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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 동안 출판계에 늘 따라다니는 꼬리표가 있다. '불황'이다.

 

불황 속에서도 꿋꿋하게 책을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면, 다른 쪽엔 책을 파는 사람들이 있다.

 

11일 오후 5시 한국철도공사 대전지사 회의실에서 발족식을 가진 '한국도서판매사업협동조합 준비위원회'는 후자에 속한다.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중소규모 도서판매업에 종사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이 한자리에 모인 이유는 서로 힘을 합쳐 도서판매사업계의 불황을 이겨 내자는 데 있다. 이들이 맞서는 막연한 대상이 '불황'이라면, 당장 구체적 대상은 E마트 등 할인시장이다.

 

중소 도서판매사업자들이 모여 대형 출판사의 독점구조에 틈새를 내고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게 목적이다.

 

이들의 모임을 촉발시킨 것은 최근 E마트 등 대형할인매장이 대형 출판사나 총판과 직접 손을 잡고 서점시장을 잠식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 같은 판매방식에는 롯데마트도  가세할 예정이다. 

 

또 단행본 출판사와 주요 서점들의 연합회인 '한국출판유통발전협의회'는 출간된 지 일정기간이 지난 스테디셀러를 중심으로, 책 크기를 줄이는 대신 가격을 낮춰 '보급판 문고본'을 주요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판매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날 모인 중소규모 도서판매업 관계자들은 "대형 출판사나 총판에서 대형할인매장에 직접 책을 판매하는 것은 시장을 교란시키고 중소서점상들을 도산하게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서점가에서 애써 키워놓은 스테디셀러 수 십종을 초대형 서점과 온라인 업체가 문고본으로 제작해 독점판매하는 것 또한 불공정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향후 조합결성을 통해 ▲공동구매사업을 통한 초대형 서점과의 경쟁력 강화 ▲출판문화정보의 교환 ▲각종 카드 매출 수수료 인하 등을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이날 협동조합 준비위원장으로 선출된 김주팔씨는 "존폐 위기를 맞은 중소서점들이 생존의 돌파구를 찾기 위한 대책으로 가칭 '한국도서판매사업협동조합'을 구성하기로 했다"며 "공동구매사업, 조합서점 동반발전방안구축, 온라인 서점 및 초대형 서점과의 불균형 문제 등 해결 등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씨는 "대형서점들의 독점판매 시장 형성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의 적절한 조치를 요청하는 등 대응으로 중소서점들의 활로를 모색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준비위원회 발기인 모임에는 서울, 경기, 부산, 광주, 경남, 경북, 제주 등 전국 각지에서 20여개 중소서점업체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태그:#도서펀매조합협동조합, #도서판매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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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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