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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이끌고 온 동백꽃도 보기 좋은 모습입니다.
 봄을 이끌고 온 동백꽃도 보기 좋은 모습입니다.
ⓒ 구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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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서해안, 서천군 마서면 남전리 아리랜드에 봄이 왔습니다. 봄빛이 살짝 비치기 시작하는 계절마다 수선화와 동백의 풍경이 떠오르게 하는 곳입니다. 시골 마을의 작은 농장인 그곳에 늘 그렇듯 올 봄에도 수선이 피고, 동백이 피었습니다. 조팝나무와 벚나무도 하얀 꽃을 피웠습니다.

농장으로 들어가는 길에서 동백꽃이 환하게 지고 있습니다.
 농장으로 들어가는 길에서 동백꽃이 환하게 지고 있습니다.
ⓒ 구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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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아리랜드라는 작은 농장을 알게 된 것은 벌써 십년이 넘었습니다. 그 중 봄 풍경을 본 것은 세 번재입니다. 10년 전 처음 그곳을 찾은 것은 시골마을 농장에서 동백꽃 축제가 열린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매년 4월 둘째주 토요일에 열리는 그 축제는 거창한 행사가 아니었고, 실속있는 잔치였습니다. 농장 주인부부와 마을분들의 힘으로 연 축제는 소란스럽지 않고, 오히려 차분했습니다. 축제 현장에서 봄바람이 매서워 고생을 했다는 기억도 있지만, 그래도 아름답고 행복했다는 기억이 더 큽니다. 그 후, 그 축제의 현장은 봄을 지날 때마다 한 번쯤 떠오르는 멋진 풍경이 되었습니다.

아리랜드에는 수선화와 동백꽃이 잘 피었습니다.
 아리랜드에는 수선화와 동백꽃이 잘 피었습니다.
ⓒ 구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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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랜드를 지난주에 잠시 들렀습니다. 여럿이 함께 움직이는 길에 잠시 들렀기 때문에 그곳에서 머문 시간은 한 시간이 채 되지 않았습니다. 농장 주인을 만나 인사를 나눌 시간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곳의 풍경은 예전처럼, 저를 반겨 주었습니다.

그중 가장 멋진 풍경은 동백을 배경으로 멋진 모습을 보이는 수선화 밭이었습니다. 그 밭의 수선화들은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고 있었습니다. 놀이공원의 정원에 심어둔 꽃들처럼 정렬되어 있는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그렇기에 더 멋진 풍경이었습니다.

동백꽃축제가 열리는 조금 넓은 정원입니다. 주변에 벚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동백꽃축제가 열리는 조금 넓은 정원입니다. 주변에 벚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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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 들어온 수선화 군락의 풍경에서 문득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이 생각납니다. 바람결에 따라 자연스럽게 방향을 잡고 있는 수선화 밭 풍경은 정말 고흐의 풍경화를 꼭 닮아 있습니다. 고흐의 그림을 보며 곡선을 사용한 부분들이 작가의 특별한 해석으로 생각했었는데, 그런 것이 아니라 자연을 있는 그대로 그려 그런 곡선이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연스럽게 핀 수선화가 '고흐'의 그림 같습니다.
 자연스럽게 핀 수선화가 '고흐'의 그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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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아리랜드의 사진을 보며 당신도 그곳의 풍경을 만나고 싶어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지금은 이미 꽃이 지고 있을 것입니다. 동백꽃들도 꽃 모가지를 모두 꺾고 푸른 잎들만 무성할 것입니다. 벚꽃들도 꽃잎들은 눈처럼 다 날려버리고 신록의 잎들을 키워가기 시작했을 것입니다. 수선화는 아직 봄의 미련을 다 떨치지 못하고 시들어 가고 있을 것입니다. 사진 같은 풍경을 만나려면 다시 한 해를 기다려야 할 것입니다.

조팝나무아래 노란 수선화가 피었습니다.
 조팝나무아래 노란 수선화가 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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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꽃이 아니더라도 마음이 편안해 지는 농촌의 들녘을 만나고 싶다면 지금 당장 떠나도 좋습니다. 꽃은 졌어도, 꽃보다 아름다운 푸른 잎들이 다투어 돋아나고 있습니다. 들녘을 마주보는 산자락에도 신록의 잔치는 화려하게 시작되었습니다. 그런 풍경들이 어쩌면 꽃밭의 풍경보다 더 찬란할지도 모릅니다.

지난주에는 수선화도 잘 피어 있었습니다.
 지난주에는 수선화도 잘 피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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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꽃이 지고 있는 밭에 새로운 꽃을 준비하며 싹이 돋고 있습니다.
 동백꽃이 지고 있는 밭에 새로운 꽃을 준비하며 싹이 돋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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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농촌으로 여행을 떠나는 분들이 꽤 있습니다. 그 여행은 눈을 아름답게 하는 여행이 아니라 마음을 채우는 여행입니다. 풀과 나무들이 자연스럽게 살아가는 그 터전에 머무는 것만으로 마음은 편안해 집니다.

어린 자녀들의 손을 잡고 떠나는 농촌 여행이라면 농촌의 모습을 알려주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고, 딸기나 방울토마토 등을 수확하는 체험에 참여한다면 더욱 행복한 나들이가 될 것입니다. 물론, 시골에 외할머니라도 계시다면 그곳을 다녀오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농촌여행이 될 것입니다. 

아리랜드로 들어가는 길입니다. 유채가 활짝 피었습니다.
 아리랜드로 들어가는 길입니다. 유채가 활짝 피었습니다.
ⓒ 구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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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들판, 참 아름다운 때입니다. 이번 주말 당신도 농촌으로 떠나는 여행을 꿈 꿔보시면 어떨까요?


태그:#아리랜드, #서천, #동백꽃, #수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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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여행 홈페이지 초록별 가족의 여행(www.sinnanda.com) 운영자 입니다. 가족여행에 대한 정보제공으로 좀 다 많은 분들이 편한 가족여행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기사를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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