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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단체 고위직 공무원들이 해당지역 관내 학교 운영위원에 조직적으로 진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 구로구 지역 관내 학교에 구로구청 국과장급 인사 30명이 지역위원으로 뽑혀 앞으로 2년간 활동하게 됐다. 이처럼 대거 진출이 가능했던 이유는 구청에서 공식 공문을 보내 협조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구로구청이 구로관내 초등학교에 보낸 공문
▲ 구로구청공문 구로구청이 구로관내 초등학교에 보낸 공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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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구청은 지역위원 입후보등록서를 3월 17일자로 해당학교에 보냈다. 이는 지역위원을 추천하고 선출하는 주체인 학부모위원과 교원위원이 선출되기 전이다.
▲ 구로구청공문2 구로구청은 지역위원 입후보등록서를 3월 17일자로 해당학교에 보냈다. 이는 지역위원을 추천하고 선출하는 주체인 학부모위원과 교원위원이 선출되기 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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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구로구청(구청장 양대웅)은 두차례에 걸쳐 구로 관내 초·중·고등학교에 공문을 보냈다. 2월 18일 구로구청은 ‘학교운영위원회 지역위원 추천 관련 의견 조회’라는 제목의 공문을 통해 각급 학교에 구성현황, 지역위원 추천절차와 방법, 2008년 선출계획을 물었고 참여 동의여부도 함께 물었다.

이어 3월 17일에는 개인 신상정보와 사진을 포함해 지역위원회 입후보 등록서 1부를 해당학교에 보냈다. 모두 구로지역 학교에서 학교운영위원선거가 있기 전에 있었던 일이다.

서울시교육청에서 올해 2월 내놓은 학교운영위원회 구성운영 안내문에서 구성절차를 안내하는 부분
▲ 서울학운위 서울시교육청에서 올해 2월 내놓은 학교운영위원회 구성운영 안내문에서 구성절차를 안내하는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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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예시에 따르면 3월 21일 이전까지 학부모,교원위원을 선출하고 지역위원추천과 선출은 그 이후다. 실제로 구로관내학교에서는 대부분 3월 셋째주중 18일 이후에 학부모교원위원을 선출하고 이후 지역위원을 선출했다. 지역위원 입후보등록서가 포함된 공문은 이에 앞선 3월 17일자로 학교에 갔다.
▲ 안내예시 안내예시에 따르면 3월 21일 이전까지 학부모,교원위원을 선출하고 지역위원추천과 선출은 그 이후다. 실제로 구로관내학교에서는 대부분 3월 셋째주중 18일 이후에 학부모교원위원을 선출하고 이후 지역위원을 선출했다. 지역위원 입후보등록서가 포함된 공문은 이에 앞선 3월 17일자로 학교에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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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학교운영위원 선거절차에 따르면 지역위원은 올해 학교운영위원 선거에서 뽑힌 교원위원과 학부모위원이 추천도 하고 선출도 한다. 선거일정에 따르면 지역위원은 이들이 뽑힌 이후 10일 정도의 기간을 두고 선거를 치른다.

그런데 교원위원과 학부모 위원이 뽑히기도 전에 구로구청에서는 미리 입후보등록서를 해당 학교장에게 보낸 것, 이는 서울시교육청이 밝히고 있는 선거절차에 어긋난다. 그러나 서울시교육청(교육감 공정택) 관계자는 “입후보등록서를 미리 받았더라도 학교장이 지역위원을 선출하는 날 제출하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학교장이 개인이 아니고 학교를 대표하는 기관장임을 감안할 때 논란의 소지가 있다.

해당지역 한 학교의 학부모운영위원의 생각은 다르다. “지역위원 추천과 선출의 주체인 학부모위원, 교원위원이 선거에서 뽑히기도 전에 입후보 등록서를 학교장에게 보낸 것은 선거절차와 형평성에도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이 공문을 통해 추천이 이뤄졌고 추천된 39명 중 30명이 뽑혔다. 이중 상당수가 학교운영위원장으로 뽑힌 것도 확인되고 있다. 그는 또한 학교운영위원회는 “학교를 민주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인데 관에서 지나치게 학교교육행정에 개입하는 것은 학교운영위 입법 취지에도 어긋난다”고 비판했다.

구로구청이 조직적으로 학교운영위원으로 진출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올해 7월 교육감 선거를 3개월 정도 앞두고 있는 민감한 시기인데다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단체장이 특정정당 인사여서 관심이 더 쏠린다. 

구로지역 한 학부모는 “구청 차원에서 학교발전에 기여하기 위한 다른 방법이 있는데도 굳이 학교운영에 조직적으로 개입하는 것이 이해가 안 간다”며 “그렇게 되면 학부모들은 목소리가 줄어들 수밖에 없고 또 학부모들이 지자체사업방향에 따라 정치적으로 이용될 수도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태그:#구로구청, #학교운영위원, #교육감 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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