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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총선 대전지역 공천과정에서 최대의 '피해자(?)'이면서 최고의 공천파동 당사자였던 이영규 전 대전시 정무부지사가 결국 '친박연대' 후보로 25일 선관위에 등록했다.

 

이 후보는 지난 2004년 대전 서구갑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총선에 출마해 낙선한 뒤 4년 동안 지구당 당협위원장으로 활동했다. 그러나 '친박'으로 분류되는 그는 이번 공천과정에서 탈락했고, "박근혜 도운 것이 죄인가?"라며 반발하면서 탈당했다.

 

그러자 무소속 출마가 점쳐지던 그에게 '자유선진당'이 손을 뻗었다. 심대평 대표의 측근인 백운교 전 국민중심당 청년위원장을 비롯한 몇몇 후보들이 공천을 신청했지만, 이들을 외면한 채 입당도 하지 않은 이 후보를 공천자로 내정한 것.

 

이 후보는 공천자가 발표된 다음날인 지난 21일 입당 기자회견을 했으나 공천에서 탈락한 예비후보들은 당무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했다. 당무위원회는 심대평 대표와 이회창 총재에게 결단을 위임했고, 결국 공천자는 하루 만에 백운교 예비후보로 교체됐다.

 

공천내정 하루 만에 또 다시 공천 탈락자가 된 이 후보는 주위와의 연락을 끊고 칩거에 들어갔다. 불출마 또는 무소속 출마 등의 예상이 나왔지만, 그는 결국 '친박연대'를 택했다.

 

결국, 본인의 의지든 아니든 이 후보는 2주 만에 두 번의 공천탈락, 두 번의 탈당 및 입당이라는 진기한 기록을 남기게 됐다.

 

후보등록 첫날인 25일 선관위에 등록을 마친 이 후보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자신의 심경을 밝혔다.

 

그는 "저는 오늘 제18대 국회의원선거에 친박연대 후보로 등록을 마쳤다"며 "작금의 사태를 겪으면서 우리나라의 정치발전과 진정으로 우리지역의 이익을 대변하는 국회의원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일념으로 출마하게 되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저는 지난 4년간 한나라당 당원협의회 위원장으로서 지역주민들과 동고동락하면서 중도보수세력을 결집하고, 우리지역의 현안을 해결하는데 최선을 다해 왔다고 자부한다"며 "그러나 이번에 각 정당의 공천과정을 지켜보면서 우리나라의 정치현실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자신의 헌신에도 불구하고 공천에서 탈락시킨 한나라당에 대해 "한나라당의 공천은 박근혜 계파 죽이기로 일관했다"고 비난했다. 또한 하루 만에 공천을 번복한 자유선진당에 대해서는 "중앙당 차원에서 저를 영입하여 공천내정자로 발표하여 놓고, 내부 갈등을 이유로 이를 번복하는 어처구니없는 작태를 연출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한마디로 저를 우롱한 것이다, 아무리 정치판이 혼탁하다고 해도 공당으로서 도저히 있을 수 없는 행태를 보였다"며 "저는 이번 공천파동을 겪으면서 큰 상처를 입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끝으로 "그러나 저는 혼탁한 현실정치에 길들여진 정당들의 일방적인 횡포에 쓰러지지 않겠다"며 "떳떳하게 유권자의 심판을 받을 것이며, 반드시 이 혼탁한 정치판을 개혁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이 후보가 '친박연대'로 후보등록을 마침으로써, 통합민주당 박병석, 한나라당 한기온, 친박연대 이영규 후보 등 지난 2004년 총선에서 대결했던 3자가 재대결을 펼치게 됐으며, 여기에 자유선진당 백운교 후보가 가세해 4자구도로 펼쳐지게 됐다.

 

다만, 자민련 후보였던 한 후보가 한나라당 후보로, 한나라당 후보였던 이 후보가 '친박연대'로 당이 바뀌었다.


태그:#이영규, #공천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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