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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민주당이 지난 15일부터 돌입한 국회의원 후보자 경선 과정에서 중진 여성후보자에 부여한 가산점에 대해 역차별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정치 신인 여성들의 지역구 출마가 사실상 어려운 정치여건 속에서, 경쟁력을 높여주기 위해 만들어진 15% 가산제가 현역 중진 여성후보에게도 일괄 적용하는 문제에 대해 상대 남성후보자와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어 민주당의 향후 공천자 결정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통합민주당은 지난 15일과 16일 서울 9개 지역구를 비롯해 인천 4개, 경기 9개, 광주 8개, 전북 9개, 전남 4개, 강원.충남 각 1개 지역구 등 전국 45개 지역구에 대한 경선을 실시했다.

 

민주당은 경선에 앞선 지난 14일 여론조사경선관리위원회(위원장 김상희)에서 여론조사 경선 시행세칙을 확정, 경선지역 전체 유권자를 대상으로 전화면접 방식을 통해 경선을 진행키로 했다.

 

이 경선 시행 세칙에는 당원과 지지자들의 의사를 중시해 통합민주당의 지지의사를 밝힌 응답자의 응답비율에 70%의 가중치를 적용하고 그 외의 응답자의 응답비율에 30% 가중치를 적용키로 했다.

 

특히 여성의 정치적 진출을 확대하기 위해 여성의 경우, 본인이 획득한 득표율의 15%를 가산점으로 부여키로 했다.

 

45개 경선지역에서 여성후보자 가산점의 수혜 대상자는 모두 7명. 이들 대상자들 가운데에는 각각 3선에 도전하는 조배숙 의원(익산을)과 김희선 의원(서울 동대문 갑)을 비롯해, 비례대표 출신의 이은영(서울 용산), 홍미영(인천 부평을) 의원 등 현역의원 4명이 포함돼 있다.

 

이에 대해 해당 상대 남성 후보자들은 하나같이 “정치 입문이 어려운 정치 현실 속에서 여성 정치 신인을 돕기 위해 가산점을 부여하는 것은 이해한다”면서도 “적어도 3선에 도전하는 여성 정치인에게 까지 가산점 혜택을 일괄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남성 역차별이다”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다시 말해, 이미 지역에서 아성을 구축한 중량급 여성 의원들의 입김이 작용해 다른 남성 정치 신인들의 정계 입문을 막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다는 지적인 것이다.

 

전북 익산을에 출마한 윤승용 후보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여성들의 지역구 국회의원 진출의 어려운 현실을 감안해 배려한 가산점제는 신인 정치인에게 국한돼야 한다”면서 “이를 소수 약자가 아닌 당 최고위원 출신의 여성중진 의원에게 까지 적용하는 것은 역차별이 아닐 수 없다. 여론조사결과에 가산점을 그대로 적용해 공천을 줄 경우 헌법소원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서울 동대문갑에 출마한 지용호 후보 역시 “이 가산점제는 100m 경주에서 중진급 여성은 50m를 지난 시점에서 출발하게 하는 것으로 너무 과하며 16일 중앙당 최고위원회와 공심위에 이의제기 신청을 했다”면서 “아무리 여성후보자이지만 8년 동안 지역구를 국회의원 신분으로 관리해, 인지도와 조직력, 자금력을 확고하게 구축한 후보자에게 15%의 가산점을 주는 것은 상식적으로도 이치에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공무원 조모(42)씨는 “비례대표 출신이 지역구에 출마한 경우까지는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3선에 도전하는 지역구 출신 여성 현역의원에게 까지 15%의 가산점을 부여한다면, 이미 아성과 인지도를 확실하게 구축한 여성의원에게 도전해 경선에서 이길 남성 후보자가 어디 있겠느냐”며 “중진 여성의원에 대해서도 가산점제는 적용하면 이는 남성 역차별이다”고 반대했다.

 

한 마디로 이런 규정이 계속 적용된다면 앞으로 여성 중진의원은 경선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민주당 강금실 최고위원은 16일 이 문제와 관련한 전화통화에서 “당규에 15% 범위 내에서 가산점을 줄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이 있으며, 재선 이상 여성후보자에 대한 적용에는 논란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당규 해석 취지는 여성정치인의 입문을 도우려는 것이며, 중진의원까지 일괄 적용하는 문제는 고려돼야 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을 피력했다.


태그:#여성 후보자, #통합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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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지 경남매일 편집국에서 정치.사회.경제부 기자를 두루 거치고 부국장 시절 서울에서 국회를 출입했습니다. 이후 2013년부터 2017년 8월6일까지 창원일보 편집국장을 맡았습니다. 지방 일간지에 몸담고 있지만 항상 오마이뉴스를 좋아하기 때문에, 전국적으로 공유하고 싶은 뉴스에 대해 계속 글을 올리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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