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운하에 위협받는 강을 지키기 위한 생명평화 순례단'이 금강순례 첫발을 내딛었다. 뒤로 보이는 다리가 금강하구둑이다.
 '운하에 위협받는 강을 지키기 위한 생명평화 순례단'이 금강순례 첫발을 내딛었다. 뒤로 보이는 다리가 금강하구둑이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관련사진보기


'운하에 위협받는 강을 지키기 위한 생명평화 순례단'은 22일 오후 충남 서천군 금강하구에서 금강순례 출발식을 가졌다. 참석자들이 "생명파괴! 지역파괴! 환경파괴! 공동체파괴! 금강운하 반대!" 구호를 외치고 있다.
 '운하에 위협받는 강을 지키기 위한 생명평화 순례단'은 22일 오후 충남 서천군 금강하구에서 금강순례 출발식을 가졌다. 참석자들이 "생명파괴! 지역파괴! 환경파괴! 공동체파괴! 금강운하 반대!"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관련사진보기


"한반도의 운명을 놓고 위험한 정치놀음을 하는 이명박 대통령표 대운하 구상의 허상을 우리는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습니다. 우리는 다시 하구둑으로 항문이 막힌 채 시름시름 죽어가는 금강의 아프디 아픈 몸으로 순례를 시작하며, 죽음의 그림자로 떠오르는 '금강운하'의 실체를 낱낱이 확인할 것입니다.

우리 순례단은 수시로 바뀌는 정치적이고도 기만적인 논리의 대운하 구상이라는 유령의 춤판에 일희일비하지 않을 것이며, 오직 생명의 강을 모시고, 살리는 마음으로 온 국민과 함께 참회의 기도를 할 것입니다. 금강이라는 이 거대한 거울을 통해 우리는 대체 어디로 왜 가는지 되물으며 생명과 평화의 길을 끊임없이 모색할 것입니다.

우리의 100일 순례는 이제 겨우 시작입니다."
- 생명평화 순례단 금강순례 출발선언문 중

순례 71일째 맞은 생명평화 순례단

지난 2월 12일 한강 하구인 경기도 김포 애기봉에서 출발한 '운하에 위협받는 강을 지키기 위한 생명평화 순례단'(단장 이필완 목사, 이하 생명평화 순례단)이 도보 순례 71일째를 맞아 금강하구에 모습을 나타냈다.

한반도 대운하에 스러질 한반도의 생명줄, 강을 살려내겠다고 출발한 행렬이 그새 한강과 낙동강, 영산강, 새만금을 돌아 마침내 금강하구에 도착한 것.

22일 오후 2시 충남 서천군 철새탐조대 주차장에서는 생명평화 순례단의 금강순례 출발식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금강운하백지화국민행동 소속 단체회원, 대한불교조계종 전북·충남본사(금산사·선운사·마곡사·수덕사) 스님 및 신도들, 대전충남민예총 서천지부, 충남 서천군 주민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는 고 조태일 시인의 <국토서시> 낭독으로 시작됐다.

"발바닥이 다 닳아 새 살이 돋도록
우리는 우리의 땅을 밟을 수밖에 없는 일이다.
숨결이 다 타올라 새 숨결이 열리도록
우리는 우리의 하늘 밑을 서성일 수밖에 없는 일이다(이하 생략)."

대운하 반대 순례, 드디어 금강에 다다르다

이어 대전·충남·북·전북 등 금강유역 135개 시민·사회·환경단체로 구성된 '금강운하백지화국민행동' 대표들의 환영인사와 순례단 소개 등이 이어졌다.

인사말에 나선 이필원 생명평화 순례단장은 "우리는 지난 70일 동안 한반도 대운하 백지화를 염원하는 기도 걸음을 이어왔고, 앞으로도 30여 일을 더 걸어갈 것"이라며 "그러나 한반도 대운하가 끝나지 않는 한 우리의 걸음은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하는 싸움은 반드시 우리가 이기는 싸움이라고 믿는다, 생명과 평화를 사랑하는 모든 국민들이 같은 믿음으로 우리의 걸음을 응원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자리에서는 대한불교조계종 전북·충남 교구본사(금산사·선운사·마곡사·수덕사)가 공동으로 발표한 성명서가 낭독됐다.

'순리를 거스르는 한반도대운하 계획의 백지화를 촉구한다'는 제목의 이 성명에서 이들은 "우리는 생명평화를 제1의 가치로 삼고 수행하는 불제자로서, 우리 국토의 근간인 백두대간과 뭇 생명의 터전인 한강과 낙동강, 영산강, 금강을 오로지 '개발'과 '발전'의 당위만을 내세워 파헤치려는 한반도대운하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삼면이 바다인 반도국가에서, 곳곳에 항구가 있고, 표고차가 큰 산악지형이자 수량차이가 큰 우리나라에 굳이 운하를 뚫겠다는 것은 지극히 비상식적이고, 시대착오적인 생각"이라며 "이러한 자연의 순리를 거스르는 역천의 발상인 한반도 대운하를 우리는 도저히 납득할 수도, 용납할 수도 없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또 "우리는 미래 세대가 누려야 할 행복과 권리를 비리 써버리고, 후손들에게 파괴된 산하와 부채를 떠넘기는 무책임한 행위임이 분명한 한반도 대운하 계획을 백지화할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며 "이명박 대통령께서는 국민을 섬기는 자세로, 겸허하게 민심에 귀를 기울여 달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출발에 앞서 '출발선언문'을 통해 "21세기의 새로운 패러다임인 생명평화의 세상을 지금 바로 이 자리에서 현실화하면서 한반도 대운하 전면 백지화의 그날이 올 때까지, 생명의 근원 강과 산과 바다가 맑고 푸르게 되살아 날 때까지 우리의 걸음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또 이러한 다짐과 함께 참석자 모두가 금강을 향해 모두 큰절을 올리고 166km의 금강순례길의 첫 걸음을 뗐다.

'운하에 위협받는 강을 지키기 위한 생명평화 순례단'이 금강순례 출발에 앞서 금강을 향해 큰절을 올리고 있다.
 '운하에 위협받는 강을 지키기 위한 생명평화 순례단'이 금강순례 출발에 앞서 금강을 향해 큰절을 올리고 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관련사진보기


'운하에 위협받는 강을 지키기 위한 생명평화 순례단'이 22일 오후 충남 서천군 금강하구언에서 발대식을 갖고, 금강순례를 시작했다. 이들은 앞으로 금강을 따라 서천-익산-부여-논산-공주-연기를 지나 5월 3일 충북 청주에서 금강순례의 모든 일정을 마친 뒤, 남한강 순례에 나설 예정이다.
 '운하에 위협받는 강을 지키기 위한 생명평화 순례단'이 22일 오후 충남 서천군 금강하구언에서 발대식을 갖고, 금강순례를 시작했다. 이들은 앞으로 금강을 따라 서천-익산-부여-논산-공주-연기를 지나 5월 3일 충북 청주에서 금강순례의 모든 일정을 마친 뒤, 남한강 순례에 나설 예정이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관련사진보기


금강 향해 큰절하고 11일간의 순례 시작

생명평화 순례단은 오는 5월 3일까지 서천-익산-부여-논산-공주-연기를 거쳐 금강의 지천인 미호천을 따라 청주에서 '금강순례' 11일간의 일정을 마칠 예정이다. 이후에는 남한강을 따라 순례에 나서 5월 24일 서울 시청에서 100일간의 대장정을 마치게 된다.

각 지역을 지날 때에는 지역의 환경단체와 종교인 등이 함께 순례에 참여하게 된다. 첫날인 이날에도 100여명이 첫날 순례에 동참했다.

한편, '생명평화 순례단'은 개신교 이필완·김민해 목사, 천주교 김규봉·문규현 신부, 성공회 최상석 신부, 원불교 홍현두·김현길 교무, 불교 수경·도법·연관·지관 스님 등 종교인들과 시인 박남준·이원규 씨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구간 별로 양재성·차흥도·이현주 목사, 최종수·문정현·김경일 신부 등이 함께 참여하며, 10여 명의 지원팀이 동행하고 있다.


태그:#금강운하, #생명평화순례단, #금강순례, #한반도대운하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향나무는 자기를 찍는 도끼에게 향을 묻혀 준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