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ㄱ. 종합적인 그 무엇

 

.. 영화가 그렇듯이 출판도 종합적인 그 무엇이다 ..  《정은숙-편집자 분투기》(바다출판사,2004) 머리말

 

책을 찍어서 세상에 내놓는 일을 가리켜 ‘출판(出版)’이라 합니다. 보기글에서는 영화, 연극처럼 ‘출판’을 문화에서 어느 한 가지로 가리키는 자리에 씁니다. 이렇게도 쓸 수 있겠으나, 그냥 ‘책’이라고만 해도 되지 싶어요. 영화는 그냥 영화라 하거든요. ‘촬영’이라 안 하고요.

 

 ┌ 종합적(綜合的) : 여러 가지를 한데 모아 합한

 │   - 종합적 연구 / 종합적으로 살펴보다

 ├ 종합(綜合) : 여러 가지를 한데 모아서 합함

 │   - 종합 점수 / 종합 진찰 / 종합 청사 / 종합 편의 시설

 │

 ├ 출판도 종합적인 그 무엇이다

 │→ 책도 모든 것을 모은 그 무엇이다

 │→ 책도 온갖 것이 모인 그 무엇이다

 └ …

 

여러 가지를 한데 모았다면 “여럿을 한데 모았다”고 말하면 됩니다. 따로 ‘-적’을 붙여 ‘종합적’이라 쓰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보기글에서는 “모든 것을 모은”이나 “모든 것이 모인”으로 써 볼 수 있어요. 한자말 ‘종합’을 그대로 두고 싶다면 “모든 것을 종합한”처럼 쓰면 됩니다.

 

ㄴ. 종합적으로 만들어내고

 

.. 그저 오리 농사와 논밭 돌려짓기를 통하여 쌀, 채소, 오리, 물고기를 종합적으로 만들어내고 풍부하게 자급해 가는 것이 중요하게 생각된다고 말했다 ..  《후루노 다카오/홍순명 옮김-백성백작》(그물코,2006) 184쪽

 

“돌려짓기를 통(通)하여”는 “돌려짓기를 해서”로 고칩니다. “쌀, 채소, 오리, 물고기를 만들어내고”는 어딘가 얄궂습니다. 쌀을 만들지 않잖아요. 물고기를 어떻게 만들지요? ‘가꾸’거나 ‘키운’다고 해야 알맞습니다. “풍부(豊富)하게 자급(自給)해 가는”은 “스스로 얻는”으로 다듬어 줍니다.

 

 ┌ 오리, 물고기를 종합적으로 만들어내고

 │

 │→ 오리, 물고기를 골고루 가꾸고

 │→ 오리, 물고기를 두루 키우고

 └ …

 

한 가지 곡식만 키우기보다는 여러 곡식을 돌려서 키워야 땅심이 살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 대목입니다. 글쓴이는 땅을 논으로만 쓰지 않고 밭으로도 쓰고, 다시 논으로 쓴답니다. 또한 오리농사를 지어 쌀이나 푸성귀뿐 아니라 오리도 키우는 셈이고, 오리가 뛰노는 무논에는 물고기도 살 수 있으니 여러 가지를 함께 키우게 된다고 이야기해요. 그래 “여러 가지를 함께”키운다는 일입니다. 이런 일이라면 잘 어울리는 말이 있지요? ‘골고루’나 ‘두루’라는 말.

 

 

ㄷ. 종합적으로 전개해 가기 위해서

 

.. 이런 네 가지 운동을 종합적으로 전개해 가기 위해서는 운동의 주체가 되는 교직원 단체가 꼭 필요하다 ..  《찌까즈 께이시/김성원 옮김-참 교육의 돛을 달고》(가서원,1990) 89쪽

 

“꼭 필요(必要)하다”는 겹치기입니다. ‘필요’가 “꼭 있어야 한다”를 뜻하니까요. “전개(展開)해 가기 위(爲)해서는”은 “펼쳐 나가자면”이나 “이루어 나가자면”으로 손보고 “운동의 주체”는 “운동하는 주체”나 “운동을 할 때 기둥”으로 다듬어 봅니다.

 

 ┌ 종합적으로 전개해 가기 위해서는

 │

 │→ 고루 펼쳐 나가자면

 │→ 알뜰히 이루어 나가자면

 │→ 제대로 해 나가자면

 └ …

 

 운동을 골고루 펼쳐 나간다고 한다면, 알뜰살뜰 요모조모 잘 살피면서 해 나간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어설프게가 아니라 제대로, 앞뒤를 두루 보아 가면서 빈틈없이하는 운동입니다. 크거나 작은 힘을 모두 모아서 하는 운동입니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침 없이 하는 운동이기도 하고요.

덧붙이는 글 | 인터넷방 <함께살기 http://hbooks.cyworld.com> 나들이를 하시면 여러 가지 우리 말 이야기를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태그:#-적, #우리말, #우리 말, #-적的, #종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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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꽃(국어사전)을 새로 쓴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를 꾸린다. 《쉬운 말이 평화》《책숲마실》《이오덕 마음 읽기》《우리말 동시 사전》《겹말 꾸러미 사전》《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비슷한말 꾸러미 사전》《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숲에서 살려낸 우리말》《읽는 우리말 사전 1, 2, 3》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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