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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강재섭 대표가 내건 18대 총선의 목표 의석수는 '과반'이다. 그러나 투표일이 9일 앞으로 다가온 31일 현재 판세분석 결과, 한나라당은 경합지역에서 대부분 패배하더라도 과반수 의석 달성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럼에도 한나라당이 '과반'을 목표로 내건 것은 총선전략상 '견제론'을 잠재우기 위한 '엄살'의 측면이 큰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현재 판세대로라면 한나라당이 180석을 쉽게 넘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게다가 한나라당 이외에 자유선진당·친박연대·친여 무소속 등 보수 성향의 정치세력을 모두 합치면 200석을 넘길 것으로 전망돼 18대 국회는 90년대 이후 유례없는 '보수 지배' 구도가 될 가능성이 켜졌다.     

 

총선 후 보수대연합 가능성을 우려하는 통합민주당은 개헌저지선 확보에 부심하고 있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한나라당, 수도권 111석 중 이미 57석 사실상 확보

 

<오마이뉴스>가 주요 여론조사 기관들의 조사결과와 각 당의 판세 분석을 취합해 분석한 결과, 31일 현재 전국 245개 지역구 중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각각 116곳, 50곳에서 우세를 보이고 있다.

 

여론조사 오차범위 내에서 1위 경쟁이 벌어지는 접전지는 지난주 50여 곳에 달했지만, 이번 주 접어들며 70곳에 육박해 총선 판세를 어지럽히고 있다.

 

충청권을 기반으로 한 자유선진당과 김무성·김태환 등 '친박' 무소속 후보들이 각각 4곳에서 강세를 기록하고 있는데, 한나라당에서 이탈한 지지층 일부가 이들에게 결합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추가의석 확보가 예상된다.

 

민주노동당과 창조한국당은 우세지역을 각각 1곳씩 확보했다.

 

한나라당은 111석이 걸려있는 수도권에서 절반이 넘는 57석을 확보하고 이 지역의 접전지 34곳에서 추가의석 확보를 노리고 있다.

 

특히 한나라당은 서울의 종로·중구·동작을 등 이른바 '빅매치' 지역 3곳과 서울 '강남 벨트' 8곳을 포함해 총 48석 중 최소한 23석을 석권할 기세다. 서울시당의 한 관계자는 "이런 추세라면 47석 중 27석을 휩쓸었던 96년 신한국당의 기록을 넘어 30석도 가능할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이미 경기도(51곳 중 26곳)와 인천(12곳 중 8석)을 포함해 수도권 111곳의 절반이 넘는 57곳에서 우위를 기록했다.

 

영남권(68곳)에서도 민주노동당과 '친박' 무소속이 강세를 보이는 4곳을 포함해 최대 15곳에서 접전을 펼치고 있지만, 판세를 크게 흔드는 변수가 없는 한 60곳 안팎에서 승리할 것으로 보인다.

 

8석이 걸린 강원권에서도 4곳에서 우세를 보였지만, 24석의 충청권에서는 상대적으로 약세(3석)를 보였다.

 

민주당 서울 10곳, 경기 8곳에서만 현재 우세

 

작년 12월 대선 직후 "50석도 안 되는 '호남정당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위기감이 팽배했던 통합민주당은 수도권과 충청권 현역의원들의 선전에 힘입어 일단 지역구에서만 50석을 확보했다.

 

그러나 민주당이 이명박 정부의 실정과 한나라당 공천 파동에 따른 반사이익을 온전히 흡수해 내심 100석까지 기대했던 것을 생각하면, 이만저만 실망스런 결과가 아니다.

 

민주당은 광진을과 은평갑·도봉갑 등 서울 10곳과 경기 부천 오정과 안산 단원갑과 고양 일산갑 등 8곳에서 우세를 보였다.

 

대선 직후 '집단 용퇴' 압력을 받았던 문희상·천정배·한명숙 등 중진의원들의 선전이 두드러지지만, 2002년 대선과 2004년 총선에서 표를 던진 지지층들이 복귀하지 않고 있어 상당수 후보가 접전지에서 힘든 싸움을 벌이고 있다. 특히 당의 핵심 지지기반이라고 할 수 있는 호남권에서도 전남 2곳, 전북 4곳에서 민주당 후보들과 공천에서 탈락한 무소속 후보들의 접전이 펼쳐지고 있다.

 

한귀영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연구실장은 "한나라당에 악재가 터져도 당의 결집력이 약화될 뿐이지, 한나라당에서 이탈한 지지층이 민주당으로 움직이지 않고 있다"며 "민주당의 리더십이 매우 약해진 상황에서 사실상 양당제가 깨진 총선이라고 할 수 있다"고 민주당의 '약세'를 설명했다.

 

낮은 투표율 전망도 민주당의 발걸음을 무겁게 하는 대목이다. 박선숙 민주당 전략기획본부장도 "투표율이 낮으면 민주당을 지지하는 젊은 유권자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아서 우리에게는 대단히 불리하다"며 "투표율 제고를 위해 당에서 다양한 노력을 모색 중"이라고 전했다.

 

'친박' 무소속 영남권에서 강세... 자유선진당은 충청에서도 고전

 

'충청권 맹주'를 자처하는 자유선진당은 대전 유성과 충남 3곳(공주·연기, 보령·서천, 홍성·예산) 등 4곳에서만 우위를 기록해 교섭단체 구성에 일단 적신호가 커졌다.

 

친박 성향의 무소속 김무성(부산 남을)·이해봉(대구 달서을)·김태환(경북 구미을)·박팔용(경북 김천) 후보는 오랫동안 지역에서 쌓은 지명도와 박근혜 마케팅을 이용해 지역구의 한나라당 후보를 앞서고 있다.

 

창조한국당과 민주노동당은 문국현·권영길 후보가 각각 1곳씩 1위를 달리는 가운데, 광주 남구에서는 행자부 장관을 지낸 강운태 후보가 우위를 지키고 있다.

 

접전지 68곳 중 수도권이 34곳을 차지한 가운데 충청권은 전체의 절반(12곳), 영남권과 호남권 각각 10곳과 6곳의 판세가 안개에 쌓여 있다. 전통적으로 '표 쏠림' 현상이 약했던 제주도는 모든 지역구(3곳)에서 우위를 보이는 후보들이 안 나오는 실정이다.

 

한국갤럽이 29일 실시한 정당 비례대표 투표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를 환산해보니 한나라당 55.2%(30석), 민주당 22.6%(12석), 민노당 8.2%(4석), 자유선진당 4.9%(3석), 친박연대 4.8%(3석), 창조한국당 4.1%(2석)의 순이었다.

 

각 정당이 31일 현재 우세를 보이는 지역구 수와 이를 합산하면 한나라당 146석, 민주당 62석, 자유선진당 7석, 민주노동당 5석, 친박연대 4석, 친박 무소속 4석, 창조한국당 3석, 무소속 1석의 결과가 나온다.

 

한나라당, 접전지 '반타작'만 해도 180석

 

한나라당은 접전지 68곳을 '반타작'만 해도 180석을 확보하게 된다. 이는 "국회 모든 상임위에서 과반수를 차지한다"는 한나라당의 당초 목표(168석)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31일 오전 선대위 회의에서 "한나라당은 과반의석을 달라고 엄살을 피우고 있는데 현재 180석 정도가 한나라당에 가는 것으로 되어있다"고 말했는데, <오마이뉴스>의 분석과도 일치되는 대목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한나라당이 '보수대연합'이라는 명분으로 자유선진당과 친박연대, 친박 무소속 등과 손을 잡을 경우 개헌선(200석)을 넘는 의석 수 확보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보수대연합의 태동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한귀영 실장은 "민주당은 20~30대 유권자들의 투표율이 낮기 때문에 지금 아슬아슬하게 우위를 지키는 곳도 한나라당에 1위를 내줄 가능성이 크다"며 "민주당이 80석을 넘기가 쉽지 않고, 여타 진보정당들과 호남권 무소속 의석들을 합쳐도 10석 안팎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과적으로 대북정책 및 방송·통신 융합, 규제 완화 등의 사안 등에 있어서 이해관계를 함께하는 범보수대연합의 출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반면,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보수성향 정당들이 사안별로 연합하는 것은 가능하겠지만, 공천 과정에서 불거진 '친박'과 '친이'의 갈등의 골이 깊기 때문에 개헌까지 얘기할지는 미지수"라며 "친박연대가 상당한 세를 얻게 되면 보수대연합은 무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태그:#18대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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