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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보신당 심상정 후보(경기 덕양 갑)의 핀란드형 공교육 모델 도입 정책의 의미와 필요성을 설파하는 이범 씨.
 진보신당 심상정 후보(경기 덕양 갑)의 핀란드형 공교육 모델 도입 정책의 의미와 필요성을 설파하는 이범 씨.
ⓒ 김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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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연봉 18억 받던 학원 강사를 그만두고 5년 전부터 무료인터넷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사교육의 문제점을 누구보다 잘 압니다. 그래서 심상정 후보의 핀란드식 공교육 모델 도입 공약을 듣고 귀가 번쩍 뜨였습니다. 심상정 후보가 당선되면 고양 덕양 지역 고등학교 '방과 후 학교'에서 직접 학생들을 가르치는 등 '공교육 정상화 모델'을 함께 만들어보겠습니다."

지난 4일 덕양구 화정동 15단지 입구에 유모차를 끌던 주부, 놀이터에서 놀던 아이들과 엄마 등 주민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경기 고양 덕양갑 심상정 진보신당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선 스타강사 이범(39)씨의 연설이 발걸음을 세운 것.

심상정 후보는 2008 총선에 출마하며 '덕양구의 공교육 혁신특구' 공약을 내세웠다. 교육자치재정을 바탕으로 매칭펀드를 통해 국고 보조도 받아내 교과 과정 등에서 자율성을 갖춘 자율형 공립학교를 건설, 학력 상향평준화를 이루겠다는 것. 이 소식을 접한 이범씨는 심 후보에 대한 공개 지지를 선언, 1일부터 선거운동에 합류했다. 

"심 후보와 핀란드형 공교육 혁신적 모델 만들겠다"

이범씨는 "사교육비를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학교 교육 정상화"라며 "학교에 돈을 더 많이 준다고 해서, 내가 사는 지역에 특목고가 더 많이 생긴다고 해서 초등학생부터 입시지옥에 시달리는 현실이 바뀌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자사고와 특목고를 늘리겠다고 하지만 이렇게 되면 사교육이 기승을 부릴 것은 불을 보듯 뻔합니다. 또한 자사고와 특목고가 유치되면 지역에 좋은 학원들도 많이 생길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오는데, 제가 특목고 출신이지만 근처에 그런 학원들이 있는 것을 보지 못했습니다. 특목고 학생들은 아무도 학교 앞 학원에 다니지 않습니다. 오히려 경쟁만 치열해질 것입니다."

이범씨는 핀란드식 공교육 모델이 대안임을 역설했다. 심상정 후보가 당선되면 고양 덕양지역의 고등학교에 '방과 후 학교' 강사로 참여하여 학생들을 직접 책임지고 가르치는 것은 물론, 덕양지역 중고등학교가 '핀란드형 자율학교'로 전환되면 그 학교에서 직접 교사로 일하겠다며 심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여러 해 동안 사교육 현장에 몸담은 그의 생생한 증언과 냉철한 분석, 획기적 제안은 살가운 봄바람마냥 주민들 마음에 착착 감기는 듯했다. 힘찬 격려의 박수를 받은 그는 유세차에서 내려와 주민들 한 명 한 명과 성심껏 개별 상담에 임했다. 그를 심상정 의원 사무실에서 만났다. 

'맞춤 책임교육'과 '교원 평가' 등 학교교육 경쟁력 높여야

- 핀란드형 공교육 모델에 대해 말해 달라.
 이범 씨는 ‘입시지옥, 사교육비, 학벌사회’ 등 교육문제 해결을 위해 소명의식을 갖게 됐다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범 씨는 ‘입시지옥, 사교육비, 학벌사회’ 등 교육문제 해결을 위해 소명의식을 갖게 됐다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김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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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가 생경하고 먼 나라 얘기 같지만 전 세계 교육학자들에게 교육경쟁력 1위로 평가 받는 나라. 2006년도 학업성취도 국제학력평가에서 15세 대상 학력 세계 1위를 차지했다.

핀란드형 공교육의 특징은 책임교육, 맞춤교육, 창의력교육이다. 맞춤교육이란 이수하는 교과목의 종류와 순서, 이수하는 속도 등에 있어 여러 가지 선택의 기회를 부여한다는 뜻이다. 책임교육이란 학생 개개인에 대한 책임이다. 실력이 떨어지면 숙제를 내주는 등 국가가 최저학력을 보장해줘야 한다. 창의력교육은 주입식에서 탈피한 소통·탐구형 교육을 말한다."

- 책임·맞춤·창의력교육이 파행적인 우리나라 공교육의 대안이 된다고 보는가.
"그렇다. 핀란드형 공교육은 모듈화가 잘 돼있다. 우리나라도 획일적인 학제 및 교육과정을 근본적으로 바꿔야한다. 이는 획일적인 내용(진도)을 학생의 수준별로 구분하여 배운다는 우열반 개념과는 전혀 다르다.

학원만 해도 실력과 목표가 비슷한 학생들을 효과적으로 지도하고 있는데, 학교에선 수준이 천차만별인 학생들을 한 교실에서 가르치고 있다. 진도도 평가도 똑같다. 이런 현실에선 절대로 공교육의 효율이 좋아질 수 없다.

동시에 교원평가도 이루어져야 한다. 현 교육제도에선 교사들이 의욕을 보일 만한 계기도 원천도 부족하다. 학교교육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 공교육 정상화로 사교육이 줄어든다는 얘긴데.
"학교에서 맞춤·책임·창의력교육이 이뤄진다면 학원 수요가 많이 줄어든다고 본다. 사교육 시장을 인위적으로 축소하기는 어렵다. 공교육을 활성화하는 방안이 가장 이상적인 대책이다."

이범씨의 이력은 화려하다. 경기과학고와 서울대 분자생물학과를 졸업한 그는 유명 사설학원인 메가스터디의 창립 멤버로 5년간 수능 과학탐구 과목에서 전국 최다수강생을 기록했다. 2004년부터는 연 수입 18억 원을 포기하고 인터넷 무료강의에 전념해왔다.

홀연 강호를 떠난 '과탐' 고수는 <공부에 반(反)하다>란 책을 쓰고, <한겨레>에 '이범의 거꾸로 공부법'을 연재하는 등 혼탁한 교육풍토 개선을 위해 힘쓰고 있다. 최근 전국 각 학교와 시민단체, 자치단체 등에서 '사교육비 쓰나미에 대처하는 학부모의 자세' 등을 주제로 무료강연을 펼치고 있다.

"특목고, 자사고 설립 막는 게 능사는 아니다"

 책임교육, 맞춤교육, 창의력교육이 이뤄지는 핀란드는 교육경쟁력 세계 1위의 교육선진국이다.
 책임교육, 맞춤교육, 창의력교육이 이뤄지는 핀란드는 교육경쟁력 세계 1위의 교육선진국이다.
ⓒ 김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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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문제 해결에 직접 나서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최근이다. 이렇게 말하면 좀 뭐하지만 작년 여름부터 일종의 소명의식이 들었다. 재작년 <공부에 반(反)하다>란 책을 내고 나니 강연요청이 많이 들어왔다. 현장경험이 풍부하고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는 내 위치에서 해야 할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심상정 의원의 핀란드형 공교육 도입 공약이 반가워서 달려왔다고 했는데.
"역대 선거에서 학교의 근본 질서와 제도를 바꾸자는 공약이 나온 건 심상정 후보가 처음이다. 이례적인 일이고 의미가 있다. 특목고나 자사고 설립을 막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국단위로 다 바꿀 수는 없다. 기득권 집단의 반발도 있고 여러 문제점이 얽혀있다. 시범적으로 한 지역을 선정해서 혁신적인 공교육 모델을 만들고 제시해야 한다."

- 지지연설에서 심 후보가 당선되면 직접 교사로 나서겠다고 했다. 
"교육제도를 바꾸는 데는 조직적 기반이 필요하다. 혼자 힘으로는 역부족이다. 더군다나 나는 교원도 아니고 학부모단체 소속도 아니고 교육 관료도 아니다. 덕양 지역에 핀란드형 자율학교가 설립되면 교사로 일하면서 공교육의 희망적인 모델을 만들어 볼 계획이다." 

- 모든 이가 교육제도가 문제라고 하지만 바뀌지 않는다. 이유가 뭐라고 보나.
"좌파고 우파고 교육문제에 대해 철학이 없다. 우리가 경계할 것은 교육의 '획일화'라는 의미의 평준화이지, '무시험 학교배정'이라는 의미의 평준화가 아니다. 이를 오해할 정도로 자유주의에 무지한 이명박 정부는 '성적순으로 뽑는 고등학교가 많아지면 학생의 학교선택권이 확대된다'는 억지 논리를 펴고 있다. 학생과 학부모와 교사를 더욱 닦달하는 이런 정책으로는 지식기반 경제에 걸맞은 다양하고 창의적인 인재를 키울 수 없을 뿐 아니라, 사교육비와 학벌주의 등 우리나라 특유의 병폐가 더욱 심해질 뿐이다."

"이것은 나의 일"... 교육개혁 위해 노력할 터  


- 강연도 무료로 다니고 심 후보 유세에도 발 벗고 나섰다. 돈 걱정은 안 하는 거 같다.

"예전에 일을 억수로 해두었다. 그때 벌어 놓은 돈으로 쓴다. (웃음) 내 나름대로 사회 환원이다." 

- 혹시 학생운동을 했었나.
"88학번이니 386세대의 막차를 탔다. 학생운동에 두 발도 한 발도 아니고 반 발 정도 담갔나보다. 하지만 이상적인 사회상에 대한 가치관은 있었다. 40대가 되어 내 자리에서 기반을 닦으면 뭔가 해야겠다는 생각은 늘 해왔다."

- 대학생 때 사회변화를 갈망하던 이들도 하나둘 신념을 버리고 현실안주형 생활인이 되는 마당에 이채로운 행보다. 교육개혁에 대한 신념이 투철하고 대안은 구체적이고 실천도 적극적이다. 
"아무래도 이념적 좌절을 겪어보지 않아서 그런가 보다. (웃음) 젊었을 때 품었던 내 신념을 최종적으로 배신하지 않았다. '입시지옥, 사교육비, 학벌사회' 등 우리나라 교육제도의 3대 병폐 등 냉혹하고 경쟁적인 교육현실을 바꾸기 위해 내 위치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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