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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 탈당 사태를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어 교사를 그만두고 민주노동당을 혁신시키기 위해 나선 이수호(59) 전 민주노총 위원장이 전국을 누비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13일 창원에서 <오마이뉴스> 기자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는 선린인터넷고교 교사로 있다가 지난 2월 사직했다. 정년을 3년가량 남겨놓고 교단을 떠났다. 그는 서울시교육위원과 전교조 위원장을 거쳐 민주노총 위원장으로 있다가 2005년 사퇴했다. 2006년 3월 교단에 복귀했다가 2년 만에 그만둔 것이다.

 

지금 그의 직책은 ‘민주노동당 혁신·재창당준비위원회’ 위원장이다.

 

이날 창원에서 민주노총 경남본부와 전교조 경남지부, 민주노동당 경남도당 관계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을 견제하고 야당으로서 소금 역할을 할 수 있는 정당은 민주노동당뿐”이라며 “이명박 정부의 무한질주를 막을 수 있도록 밀어 달라”고 호소했다.

 

다음은 이수호 위원장과 나눈 대화 내용이다.

 

"민주노동당이 분열위기 상황을 보면서 도저히 그냥 있을 수 없었다"

 

- 왜 교직을 그만두었나?

“민주노동당 탈당 사태를 맞으면서 나서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노동운동을 하면서 정치 일선에는 나가지 않겠다고 마음먹었지만, 민주노동당이 분열위기 상황을 보면서 도저히 그냥 있을 수 없었다. 노동운동 선상에서나 노동자의 정치세력화로 이루어진 민주노동당이 이대로 침몰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에서 나섰다.”

 

- 정년이 남아 있는데, 교단을 떠난다고 했을 때 가족들 반응은?

“집사람이 굉장히 힘들어했다. 교직을 천직으로 생각하고 정년까지 마칠 것이라 생각했었다. 갑자기 당하고 보니 더 그랬던 것 같다. 해직 교사 생활을 오래해서 연금도 제대로 못 받는데, 형편도 어려운데 그만둔다고 하니 집사람이 더 힘들어한다. 그러나 집사람이 진보정치 상황을 아니까 격려하는 말은 하더라.”

 

- 민주노동당이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는지?

“빨리 탈당과 분열의 소용돌이에서 벗어나야 한다. 탈당하는 쪽이나 있는 쪽이나 굉장히 비정상적인 상태로 갈등과 긴장이 너무 심해지면 안 된다. 진보정치를 처음 시작할 때 험난했던 시간을 되돌아보면서 모두 냉정했으면 한다. 긴 역사 속에 우리 자신이 겸손하게 바라보기를 바란다. 우리의 상대인 한나라당이나 보수세력 쪽으로 시선을 함께 돌려야 한다.”

 

- 이번 총선에서는 어떤 역할을 하는지?

“이렇게 돼버린 주요 원인이 무엇인지, 스스로 변화하고 혁신하지 못한 것이 중요한 원인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있다. 아무리 어렵더라도 혁신하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 그동안 진보정치 전체를 파악하면서 새로운 시대로 가도록 하겠다. 민주노동당 재창당까지 가야 한다는 생각으로 준비하겠다.”

 

- 이번 총선의 목표는?

“지역구 10명, 비례대표 10명을 당선시키는 게 목표다. 이름하여 ‘텐텐(10․10) 전략’이다. 목표하는 만큼 다 당선되기는 힘들 것이다. 어려운 상황이더라도 의미있는 득표를 해야 한다. 두 자리 이상의 정당 지지도를 통해 최대한 많은 비례대표를 당선시킬 것이다.”

 

"10년 전으로 돌아가는 상황... 단결하지 않으면 노동탄압 막아내지 못한다"

 

- 민주노동당을 탈당하고 진보신당을 창당한 측에 하고 싶은 말은?

“안타깝다는 말씀부터 드리고 싶다. 모두 어제의 동지였는데…. 지금은 무엇으로 불러야 할지. 아픔이 있다. 힘들고 어렵더라도 탈당, 분당사태로 갈 정도였는지. 보수세력들이 흔히 하는 말로 진보진영은 분열로 망한다는 말을 등 뒤에서 들으면서 억울하고 한편에서는 창피하다.”

 

- 이명박 정부의 노동정책에 대해 어떻게 보나?

“이 정부는 ‘친기업’, ‘친재벌’을 노골적으로 천명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민주노총 위원장과 공식 면담을 잡아 놓았다가 이런저런 핑계로 무산시켰다. 노동자들의 집회 현장을 무력으로 짓밟았다. 정부 운동은 10년 전으로 돌아가는 상황이다. 정부가 그렇게 만들고 있다. 정말 이런 때 단결하지 않으면 노동탄압을 막아내지 못한다. 특히 이번 총선에서 민주노동당이 힘을 얻지 못한다면 노동현장에서도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 올 수도 있다.”

 

- 더 하고 싶은 말은?

“그동안 민주노동당 운영이나 활동에 있어 최선을 다해 왔지만, 국민들이 보기에는 안타까운 점이 많았다. 요즘 겸허하게 반성하고 새로운 진보정지를 열어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창당정신을 제외하고 모든 것을 시대에 맞게 바꿔보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민주노동당이 한나라당의 견제세력으로, 야당으로 소금 역할을 계속할 수 있도록 국민들이 밀어주기를 바란다.”


태그:#민주노동당, #이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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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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