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마을의 수호신, 당산 또는 당산나무라고 불리는 크고 신성한 나무는 그 아래 돌제단이 있었다. 당산나무는 여러가지 부락 제당 기원의 전설을 가지고 있었다. 할머니 당산, 할아버지 당산이라고 불렀다. 당산나무는 마을의 수호신이고, 민간 신앙의 돌, 물, 동물 등 자연신의 하나의 대상이었다.

마을의 솟대 역할,
▲ '우주목' 마을의 솟대 역할,
ⓒ 송유미

관련사진보기


시집 장가갈 때 재목감 키우던 아름다운 '내 나무민속'과 나무 신앙 

옛 선인들은 당산나무를 함부로 베면, 목신이 노하여 병을 일으킨다고 굳게 믿었다. 그것은 신성한 당산나무는 병을 고치고 재앙을 물리치는 역할을 해서, 밥이나 북어 등 제물을 그 나무에 바치기도 했다. 오래된 마을의 초입에 서 있는 나무는 그 마을의 신성한 장소와 정화의식을 상징해 왔다.

역사의 나무
▲ 가지마다 족보가 그려진 역사의 나무
ⓒ 송유미

관련사진보기


굿을 할 때는 신성한 나무의 표시, 신성한 장소의 정화를 나타내기 위하여 하얀 한지를 꽃처럼 나뭇가지에 접어서 매달거나 당산나무에 새끼줄을 치고 오색천을 사이 사이에 매달았다. 가까운 일본의 민간 신앙 속에서도 하얀 한지에 소원을 적어 나뭇가지에 매달아 놓는 면과 유사함을 찾을 수 있다.

수난을 겪는 신목, 마을의 수호수
▲ 세태에 밀려 수난을 겪는 신목, 마을의 수호수
ⓒ 송유미

관련사진보기


해운대는 천년의 동네이다. <삼국사기> 기록을 찾아보면, 해운대는 삼한시대의 '장산국'이라는 국명을 가졌고, 통일신라 경덕왕때 동래군에 속하게 된 후, 최치원 선생과의 인연으로 해운대의 이름을 얻었다는 등의 기록을 찾아 볼 수 있다. 우동은 해운대의 좌동, 중동과 함께 해운대의 초입의 동네이다. 역사가 깊은 동네라서 수령이 오래된 나무가 골목길에 많다. 동네 위치가 높아, 해운대 바다가 안마당처럼 보이는 전망 좋은 동네이다.

많은 우동 동네
▲ 백년나무들이 많은 우동 동네
ⓒ 송유미

관련사진보기


해운대 관광특구의 우동은, 중동, 좌동과 함께 해운대의 지역의 중요한 위치에 있다. 건축 중인 도서관 외 유일하게 도서관이 있는 동네이며, 중학교 고등학교들이 모여 있는 동네이다. 기찻길이 있어서, 철로변에 동네 골목 시장이 형성되어 있고, 그 주변의 집들과 건물들 오래되어서, 옛스러운 풍경을 느낄 수 있는, 해운대에서는 그나마 재개발이 많이 안 된 동네이다. 

또 장수하고 건강하고 병들고, 가운이 번창하고 쇠퇴함을 가늠했다.
▲ 우리 선조들은 그 마을의 녹색대비율의 많고 적음으로 인물이 더 나고 덜 나고 또 장수하고 건강하고 병들고, 가운이 번창하고 쇠퇴함을 가늠했다.
ⓒ 송유미

관련사진보기


동네 한가운데 꽤 잘 알려진 '해원정사' 사찰이 있다. 그 옛날 사하촌을 연상케 하는 전원적인 풍경 속에, 슬레이트 지붕의 집과 타이어 바퀴를 매단 천막 지붕의 집들이 있고 고층 아파트 단지도 제법 형성되어 있다.

해운정사로 가는 골목길을 따라서 깊이 들어오면, 해운대 여중 앞의 문방구, 김밥집, 분식점 등 알록달록 문구품을 내 놓고 파는 가게들이 많이 모여 있다. 등하교의 골목길에는 비누방울 같이 투명한 여중생들의 웃음소리가 싱그럽게 흐른다.

옛집이 있는 우동
▲ 정겨운 옛집이 있는 우동
ⓒ 송유미

관련사진보기


이 동네는 해운대 해수욕장이 있는 번화가와 해운대 신시가지의 높은 아파트 단지의 좌동과는 달리 사람 사는 냄새가 나는 동네이다. 동해남부선이 지나는 철길 하나로, 동네와 동네의 풍경 차이를, 어떤 경계선처럼 뚜렷하게 느껴지게 하는 동네라고 할까. 역사가 오래된 해운대 고등학교, 해운대 여중 등  모여 있어서, 교육 환경이 좋은 동네이다.

더 나무를 힘들게 한다는 것을 모르네요.
▲ 나무를 보호한다는 것이 더 나무를 힘들게 한다는 것을 모르네요.
ⓒ 송유미

관련사진보기


우동의 해운대 여중으로 가는 골목길 어귀와 해운대 도서관의 골목길에 서 있는 뿌리 깊은 신목들은 해마다 잎이 병들어가고 있어, 근처 몇몇 주민들은 한결같이 안타깝다고 전한다. 동네의 뿌리 깊은 수호수를 보호하기 위해 시멘트 화단을 만들어 놓았으나, 이는 나무의 뿌리가 숨을 쉴 수 없게 만들어 놓았다. 함부로 내 놓은 음식 쓰레기통 등 지나다니는 스쿠터와 승용차 대기장으로 이용되고 있어, 뜻 있는 주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우동 건널목
▲ 동해남부선 우동 건널목
ⓒ 송유미

관련사진보기


신목
▲ 신의 통로 신목
ⓒ 송유미

관련사진보기


옛 선인들은 그 마을에 얼마나 나무가 푸르고 덜 푸르냐로 마을의 인심을 가늠했다고 한다. 그리고 옛 고을의 부임한 원님들은 그 고을 산천의 녹화를 위해 나무를 많이 심었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네 풍속에는 딸을 낳으면, 시집 갈 때 농짝을 만들, '네 나무'를 많이 심었다고 한다.

인간에게 나무 만큼 미래와 사랑을 심어주는 자연은 없다. 우리네의 나무의 민간 신앙과 민속 문화들이 세태에 의해 점점 사라지고, 마을의 신성시하던 당산나무에 대한 의식도 점차 희미해져 간다. 그러나 나무에 대한 사랑과 나무에 대한 보호과 관심을 지속 되어야 한다. 담벼락과 좁은 차도의 골목길 가운데서, 심각한 생존의 수난을 겪는 마을의 수호수들은, 어떤 식으로든 주민들의 보호과 관심이 요구된다 하겠다.

고결과 절개의 소나무
▲ 마을의 정신적 에너지의 원천 고결과 절개의 소나무
ⓒ 송유미

관련사진보기


나는 생각한다. 나무처럼 사랑스런 시를 결코 볼 수 없으리라고
대지의 단물 흐르는 젖가슴에 굶주린 입술을 대고 있는 나무
온 종일 하느님을 보며 잎이 무성한 팔을 들어 기도하는 나무
여름엔 머리칼에다 방울새의 보금자리를 치는 나무
가슴에 눈이 쌓이는 또 비와 함께 다정히 사는 나무
시는 나와 같은 바보가 짓지만
나무를 만드는 건 하느님 뿐.
- '나무들', 킬머


태그:#천년나무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마음이 곧 인간이다고 한다. 지식은 곧 마음이라고 한다. 인간의 모두는 이러한 마음에 따라 그 지성이 나타난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