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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의 노예들이 흰 소를 타고 거나하게

난개발을 노래하는 슬픈 짐승의 시간이 온다

산을 팔아 강을 팔아 들판을 팔아 폐허를 세워

더러운 매춘의 역사를 쓰려는 무리들에게 묻노니

천부적으로 타락을 모르는 걸레, 자본의 폭주족이여

요람에서 꿈을 꾸는 그 분들에게 물어나 보았는가

초록의 힘으로 강물의 힘으로 일월성신의 지극함으로

백년 후 천년 후 이 땅의 주인들 오고 계시는데

먼 제국의 옛 말발굽으로 치달리고 싶은 무리여

우리의 모태였던 미륵의 땅 저 산하가

콘크리트 감옥에 갇히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겠는가

유사의 행간을 따라가는 저 지순한 흐름

강은 굽이굽이 서러운 사람의 노래이었나니

오래 전전긍긍의 사람들에게 푸른 경전일 것이니

시원의 낙동강 칠백 리 궁궁을을 흐르게 하라

흘러 늘 이 땅의 장엄한 노래이게 하라

덧붙이는 글 | 이중기 시인은 1957년 경북 영천 출생. 1992년 시집 <식민지 농민>으로 작품활동 시작.
시집으로 <숨어서 피는 꽃> <밥상 위의 안부> <다시 격문을 쓴다> 등.


태그:#경부운하, #이중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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