매운탕 집을 하고 있는 옥정호산장을 찾았다.

가끔 시간이 나면 이곳 음식이 생각나 찾는다. 늘 손님들이 많아 미리 예약을 해야지만 이집의 별미인 매기매운탕과 붕어찜을 먹을 수가 있다. 이곳 사장님은 언제 봐도 수수한 모습이 순박한 시골 아낙네를 연상케 한다. 음식도 맛깔스럽지만 인심도 넉넉하여 부족한 음식을 추가하면 그릇 가득 푸짐하게 담아 주기 때문에 보기만 해도 포만감을 느낄 정도다.

메기탕을 드시기위해 기다리는중이다.
 메기탕을 드시기위해 기다리는중이다.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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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반찬이 입안에 착착 감긴다.
 모든 반찬이 입안에 착착 감긴다.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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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전국 각지에서 찾아오는 이들로 늘 북새통을 이루기 때문에 이른바 전국구다. 나처럼 서울에서 이곳까지 메기탕과 붕어찜이 그리워 찾아오는 사람도 있다. 이 집에서 나오는 별미 중 별미인 무를 통째로 담가 알맞게 익어 새콤한 무김치가 생각이 나서 찾아온다는 사람도 있단다.

이 집에서만 맛볼 수 있는 계절 반찬이 늘 나오기 때문에 이번에는 무슨 음식이 나올까 기대를 하면서 특별한 음식을 먹기 위해 온다는 사람도 있다. '그건 아니지요! 열무김치야말로 이 집에서 최고 중의 최고죠'라며 마치 옥정호산장의 홍보대사라도 되는 양 자랑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잠깐 짬을 내 주인과 대화를 나누었다.

- 이렇게 손님이 많으니 돈 많이 버셨겠네요.
“아녀유. 여기서 장사를 시작한 것이 20년쯤 되는디, 이렇게 손님들이 많이 찾아오고 장사가 잘된 것은 불과 몇 년 안됐슈. 예전에는 지금처럼 손님이 많지 않아 겨우 먹고 살 정도였쥬. 요즈음에는 음식을 드시고 가신 손님들의 입소문을 통해 많이들 찾아 오시드라구유. 그런 분들이 있응게 지야 고맙쥬. 가끔 찾아오시는 손님들에게 미안한 것은 갑자기 손님이 많이 오실 때는 손님 모두에게 지대로 못하는 것이 미안할 따름이쥬.“

투박하게 내뱉는 사투리가 정감이 가면서도 소박함을 느끼게 한다.

이집의 별미인 양파 김치다. 무김치 담는 방법과 동일하게 담았단다.
두사발이나 추가로 먹었다.
 이집의 별미인 양파 김치다. 무김치 담는 방법과 동일하게 담았단다. 두사발이나 추가로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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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언제나 먹어볼수 있는 무김치다. 새콤한 맛이 잃었던 입맛을 돋아준다.
 사계절 언제나 먹어볼수 있는 무김치다. 새콤한 맛이 잃었던 입맛을 돋아준다.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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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먹어볼수 있는 열무김치다. 새콤한 맛이 지금도 군침이 돈다.
 요즈음 먹어볼수 있는 열무김치다. 새콤한 맛이 지금도 군침이 돈다.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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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기매운탕,야들야들한 속살이 일품이다.
 메기매운탕,야들야들한 속살이 일품이다.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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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과 대화하는 사이에 밑반찬이 나오고 주문한 메기탕과 붕어찜이 나온다. 예전에 먹어보지 못했던 둥글게 생긴 김치를 보고 '무가 이렇게 생긴 것도 있나요?'하고 물었더니 무김치가 아니고 양파김치란다.

둥근 양파를 줄기와 함께 무김치 담는 방식과 똑같이 담아 먹어보니 그 맛이 특별하여 손님들 상에 내놓게 되었단다. 손님들 반응도 좋아 계속해서 담가오고 있단다. 메기탕과도 잘 어울린다. 아삭아삭 씹히는 양파김치 또한 단연 인기가 최고다.

보글보글 끓는 메인 메뉴인 메기탕이 나왔다. 맛을 보니 시래기를 듬뿍 넣어 메기의 잡냄새를 없앴다. 시래기의 고소한 맛과 메기의 푸짐한 살이 어울려 야들야들하면서도 고소한 것이 입 안에 착착 감겨 그 맛이 일품이다. 둘이 먹다 하나가 사라져도 모를 지경이다. 메기는 단백질, 비타민 함량이 풍부하며 빈혈에도 좋기 때문에 특히 여성들에게 좋다. 고양이처럼 수염이 길어서 영어로는 "catfish"라고도 한다.

옥정호산장에서 한 가지 덤으로 추천하고 싶은 별미가 있다면  바로 붕어찜이다. 붕어찜 역시 시래기를 듬뿍 넣어 부드러운 속살에 청양고추를 곁들여 맛이 얼큰하다. 이곳에서는 입맛대로 골라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배불리 먹고 잠시 쉬고 있는데 한 솥 가득 누룽지가 나온다. 배가 부르지만 고소한 누룽지는 꼭 먹어봐야겠기에 누룽지까지 먹고 나니 이제는 아무것도 부러울 것이 없다.

옥정호 부근에서 메기탕과 붕어찜을 맛깔스럽게 하는 음식점 '옥정호 산장'
 옥정호 부근에서 메기탕과 붕어찜을 맛깔스럽게 하는 음식점 '옥정호 산장'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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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정호 산장을 운영하는 사장부부, 행복한 모습이다.
 옥정호 산장을 운영하는 사장부부, 행복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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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소화도 시킬 겸 옥정호산장 주위를 돌아본다. 철쭉이 집 주위를 감싸고 만발했다. 저 멀리 내려다보이는 호수가 잔잔한 바람에 물결을 일으키고 있다.  음식도 맛있게 잘 먹었으니 사장님 내외분 사진 찍어 드리고 기사도 쓰겠다고 했더니 여사장님 하는 말이 웃음을 자아낸다.

“사진 찍을 거면 화장도 해야되는디 어쩐당가요? 바쁘다 봉께로 화장도 안 혔는디 화장하면 한 인물허는디.”

'화장 안 하셔도 예쁘네요'했더니 ‘그냥 인사말 하는거쥬’ 한다. 한바탕 웃음꽃이 핀다.


태그:#메기 매운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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