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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 영통구의 첫 번째 국회의원은 지난 17대 총선에서 당선된 김진표 의원. 영통구의 역사상 두 번째 국회의원을 뽑는 이번 총선에서 한나라당 박찬숙 의원이 경제부총리와 교육부총리를 거쳤던 이 거물급 관료출신에게 도전장을 냈다. 
 
김진표 의원과 박찬숙 의원이 출마에 나선 이 지역은 주로 아파트 단지로 이루어져 있다. 외지에서 전입한 주민들이 대다수이며 주민들의 출신 지역도 다 제각각이어서 표심을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또한 이 곳의 평균 거주 연령은 29세로 전국에서 가장 젊은 지역에 속하며, 30~40대 초·중학생들을 자녀로 둔 가정이 대부분이다.  
 
이 영통의 한 가운데를 삼성전자와 삼성SDI 그리고 하청업체들이 차지하고 있고 그 주위를 아파트단지들이 둘러싸고 있다. 삼성 직원들과 가족들이 아파트 단지에 많이 거주하고 있는 것은 당연지사. 여기에 인근에 수원IC가 있어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주민들도 많다.  
 
젊은 선거구, 주요정책 공약은 거기서 거기지만
 
이러한 지역구의 특성때문에 각 후보들은 이 지역의 해결과제로 '교육여건 확대'와  '삼성특검의 조속한 마무리' 그리고 '교통문제 해결' 등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각자 지역 경제발전을 위한 '육성산업모델'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사실상 이들의 주요 정책은 '교육문제'와 '육성산업분야'를 제외하고는 거의 대동소이하다. 뿐만 아니라 지역주민들도 후보들의 공약에 대해서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결국 수원 영통구도 다른 지역구와 마찬가지로 후보들의 공약보다는 '안정론'과 '견제론'의 대결이 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두 후보는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다. 지난 15일 <조선일보>와 <SBS>의 공동여론조사에서 김진표 의원과 박찬숙 의원의 지지율은 각각 38.4%, 38.9% 였다. 21일 실시된 <중앙일보>의 여론조사에서는 김진표 의원과 박찬숙 의원의 지지율은 각각 36.5% 와 37.6%으로 박 의원이 앞섰지만,  이날 YTN의 여론조사는 42.4% 대 39.1%로 김 의원이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 의원이 '이상득 부의장 불출마 성명서'를 발표한 이후 진행한 <경인일보> 여론조사(26일) 결과에서는 김진표 의원이 27.2%, 박찬숙 의원이 30.3%로 오차범위 내에서 박 의원이 우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야말로 초접전이다.
 
[통합민주당 김진표] "나는 실적 있는 지역일꾼... 오만한 정권 견제할 것"
 

29일, 비가 오는 중에도 영통 홈플러스 유세를 진행한 김진표 의원은 다음 날인 30일에도 대형 마트에 쇼핑나온 주민들을 상대로 표심잡기에 나섰다.

 

무뚝뚝하게 지나치던 주민들도 있었지만 전직 고위 관료출신에다 현 영통구 국회의원인 그를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
 
지나가던 한 아주머니는 "지난번 결혼식에서 김진표 의원이 주례를 서는 모습을 봤다"면서 반가워했다. 함께 온 아이들도 김진표 의원을 알아보고 먼저 인사를 하기도 했다.
 
현재 김진표 의원의 지지도는 오차범위 내에서 약간 뒤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주민들 사이에서의 인지도는 박찬숙 의원보다 우위에 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그는 "일 잘하는 큰 1꾼"이라는 모토 아래 ▲교육사업비 확충으로 초·중·고 교육환경개선 ▲분당선 조기완공 ▲첨단 IT-BT-NT 산업단지 조성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경제부총리와 교육부총리를 경험했던 전직 고위관리답게 '영통의 꿈, 경제·교육1번지'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주민들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수원비행장이 이전하게 되면 그 부지에 IT 첨단산업단지를 조성할 계획입니다. BT·NT산업단지도 조성해 관내 3개 대학인 경희대·아주대·경기대 등이 참여를 하고 여기에 삼성, 그리고 광교지구 산학협력체들 간의 교류가 더해진다면 젊은 세대들을 위한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습니다."
 
이어 그는 젊은 세대들의 표심을 잡기 위한 또다른 방안도 언급했다.
 
"통합민주당 당론으로 등록금 상한제와 후불제가 정해졌습니다. 이 뿐만 아니라 국립대와 사립대를 가리지 않고 정부가 최소 한해 5조원씩 대학사회에 지원하도록 할 예정입니다. 최소 선진국과 비슷한 수준까지는 나라에서 지원해야하지 않겠습니까? 제가 재선된다면 교육위원회 소속이 되어 이런 약속들을 실행하고자 합니다."
 
그는 "이를 위해서는 통합민주당 의원이 필요하다"며 이명박 정부 견제론도 빠뜨리지 않고 언급했다.
 
"대통령, 경기도지사·수원시장·시의원 모두 한나라당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국회마저 한나라당이 장악한다면 사실상 절대권력이 들어서는 것 아닙니까?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합니다. 한반도 대운하도 막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뿐만 아니라 부자내각, 1%만을 위한 정책, 형님 공천을 일삼는 이 오만한 정권을 막아야 합니다. 그러니 투표에 참여하셔서 통합민주당에게 표를 주십시오."
 
마지막으로 박찬숙의원과 구별되는 자신만의 강점 한가지를 묻는 질문에 그는 "박찬숙의원은 지난 1월에서야 영통에 처음 내려와서 '실적'이 없다, (박 의원은) 지난해부터 영통출마한다고 했는데 그동안 영통을 위해 한 일이 있었나? 결국 말뿐이다"며 "나는 일로 승부하고자한다, 나만의 강점은 그동안의 '실적'이다"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한나라당- 박찬숙] "주민들과 마음이 통할 수 있는 정치를 하겠다"
 
29일 토요일 오후, 박찬숙 의원은 매탄동·태장동 일대의 아파트 단지를 돌아다니며 유세를 진행했다. 비오는 날이라 유세차량 주변은 한산했지만, 박의원은 차량에 올라 연신 손을 흔들며 지역주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국민들이 경제를 살리라고 이명박 대통령을 뽑아줬는데 대통령 혼자서는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며 "지금 견제를 말하기에는 너무 빠르다, 잘못된 경제·정책을 바로잡기 위해서 안정적으로 국정을 운영할 필요가 있다, 집권여당에게 힘을 달라"고 말했다.
 
이날 박 의원은 아파트 단지내 유세를 마치고 영통동 홈플러스 앞 사거리로 이동을 했다. 이 곳에 미리 와서 유세를 하고 있던 김진표 의원과 마주칠 수도 있었지만  박 의원이 도착하기 5분 전쯤에 김진표 의원이 유세를 마치고 돌아갔다. 그 뒤에도 한참 동안 통합민주당측 유세차량에서 흘러나오는 로고송과 한나라당측 유세차량에서 나오는 로고송이  경쟁적으로 울려퍼졌다. 
 
30일에도 박 의원은 주말을 맞아 쇼핑하는 가족들을 대상으로 유세에 나섰다. 이번에는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박찬숙 의원 유세현장을 방문해 박찬숙 의원과 한나라당의 지지를 호소했다.
 
박찬숙 의원은 "그동안 영통의 문제들이 풀리지 않아 답답했다"며 "자신은 '시원하게' 이문제들을 풀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SHEISCOOL'로 정한 그의 홈페이지 주소에서도 이러한 자신감을 읽을 수 있었다. 슬로건도 "시원하다. 박찬숙"으로 정했다. 
 
그는 ▲분당선 연장 조기 완공 ▲자율형사립고 특목고· 마에스터고 유치 ▲영통구 내 문화 콘텐츠 산업 육성 및 디자인 밸리 조성등을 주 공약으로 내세웠다. 
 
"자율형 사립고등학교 전국에 100개 만들기로 한 것 중 1개를 영통에 가지고 오기로 청와대와 약속했습니다. 또한 국가에서 집중투자해서 키워내는 기술인력을 육성할 마에스터 고교를 하나를 영통에 가져올 계획입니다…(중략)…이렇게 되면 공교육이 살아날 겁니다.  이렇게 되면 영통이 명실상부한 교육특구가 되지 않겠습니까?"
 
그녀는 문화관광위원회 소속 의원답게 문화 콘텐츠 산업에 주목해 젊은층의 표심을 잡겠다고 밝혔다.
 
"지난 대선 공약 중에서 문화콘텐츠 산업을 육성하고 디자인 산업을 발전시키는 부분을 제가 만들었습니다. 젊은 세대들은 이런 문화산업에 재능도 있고 열정적이지 않습니까? 영통지역에 디자인 밸리를 설치하고 이 부문에서 젊은 세대들을 위한 일자리를 창출하겠습니다."  
 
이어 그는 "자신만의 강점은 무엇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정치란 주민들과 마음을 통할 수 있는 기술과 같다"며 "주민들과 편하게 소통 할 수 있는  능력이  김진표 의원과 구별될 수 있는 자신만의 강점"이라고 덧붙이며 활짝 웃었다.
 
주민들 반응도 엇갈려... 부동층 표심이 승부 좌우할듯 
 
여론조사에서도 알 수 있듯이 주민들의 지지 성향도 갈렸다.
 
"김진표씨요? 그동안 별 탈없이 했잖아요. 당 보고 뽑으라면 한나라당을 뽑을 텐데, 그래도 인물보고 지역구 국회의원 뽑으라면 김진표를 뽑으려고요. 성과가 확 눈에 띄지는 않지만 지역에 기여한 점도 있고. 하지만 박찬숙씨는 이 지역에 처음 온 사람이기 때문에 제가 잘 몰라요." - 양아무개씨(48)
 
"박찬숙씨 생각하고 있어요. 김진표씨가 그동안 영통구 국회의원이었지만 그다지 발전된게 느껴지지가 않아요. 대통령도 새로 바뀌었으니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는 국회의원도 새로운 사람으로 뽑아야지요." - 윤병용씨(32)
 
인터뷰를 한 사람들 중에서는 특히 20대와 여성들 중에는 부동층이 많았다. 원천동에 거주하는 한 30대 주부는 "지난번 대선에서는 이명박을 지지했는데 이번에는 아직 누구를 뽑아야 할지 결정을 못했다"고 했다. 영통동에서 만난 20대들은 "후보가 누군지도 모른다"며 "투표할 마음이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군 휴가 중이라는 윤아무개(25)씨 역시 누구를 선택해야할 지 고민이다. "아직 각 후보의 홍보자료들을 받아보지 못했다"며 "무엇보다도 자녀는 군대에 갔다 왔는지, 재산은 어느 정도있는지, 투기 하지는 않았는지를 보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무엇보다도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정직"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경인일보> 여론조사(26일)에서도 영통구 내 이런 부동층이 40% 이상 된다는 조사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선거를 10여일 앞둔 현재, 이들 부동층의 막판 결정이 선거의 향방을 좌우하게 되기 때문에 후보들은 이들의 표심잡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 두 후보 외에도 수원시 영통구에는 자유선진당의 임희수 후보와 평화통일가정당의 이종철 후보, 그리고 무소속의 최윤호 후보가 출마해 민심을 얻기위해 바닥을 훑고 있다.

태그:#격전지 , #수원영통, #김진표, #박찬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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