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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거제시 연초면 한내리 일원 공유수면을 놓고 삼성중공업과 임천공업이 갈등을 빚고 있다. 사진 속에 보이는 바다가 삼성중공업과 임천공업의 공유수면 매립 계획에서 중복되는 부분이다.
 경남 거제시 연초면 한내리 일원 공유수면을 놓고 삼성중공업과 임천공업이 갈등을 빚고 있다. 사진 속에 보이는 바다가 삼성중공업과 임천공업의 공유수면 매립 계획에서 중복되는 부분이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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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에서 위 노란색 부분는 육지며 그 아래는 바다다. 노란색 부분은 현재의 임천공업 터로, 임천공업은 도로 입구 부분을 포함해 공장에 붙어 있는 공유수면(갈색 선 부분)을 1차로 매립할 계획이며, 그 앞 부분 공유수면을 2차로 매립할 계획이다. 그림에서 오른쪽 부분이 삼성중공업의 농공단지로, 거의 절반 가량이 임천공업의 매립계획지와 중첩(파란색 부분, 갈색 선 테두리 안쪽 부분)되어 있다.
 그림에서 위 노란색 부분는 육지며 그 아래는 바다다. 노란색 부분은 현재의 임천공업 터로, 임천공업은 도로 입구 부분을 포함해 공장에 붙어 있는 공유수면(갈색 선 부분)을 1차로 매립할 계획이며, 그 앞 부분 공유수면을 2차로 매립할 계획이다. 그림에서 오른쪽 부분이 삼성중공업의 농공단지로, 거의 절반 가량이 임천공업의 매립계획지와 중첩(파란색 부분, 갈색 선 테두리 안쪽 부분)되어 있다.
ⓒ 거제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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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따먹기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조선업이 호황을 누리는 속에 경남 거제도에서 공유수면매립을 놓고 업체간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법정으로 비화할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한 중소업체에서 먼저 공유수면매립 허가를 신청했는데 '세계적인 기업'이 뒤에 다른 법률을 들어 매립공사를 추진하고 있는 것.

이같은 갈등을 빚고 있는 업체는 임천공업과 삼성중공업이다. 임천공업은 국토해양부(허가 당시 해양수산부)의 조건도 이행되지 않았는데 거제시가 삼성중공업에 '농공단지개발 실시계획 승인'을 내주었다며 반발하고 있다.

바다 때문에 대립하는 임천공업과 삼성중공업

문제가 되고 있는 바다는 경남 거제시 연초면 한내리 일원으로 삼성중공업 맞은편에 있는 공유수면이다.

거제시는 지난 4일 삼성중공업이 추진하는 '한내 조선특화 농공단지조성사업'을 승인했다. 삼성중공업은 육지 3만3047㎡와 공유수면 24만7378㎡를 포함해 총 28만425㎡ 규모의 농공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문제는 이 속에 임천공업이 지난 1월 22일 마산지방해양수산청으로부터 실시계획인가를 받은 공유수면까지 포함되어 있다는 것.

임천공업은 1차로 총 16만㎡의 공유수면을 매립하기로 인가를 받았다. 임천공업이 마산지방해양수산청으로부터 인가받은 공유수면과 삼성중공업이 거제시로부터 승인 받은 농공단지 면적 중에는 3만9235㎡(해안 길이 약 290m)가 중복된다. 임천공업이 2차로 매립할 계획인 공유수면까지 합치면 10만7000㎡가 중복된다.

임천공업은 조선 기자재를 생산해 대우조선해양에 납품해 오고 있다. 대우조선과 2012년까지 납품계약을 체결해 놓았다. 임천공업은 1차로 공유수면을 매립해 용지로 사용하고, 앞으로 2차 매립계획까지 세워놓고 있다.

삼성중공업이 매립하려는 공유수면 중 임천공업과 중복되는 바다(10만7000㎡)는 현재 임천공업 터 앞에 있다. 이에 대해 임천공업에서는 "남의 집 앞마당을 사용하려 한다"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중복되는 지역에 임천공업은 290m 규모의 도크를 설치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반면 삼성중공업은 중복되는 곳에 '테라(TERA) 블록 진수' 작업장을 설치할 계획이다. 삼성중공업은 처음에는 제작한 블록(화물적재 부분)을 임천공업 앞 방향(농공단치 북측안벽)으로 진수하려다가 최근 농공단지 서측안벽으로 바꾸었다.

누가 먼저 계획을 세웠나?

사진에서 아래 부분은 임천공업의 현재 공장이며, 위 부분은 삼성중공업이다. 그 가운데 바다 위에 삼성중공업이 매립을 위해 설치해 놓은 휀스와 바지선이 보인다.
 사진에서 아래 부분은 임천공업의 현재 공장이며, 위 부분은 삼성중공업이다. 그 가운데 바다 위에 삼성중공업이 매립을 위해 설치해 놓은 휀스와 바지선이 보인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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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천공업은 2006년 7월 25일 해양수산부(마산지방해양수산청)에 공유수면 매립계획을 신청했다. 삼성중공업은 이보다 3개월 가량 뒤인 같은 해 10월 16일 거제시에 '한내 조선특화 농공단지 지정'을 신청했다. 그러나 공유수면 매립이 중복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관련 기관의 검토과정에서 '승인 신청'이 반려되기도 했다.

양측은 서로 다른 법적 근거를 들어 매립계획을 세웠다. 임천공업은 '공유수면매립법'(아래 매립법)을 근거로 삼았고, 삼성중공업은 '산업입지및개발에관한법률'(아래 산입법)과 매립법에 따라 사업을 추진했다.

임천공업은 다시 2007년 7월 마산지방해양수산청에 공유수면매립면허를 신청했다. 마산지방해양수산청은 2008년 1월 22일 임천공업에 대해 매립실시계획을 인가했다.

삼성중공업도 별도로 농공단지 지정 절차를 밟았는데, 경남도는 2007년 8월  '한내 조선특화 농공단지 지정'을 승인했고, 지난해말 마산지방해양수산청과 공유수면매립 등에 대해 논의를 벌였다. 그리고 거제시는 지난 4일 농공단지 실시계획을 승인해주었다.

임천공업 측은 "공유수면 매립계획을 먼저 세웠고 마산지방해양수산청에 먼저 사업승인 신청도 했다"면서 "삼성중공업은 뒤에 승인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삼성중공업 측은 임천공업이 먼저 매립계획신청을 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매립계획은 자신들이 먼저 세웠다고 주장하고 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임천공업이 마산지방해양수산청에 먼저 매립계획 승인을 신청한 사실은 인정한다, 하지만 삼성에서는 먼저 매립계획을 세웠고 공유수면을 측량하는 것을 임천공업에서 보고 서류를 제출한 것"이라고 말했다.

마산지방해양수산청으로부터 승인을 받은 임천공업은 조만간 매립공사에 들어가기로 하고, 관련 장비를 마련해 놓고 있다.
 마산지방해양수산청으로부터 승인을 받은 임천공업은 조만간 매립공사에 들어가기로 하고, 관련 장비를 마련해 놓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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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의 조건은 과연 지켜졌나

마산지방해양수산청은 올해 1월 16일 거제시장 앞으로 보낸 '한내 조선특화 농공단지 개발' 관련 회신문을 통해 '협의 조건'을 제시했다. 마산지방해양수산청이 내세운 조건은 "사업시행구역의 배후에는 임천공업에서 시행 중인 조선중간재가공공장 용지의 전면 안벽과 접하고 있어 상호 간섭이 예상되므로, 같은 사업으로 인해 야기되는 제반 문제(피해․민원 등)는 사업자 부담으로 보상과 전담해결(합의)하고 착공하여야 한다"는 것.

그러면서 마산지방해양수산청은 "사업시행구역 중 북측 호안(105m- 해안 보호를 위해 비탈면에 설치하는 공작물)은 먼저 매립면허를 득한 임천공업의 의장안벽 사용에 적합하도록 직립식 호안이나 안벽식으로 시공할 것"을 제시했다. 마산지방해양수산청도 임천공업이 먼저 매립면허를 얻었다고 명시하고 있다.

공유수면 중복매립과 관련해 임천공업과 삼성중공업은 여러 차례 논의를 했지만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다. 임천공업은 "마산지방해양수산청에서는 분명히 협의하라는 조건을 붙여 놓았는데, 협의된 게 없다"면서 "아무런 협의도 이루어지지 않았는데 거제시가 삼성 측에 농공단지 실시승인을 내준 것은 문제"라고 반발했다.

이에 대해 삼성중공업은 "여러 차례 접촉하고 거제시도 중재노력을 했으나 중복부분에 대해 서로 양보할 것을 주장해 협의가 불가했고, 이로 인해 인허가가 지연됐다"면서 "삼성과 임천의 임원이 만나 합의를 했는데 뒤에 임천에서 합의내용을 부인하고 뒤늦게 농공단지 매립에 반대하고 나섰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임천공업 측은 "합의하면서 문서하나 남기지 않았는데 무슨 합의냐"면서 "삼성은 어떤 내용으로 합의했는지 밝혀야 한다"고 삼성중공업 측 주장을 일축했다.

삼성중공업이 농공단지 조성을 위해 최근에 조성한 진입도로 모습.
 삼성중공업이 농공단지 조성을 위해 최근에 조성한 진입도로 모습.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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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승인도 나기 전에 공사 시작... 거제시 묵인?

논란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중공업은 '실시계획 승인' 전에 진입로를 개설했으며, 오탁방지막 휀스를 바다 위에 설치했다. 진입로는 이미 아스팔트 포장을 마친 상태이며, 진입로 앞에는 바리게이트를 설치해 놓았다.

삼성중공업은 매립할 공유수면 위에 휀스를 설치해 놓았다. 휀스는 임천공업이 매립계획을 세워놓은 공유수면까지 포함하고 있다. 또 삼성중공업은 바지선을 바다 위에 띄워 놓았고, 곧 매립공사에 들어갈 채비를 갖추었다. 그런데 삼성중공업은 아직 거제시에 착공계를 내지 않은 상태다.

임천공업은 "마산지방해양수산청에서 제시한 합의조건도 이행되지 않았다. 그런데 삼성은 농공단지 실시계획 승인도 내려지기도 전에 진입도로 개설공사를 벌였다. 그런데도 거제시는 공사중지명령을 내리지 않고 있으며, 수수방관하고 있다. 이것은 직무유기"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거제시는 "바지선과 휀스 설치는 넓은 의미로 볼 때 공사착공이라 할 수 있고, 다르게 보면 아닐 수도 있다"며 진입로 공사 등에 대해서는 특별히 문제가 안된다는 입장이다. 마산지방해양수산청의 '합의 조건' 이행 여부에 대해, 거제시는 "삼성중공업이 최근 테라블럭 진수 방향을 바꾸었기에 조건을 갖추었다고 판단했다"고 사업승인 이유를 설명했다.

삼성중공업은 농공단지 조성을 위해 공유수면을 매립하기로 하고 바지선을 준비해 놓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농공단지 조성을 위해 공유수면을 매립하기로 하고 바지선을 준비해 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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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은 한내 조선 특화 농공단지가 빨리 추진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삼성 측은 지난해 말 착공했어야 했는데, 여러 사정으로 지연되어 수주 선박 인도 지연으로 하루 1~3억원의 패널티 지급 손실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삼성중공업측은  "농공단지는 모든 법적 절차를 완료했다"면서 "임천공업과 협의는 각자 공사를 하면서 계속 할 수 있고, 임천공업에서 강력하게 민원을 제기하고 있으나 합당한 법적 근거가 없다"고 덧붙였다.

거제시청 관계자는 "농공단지 인가를 내주지 않고 상당한 기간 동안 협의를 거쳤고, 스스로 해결하도록 노력했다"면서 "삼성에 여러 가지 조건을 부여해서 농공단지 승인을 내주었다"고 말했다.

임천공업 관계자는 "남의 공장 앞을 매립해서 사용하도록 허락해 줄 수 없다. 우리가 이미 승인을 받았고 2차 매립 계획까지 세워 놓았다. 회사 앞마당까지 내주고 일을 할 수 없는 것 아니냐"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임천공업은 삼성중공업과 거제시를 상대로 '공사금지가처분신청' 등을 낼 예정이다. 이렇게 될 경우 바다 따먹기 시시비비는 법정에서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이 조성하려는 농공단지는 문화재로 지정된 한내리모감주나구 군락지 바로 옆에 있다.
 삼성중공업이 조성하려는 농공단지는 문화재로 지정된 한내리모감주나구 군락지 바로 옆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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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삼성중공업, #임천공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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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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