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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면 더 슬퍼보이는 인어공주
▲ 해운대 전설 비가 오면 더 슬퍼보이는 인어공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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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23일)은 새벽부터 비가 내렸다. 비 맞고 등산을 하기 어려워, 해운대 봄바다를 찾았다. 사실 바다가 가장 멋질 때는 봄비가 내릴 때다. 보슬보슬 내리는 봄비 내리는 바다는 바다의 색깔부터 다르다. 마치 하늘에서 떨어지는 빗물이 잉크처럼 더욱 바닷물을 파랗게 물들인다. 

동백섬의 숲도 더욱 윤기를 반짝이는 초록 잎새들이 물고기처럼 파들거린다. 해운대의 바다에 비가 내리면, 일반 여행객보다 연인들이 많이 몰려든다. 연인들은 비가 오는 날을 특히 좋아하고, 비가 오는 낭만적인 바다의 배경으로 사랑의 시를 쓴다.

쌍쌍의 연인들이 우산도 쓰지 않고, 맞아도 좋을 만큼 부드러운 봄비를 맞으며 발밑까지 밀려왔다가 다시 멀어지는 파도의 움직임을 하염없이 바라보는 모습들이 영화 속의 풍경처럼 아름답다. 

더 멋진...비오는 날의 춤추는 바다
▲ 그림보다 더 멋진...비오는 날의 춤추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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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 동백섬의 인어상에는 아름답고 슬픈 전설이 깃들어 있다. 아득히 먼 옛날 인어나라, '나란다'황옥공주는 무궁나라 은혜왕에게 시집을 왔다. 고국이 그리운 황옥공주는 보름달 뜨는밤이면, 바닷가에 나와 바닷속 수궁나라 외할머니가 주신 황옥보석에 비친 '나란다'를 보며 눈물을 지었다고 한다. 그러나 또 다른 전설은, 신비로운 인어공주의 황옥보석 속에 비친 '나라다'의 왕국에는, 공주가 사랑하는 왕자를 두고 왔을 거라는 이야기다. 그래서일까. 해운대 바닷가에서 처음 만나 사랑을 시작하는 연인들의 사랑은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속설이 있다. 

해운대에서 만난 연인들의 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말이 있지만...
▲ 연인들의 바다 해운대에서 만난 연인들의 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말이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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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광안대교
▲ 동양 최대의 다리 아름다운 광안대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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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의 동백섬에서 바라보는 광안대교는 가장 아름답다. 광안대로(廣安大路)로 불리기도 하는 광안 대교는 광안리 해수욕장에서 보면 그닥 아름답지 않다. 100미터 밖의 미인이란 말처럼 너무 가깝지도 멀지도 않는 거리 때문에 이곳에서 가장 아름답게 보인다.

광안대교는 부산 수영구 남천동과 해운대구 우동을 연결한다. 기존의 수영로를 이용하는 것에 비해서 상당히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도로의 길이는 6,500 미터이고, 전체 교각 길이는 7,420 미터이다. 가장 긴 다리 가운데에 속한다.

1994년에 다리 공사가 시작되어, 2002년 12월에 공사를 마쳤다. 2002년 부산 아시안 게임을 앞두고 임시로 개통되었다가, 2003년 1월 정식 개통되면서 통행료가 유료화되었다. 임시 개통을 축하하는 날, 부산 시민들에게 광안대교를 개방했다. 그 길고 긴 다리를 많은 사람들과 함께 걷던 감회가 새롭다.

여기보다 더 아름다운 '동백아가씨'가 있을까요 ?
▲ 대한팔경 해운대, 동백섬 여기보다 더 아름다운 '동백아가씨'가 있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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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 속에 일본 여행객들이 드문드문 보였다
▲ 최치원 시인의 동상과 시비 봄비 속에 일본 여행객들이 드문드문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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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의 동백섬은, 조용필의 '돌아와요 부산항'처럼 유명하고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다. 신라 최대 시인인 최치원이 '해운'이란 자기 호에 이름을 붙였다는 유래도 말이다. 해운대는 시인 최치원 때문에 유명해 진 것인지, 해운대 때문에 최치원 시인이 유명해 진 것인지 고개가 가웃거려질 만큼 해운대 하면, 최치원 선생이 떠오르고, 동백섬이 떠오른다.

이 동백섬에는 최치원 시인의 시비와 동상이 세워져 있다. 이 시비는 병풍처럼 되어 있다. 최치원 선생은 신라 헌강왕 때 태어나 나이 12세에 당나라에 유학하여 18세 때 당나라의 과거에 급제했다. 28세 본국으로 돌아와 벼슬을 맡지만 난세를 한탄하여 벼슬에 뜻을 끊는다. 산수를 방랑하다, 어느날 아침 문밖을 나가 돌아오지 않았다고 한다. 해운대 동백섬에는 최치원 선생의 동상 외 약전, 9수의 시가 새겨져 있다. 그중 '비오는 가을 밤에'를 카메라에 담았다.

'비오는 가을 밤에'
▲ 최치원 시인의 시비 '비오는 가을 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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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마루
▲ 동백섬 누리마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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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마루 하우스는' 해운대해수욕장 남쪽 끝의 동백섬의 자연을 그대로 공원으로 조성했다고 한다. 동백섬은 동백나무와 소나무가 울창하다. 시민과 관광객들의 산책로로 알려진 동백섬에 '2005 APEC정상 회의' 장소로 누리마루하우스가 건립되어, 현재는 연일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 해운대의 명소가 되었다.

바다에 비가 내리면 바다 속이 뒤집혀서 색깔이 달라요.
▲ 비오는 바다 바다에 비가 내리면 바다 속이 뒤집혀서 색깔이 달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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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에 더욱 푸르다
▲ 해운대의 해송 숲 봄비에 더욱 푸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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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 해수욕장은 오래된 해송 숲, 송림 공원이 있다. 이곳에는 각종, 문화행사 및 친선체육대회 등이 열려 많은 시민들이 모이는 장소이다. 그러나 예전보다 송림공원은 축소되어서 아쉽다. 키가 작은 해송숲과 더불어 해운대 해수욕장에서는 해마다 모래 이벤트, 대동굿, 수영대회, 요트 경기, 열린 음악회 등이 열리고, 해운대 해수욕장 백사장은 그대로 자연의 무대라서 아무 행사가 없는 비오는 날도 멋진 자연 예술의 무대이다.

여기오면 바다를 안다
▲ 해운대의 비경 여기오면 바다를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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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어리 살어리랏다
바라래(바다에) 살어리랏다
나마자기 구조개랑 먹고
바라래 살어리랏다…
'고려가요'-'청산별곡'

아름다운 봄바다
▲ 봄비 내리는 바다 아름다운 봄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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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뮈'가 좋아했다는 바다. 자신이 쓴 작품, '이방인'에 나오는 '하얀색의 바다가 아닌, 이런 잉크빛 바다가 아닐까.  해운대의 바다는 아침에 오면 다르고, 저녁에 오면 다르고, 또 그 다음날 새벽에 오면 다르고, 한 주 지나 오면 다르고, 한달 후에 오면 또 다르다. 바다의 깊이를 알 수 없듯이, 해운대의 바다 색깔은 화가가 가지고 있는 물감으로는 도저히 다 표현하기 힘든 그런 바다다. 더구나 봄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바다의 색깔은 그 어떤 화가도 그리기 어려운 신의 바다, 미래가 넘실대는 바다, 청춘이 춤추는 바다, 나비가 건너는 그런 바다이다. 


태그:#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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