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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대 최연소 의원' 30살 양정례는 누구?>

<어! 누구지? 비례대표 낯선 얼굴 궁금증>

 <'수상한' 비례대표들…누구냐, 넌!>

<친박, 비례 1번 양정례…끊이지 않는 '논란'>

 

친박연대 비례대표 1번으로 공천받았던 양정례(30)씨가 갑자기 화제의 인물로 떠올랐다.

 

양씨는 77년생으로 18대 총선 당선자들 중 나이가 가장 어리다. 그래서 거의 모든 언론들이 양씨의 ‘최연소 18대 국회의원’ 기록을 보도했다. 지난달 말 ‘비례대표 1번’을 배정받았을 때 언론으로부터 거의 관심을 받지 못했던 분위기와 대비된다.  

 

하지만 양씨에 관해 알려진 사실은 별로 없다. 언론들도 중앙선거관리위와 친박연대에서 공개한 이력 정도만 보도하는 데 그치고 있다. 이와 함께 일부 언론은 그에 대한 뒤늦은 검증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친박연대 자료에는 '연세대 졸업'... '안양대' 출신으로 알려져

 

<스포츠서울닷컴>은 10일 '친박연대 최연소 당선자 양정례씨 네티즌 관심!'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이렇게 꼬집었다.

 

“친박연대의 비례대표 당선권 1위를 거머쥔 그의 정치행보가 언론에 알려진 것이 전무하기 때문에 네티즌들은 의아함을 감추기 어려워하고 있다. 일부 여론 조사에서 정당지지율 '3위'로 뛰어 오른 친박연대의 비례대표 초기 순번을 가지려면 당에 기여도나 후보의 지명도가 높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는 양씨는 누구일까? 그는 과연 '떼어논 당상'이라는 비례대표 1번을 받을 만한 인물인가?

 

<오마이뉴스>는 최근 친박연대에서 작성한 '비례대표 신청자 명단' 자료를 입수했다. 먼저 친박연대는 이 자료에서 양씨가 연세대를 졸업했다고 기재했다. 하지만 그는 신학교를 모태로 설립됐다가 지난 95년 명칭을 변경한 안양대를 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친박연대의 자료에 나타난 양씨의 '연세대 졸업'은 애초 '허위기재'였거나 그가 석사학위를 수여받은 연세대 법무대학원 경력을 잘못 적은 것일 수 있다. 양씨는 지난해 2월 연세대 법무대학원을 졸업했다.       

 

양씨의 최종학력인 연세대 법무대학원은 총 5학기 과정으로 논문을 쓰지 않고 석사학위를 받을 수 있다. 연세대 대학원측은 "법무대학원은 특수대학원으로 분류돼 논문없이도 석사학위 취득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또 친박연대측은 양씨의 직업이 '(사)건풍사회복지회 연구관'이라고 밝히며 그가 '사회복지전문가'라는 점을 내세웠다. 건풍사회복지회는 양씨의 모친인 김순애씨가 이사장으로 있는 사단법인으로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상록수 어린이집을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다.

 

양씨의 역할과 관련, 건풍사회복지회의 한 직원은 "양 당선자는 이곳에서 연구관으로 일했다"며 "아동복지 등 여러 가지 사회복지를 구상하고 계획하고 연구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건풍사회복지회가 어린이집 위탁운영 외에 어떤 사회복지사업을 해왔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어머니가 이사장으로 있으니까 경력쌓기용으로 이름만 올려놓은 거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친박연대의 한 인사는 "원래 세금 안내려고 사회복지시설을 많이 운영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주장한 뒤 "양씨는 건풍사회복지회에서 실장 직함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력서에는 연구관으로 기재했다"며 "정치를 하겠다는 사람이 이렇게 허위로 기재하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박사모 현직 회장도, 전직 회장도, 일반 회원도 아니었다

 

가장 큰 논란을 빚은 경력은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의 여성회장이다. 친박연대는 '비례대표 1번' 공천의 유력한 근거로 양씨가 박사모의 여성회장을 지내고 있다는 점을 내세웠다. 하지만 이것은 '허위경력'으로 드러났다.

 

정광용 박사모 회장은 이미 7일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양씨가 박사모 회장을 사칭한 것"이라며 "회원으로 가입한 사실조차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양씨는 박사모의 현직 회장도, 전직 회장도, 일반 회원도 아니라는 얘기다.

 

박사모 여성 회장을 지낸 적이 없다는 점은 양씨측도 시인했다. 그런데 친박연대측은 "여직원이 양씨의 후보자 이력서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실수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양씨가 당에 제출한 이력서에 '박사모 여성회장'이란 경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친박연대의 한 최고위원은 "양씨가 당에 제출한 자료에는 박사모 여성회장이란 경력이 없다"며 "누군가 양씨를 비례대표 1번으로 공천하기 위해 경력을 허위로 만들어냈을 가능성이 높다"고 '경력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또한 친박연대는 양씨가 '새시대 새물결' 여성청년 간사를 지냈다고 밝혔다. '새시대 새물결'의 정확한 명칭은 '새시대 새물결 운동본부'로 지난해 2월 현경대 전 한나라당 의원을 상임의장으로 선출하며 공식 출범했다.

 

'새시대 새물결 운동본부'는 출범 당시 새마을운동정신을 계승하는 시민단체를 표방했지만, 사실상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나선 박근혜 전 대표를 지지하는 전국조직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표는 출범 당시 초청강연에서 '삼합정치'(지역화합, 이념화합, 세대화합)를 제안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양씨의 모친 김순애씨는 <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새시대 새물결 여성 공동의장"이라며 "딸은 청년간사로서 나를 도와 박 전 대표를 지원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씨가 여성 공동의장, 양씨가 여성청년 간사를 지냈다는 것이 모두 공식 확인되지 않고 있다. 현경대 상임의장에게 두 사람의 활동경력을 확인하려고 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양씨의 모친이 정말 정치를 하고 싶어했다"

 

특히 양씨의 실체를 제대로 들여다 보기 위해서는 그의 모친인 김순애씨가 누구인지를 살펴봐야 한다.  

 

김씨는 대현시장(서대문구)과 신촌 등에서 쌀장사, 여관 경영, 부동산 투자 등을 통해 돈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89년 건설회사인 '건풍건설'을 설립해 현재까지 대표를 맡고 있다. 그는 양씨를 비롯해 1남 1녀의 자녀를 두고 있다.

 

연세대 대학원 산업정보학을 수료한 그는 민자당 중앙상무위원-서대문을 지구당 부위원장, 자민련 정책위원-중앙위 해외교포분과 위원장-당무위원을 지내는 등 정치권에서도 활발하게 활동을 해왔다. 그는 지난 91년부터 95년까지 서울시 의원을 지내며 의정활동을 직접 경험하기도 했다. 또 그는 전국여성발전연구회 회장과 나환자지원 회장도 지냈다.

 

김씨를 아는 한 인사는 "김씨는 정치적으로 뜻을 세우기 위해 무지 노력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민정당 시절 윤길중 의원 선거운동원으로 정치활동을 시작했다. 또 노태우의 사조직인 태림회에 돈을 지원하기도 했다. 민자당을 거쳐 자민련에서도 활동하는 등 정치적으로 입지하려고 부단하게 노력했다."

 

이 인사는 "국회의원이 되려면 먼저 본인의 의지가 있어야 하는데 양씨는 의지가 없었다"며 "정치를 하고 싶었던 양씨 모친의 욕심에 의해서 양씨가 국회의원이 됐다"고 주장했다.

 

양씨가 정치권력 진입을 갈망했던 모친의 대리인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주장은 애초 김씨가 비례대표 공천을 신청했다가 '큰 하자'가 발견돼 공천을 받을 수 없게 되자 딸인 양씨를 비례대표 후보에 올렸다는 의혹과도 대체로 일치한다. 하지만 양씨와 김씨 모두 이러한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양씨의 공천 뒤에는 서청원 대표가 있다고 주장한다. 서 대표가 비례대표 공천을 주도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이번 총선 때 서울지역에서 출마한 S씨가 서 대표에게 김순애씨를 소개했다는 얘기까지 나돌고 있다.

 

 

"지금 다 쉬쉬 하고 있지만 조만간 터질 것"

 

친박연대는 이번 총선에서 14석을 얻으며 선전했다. 그러자 '양정례 비례대표 1번 공천문제'가 수면 아래로 잠복할 듯 보였다. 그런데 양씨가 '최연소 당선자'로 언론의 조명을 받자 그의 공천문제가 당 안팎에서 이슈로 부상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비례대표 후보였던 A씨는 "중앙당이 끙끙 앓고 있지만 서청원 대표가 무서워 말 한마디 못하고 있다"며 "(양씨가 자진 사퇴해) 비례대표 1번이 다시 만들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박사모 회장도 아니고 소신도 없는 사람을 최연소 국회의원으로 만든 것은 박 전 대표에게 누를 끼치는 일"이라며 "지금이야 다 쉬쉬 하고 있지만 조만간 문제가 터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비례대표 후보였던 B씨도 "비례대표 1번은 최소한 대표성과 상징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며 "양씨의 비례대표 공천와 관련 많은 당직자들이 제대로 된 검증과정을 안거쳤다고 지적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같은 비례대표 후보이지만 양씨를 만난 적이 없다"며 "그가 31살이라는 얘기만 들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의혹이 쏟아지고 있는 양씨의 경력들을 확인하기 위해 연락을 시도했지만 양씨의 핸드폰은 꺼져 있었다. 또한 그의 모친 김순애씨는 11일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혈압이 높아 현재 병원에 있다"며 전화를 끊었다.


태그:#양정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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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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