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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마을에 꽃구름이 뭉게뭉게 피어오른다. 온 동네에 매화꽃이 만발했다. 봄바람에 꽃비가 내린다. 매화꽃이 한잎 두잎 꽃비 되어 흩날린다. 밤낮의 길이가 똑같은 평등한날 춘분(21일)에 찾아간 매화마을은 구름 한 점 없이 맑았다.

 

섬진강 둑길을 달렸다. 가슴이 시원하고 상쾌하다. 세상사 근심걱정이 한순간에 흩날리는 매화꽃잎 되어 날아간다. 흐르는 섬진강물에 씻겨 내려간다. 들녘에는 농부가 바쁜 일손을 놀리고 있다. 따스한 봄날 차량의 행렬은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조그마한 장터엔 별것이 다 있어

 

청매실농원에 당도하자 사람들의 물결이 쏟아져 나온다. 평일의 정오 무렵인데도 주차공간을 찾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청매실농원은 만발한 매화꽃이 절정을 이루고 있다. 홍쌍리 여사의 시아버지인 율산 김오천 옹께서 심었다는 보호수 아래에서 봄나물을 파는 할머니는 사나흘 전부터 꽃잎이 하나둘 떨어지기 시작한다고 말한다.

 

"워매! 별것이 다 있네, 시장이 섰네."

"머구대, 취나물… 다 있어"

 

꽃나무묘목, 홍시, 밤, 고구마, 알토란, 5천원에 파는 금낭화 모종까지 없는 게 없다.

 

"하나 사다 키워 봐요, 키우는 재미가 좋아요."

 

장사 잘 되느냐 묻자 한 할머니는 올해는 날씨도 좋고 꽃이 많이 피어서 지난해보다 좀 낫다고 말한다. 장사가 잘 된다고 하니 다행이다 싶다. 이것저것 구경하는 재미에 팔려 꽃구경 온 사실마저 잠시 잊고 있었다. 입구에 길게 늘어선 조그마한 장터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꽃이 핀 매화나무의 3~4년생 묘목은 1만원이다.

 

광양의 한 어린이집에서 소풍 나온 아이들이 점심을 먹고 있다. 마산에서 왔다는 한 부부는 "꽃을 보니 마음이 좋네예"라며 즐거운 표정이다.

 

 

다양한 먹거리 볼거리에 이어지는 발길들

 

매화당 입구에서는 먹거리를 만들어 판다. 매실비빔밥이 5천원, 해물파전이 4천원이다. 점심시간이어서인지 사람들이 줄을 서있다.

 

매화당의 전시관에는 매실농원의 풍경과 매실의 효능을 분명하고 또렷하게 정리하여 잘 보여주고 있다.

 

"야~ 멋있다."

"그림으로 봐야 멋있어."

 

전시관에 들어서는 사람들의 한결같은 반응이다. 전시관에는 아무도 가지 않는 길을 개척한 1대 매실지킴이 김오천 옹과 매실에 대한 열정으로 매실명인이 된 홍쌍리 여사, 한발 앞선 농업경영으로 매실식품의 대중화를 이룬 3대 매실지킴이 김민수(홍쌍리 여사의 큰아들) 부부가 소개되어 있다.

 

전시장을 둘러보고 나서 영화 <취화선>과 <매화연가>촬영지인 왕대 숲을 지나 매화동산 전망대를 돌아보는 것이 좋다. 이 길을 곧장 가면 약 20분 정도가 소요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피어오르는 매화꽃구름에 매료되어 시간가는 줄 모른다. 임권택 감독의 <천년학>도 이곳 매화동산에서 촬영했다.

 

봄바람이 스치고 지날 때면 나풀나풀 꽃비가 내린다. 매화농원에 하얀 꽃비가 내린다. 푸른 숲을 이루고 있는 맥문동과 하얀 매화꽃의 대비가 아름답다.

 

"매실이 열렸을 때 찾아와도 좋겠어."

 

사람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천년학>영화의 장면이 정말 멋있던데, 우리가 진짜 여기에 와 있네."

 

 

청매실농원의 매화 꽃구름에 마음마저 빼앗겨

 

산자락은 온통 꽃동산이다. 한낮의 봄 햇살을 받은 백매의 하얀 꽃은 눈부시게 아름답다. 대숲 길은 서정적이다. 이곳의 매화농원에는 매화나무아래에다 보리를 심었다. 청보리 밭이다. 청보리의 풋풋한 싱그러움과 하얀 매화꽃의 어우러짐은 아름다움을 더해간다. 봄이 무르익어간다.

 

"나하고 놀자~ 누구든지."

 

매화꽃동산 전망대 부근에서 더덩실 어깨춤을 추는 한 아주머니가 기쁨으로 소리친다. 양지에는 진달래꽃도 피었다. 흰나비 나풀대며 꽃동산으로 날아든다. 어느새 꽃구름에 묻혔다.

 

"저쪽에 무릉도원이 있어요. 꽃밭에서 장어국밥과 섬진강 벚굴 잡숫고 가세요."

 

먹거리 집에서 길손을 유혹한다.

 

모두가 즐거운 표정들이다. 사진사는 오늘은 날씨가 좋아 지리산도 잘 보인다며 연인과 함께 작품을 만들어 보라고 한사코 손님들을 꼬드긴다.

 

광양 다압 청매실농원의 매화동산에는 지금 매화꽃이 만발했다. 매화꽃구름이 뭉게뭉게 피어오른다. 섬진강줄기 따라 가는 '매화로'도 꽃길이다. 길 양편으로 매화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길손의 발걸음을 더디게 한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U포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전남, #광양, #청매실농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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