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 특검 출석한 홍석현 회장...'회장님 사수'한 <중앙> 기자
ⓒ 문경미

관련영상보기


4일 늦은밤,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이 특검에 출석해 에버랜드 전환사채 발행 사건 등을 조사 받고 귀가를 하고 있다. 홍석현 회장을 에워싸고 기사들이 차량까지 안내하고 있다.
▲ 홍석현 회장을 보호하라 4일 늦은밤,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이 특검에 출석해 에버랜드 전환사채 발행 사건 등을 조사 받고 귀가를 하고 있다. 홍석현 회장을 에워싸고 기사들이 차량까지 안내하고 있다.
ⓒ 윤대근

관련사진보기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이 '에버랜드 전환사채(CB) 저가발행' 배임 사건의 피고발인 신분으로 삼성특검에 소환된 4일 오후 <중앙일보>의 인터넷 매체인 조인스 영상취재팀 기자(왼쪽 자주색 옷 입은 이)가 삼성SDI 하청업체 하이비트 노동자들의 피케팅을 방해한 뒤 현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 2008년 1인시위 방해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이 '에버랜드 전환사채(CB) 저가발행' 배임 사건의 피고발인 신분으로 삼성특검에 소환된 4일 오후 <중앙일보>의 인터넷 매체인 조인스 영상취재팀 기자(왼쪽 자주색 옷 입은 이)가 삼성SDI 하청업체 하이비트 노동자들의 피케팅을 방해한 뒤 현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2신 : 4일 밤 10시 40분]

마지막까지 충성하는 <중앙일보> 기자들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이 떠나가는 길에도 <중앙일보> 기자들의 충성심이 발휘됐다. 다른 언론사의 기자들은 <중앙일보> 기자를 향해 이렇게 소리쳤다.

홍 회장은 밤 10시가 되어서 조사를 마치고 특검 사무실 2층 로비에 모습을 드러냈다. 미리 기다리고 있던 기자들에게 "저 때문에 수고가 많으십니다"라는 답변만 남기고 바로 한남동 특검 건물을 빠져나갔다.

문제는 홍 회장이 승용차에 올라타면서 발생했다. 홍 회장은 3~4명의 수행원의 보호를 받으며 무사히 차를 타고 떠났지만, 이 모습을 찍으려던 KBS·MBN 등 카메라 기자들은 <중앙일보> 사진 취재기자들의 제지를 받았다.

현장의 기자들은 일제히 해당 기자에게 항의했다. <중앙일보> 측이 "바깥에 포토라인이 있는데 포토라인을 무너뜨려서 제지한 것"이라고 밝혔지만, 카메라 기자들은 "특검 2달 동안 건물 바깥에 포토라인을 합의한 적은 없다"며 반박했다.

이 과정에서 기자들은 해당 기자의 명함과 사과를 요구하며 10여분 간 실랑이를 벌여 서로 가슴을 밀치는 등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결국 문제는 깨끗이 해결되지 못했다. "카메라가 파손됐다"고 주장하며 책임을 강하게 묻던 MBN 기자는 "똥 밟았다고 생각하겠다"고 말하며 자리를 떠났다. 

[1신 : 4일 오후 3시 30분]

홍석현 회장 출석... 그러나 영상기자의 카메라는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이 '에버랜드 전환사채(CB) 저가발행' 배임 사건의 피고발인 신분으로 4일 오후 서울 한남동 삼성특검 사무실로 소환되고 있다.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이 '에버랜드 전환사채(CB) 저가발행' 배임 사건의 피고발인 신분으로 4일 오후 서울 한남동 삼성특검 사무실로 소환되고 있다.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이 '에버랜드 전환사채 저가발행 사건' 피고발인 신분으로 소환된 4일 오후 2시, 현장에서는 또다시 기자들의 '충성심'이 발휘됐다.

홍 회장이 특검에 출석하는 동안 <중앙일보>의 인터넷매체인 조인스 영상취재팀 기자가 1인 시위 중인 삼성 하이비트 여성 노동자를 가로막으면서 몸싸움을 벌인 것.

<오마이뉴스>가 촬영한 영상으로 확인한 결과, 6㎜ 카메라를 든 해당 기자는 홍 회장이 출석하는 순간 몸을 돌린 채 삼성SDI 하청업체인 하이비트 해고 여성 노동자의 피켓을 막고 있었다. 심지어 피켓을 올리려는 순간 손으로 제지하기도 했다. 촬영을 위해 앞을 향해 있어야 할 카메라 마이크는 뒤로 돌려진 상태였다. 

결국 몇 번의 실랑이 끝에 특검 경호팀원들의 제지로 여성 노동자가 들려고 했던 "노동자의 피와 땀으로 만든 삼성 비자금"이라는 제목의 피켓은 부서졌다.

홍 회장이 엘리베이터에 탑승한 이후 2층 로비에 있던 기자들은 해당 기자의 소속을 추궁했지만, 그 기자는 기자들의 제지를 뚫고 사라졌다.

99년 "사장 힘내세요"→05년 '보디가드'→08년 취재 중?

이에 대해 <중앙일보> 관계자는 "해당 기자는 <중앙일보> 조인스 영상취재팀 직원이 맞지만, 경호팀원의 이야기에 따르면 경호실장이 노동자의 손목을 잡고 피켓을 잡았다고 한다"며 "경호팀원과 엉기는 과정에서 피켓을 부순 것이 누구의 책임인지는 정확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건물 밖에서 이 상황을 지켜 본 박재석 금속노조 울산지부 미조직위원은 "기자라면 홍 회장을 취재해야지, 1인 시위자를 카메라로 치는 등 비열한 행동을 했다"며 분해 했다.

홍 회장은 지난 99년 보광그룹 탈세사건, 2005년 삼성X파일 사건, 2006년 에버랜드 전환사채 저가발행 사건까지 세 차례의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았다. 이 중 비공개로 진행된 에버랜드 전환사채 저가발행 사건을 제외한 사건들로 홍 회장이 출석할 때마다 <중앙일보> 관계자들의 '과잉 충성' 행위는 구설수에 올랐었다.

지난 99년 9월 30일 보광그룹 탈세사건 출석 때는 <중앙일보> 기자들과 간부 40여명은 대검 청사 앞에서 "사장 힘내세요"를 외쳤고, 2005년 11월 12일 김포공항에 귀국하는 홍 회장을 취재하기 위해 몰려드는 기자들을 막아서는 등 '보디가드' 역할을 수행하기도 했다.

지난 2005년 11월 12일 귀국한 홍석현 전 주미대사(<중앙일보> 사주)가 김포공항을 빠져나가는 과정에서 권영빈 <중앙일보> 사장 겸 발행인·편집인(왼쪽)과 기자들이 인터뷰를 시도하는 다른 언론사 기자들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 2005년 '보디가드' 기자들 ① 지난 2005년 11월 12일 귀국한 홍석현 전 주미대사(<중앙일보> 사주)가 김포공항을 빠져나가는 과정에서 권영빈 <중앙일보> 사장 겸 발행인·편집인(왼쪽)과 기자들이 인터뷰를 시도하는 다른 언론사 기자들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2005년 11월 16일 민주노동당원이 검찰에 출두하는 홍석현씨를 향해 구호를 외치자 포토라인에 서 있던 중앙일보 기자가 민노당원의 목을 낚아채며 제지하고 있다.
▲ 2005년 '보디가드' 기자들 ② 2005년 11월 16일 민주노동당원이 검찰에 출두하는 홍석현씨를 향해 구호를 외치자 포토라인에 서 있던 중앙일보 기자가 민노당원의 목을 낚아채며 제지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또한 <중앙일보>는 4일 홍 회장 소환과 관련된 삼성 특검팀에 대한 소식을 일절 싣지 않았다. 이날 전국단위일간지 9개(경향·국민·동아·서울·세계·조선·중앙·한겨레·한국) 가운데 홍 회장 소환 소식을 싣지 않은 곳은 <중앙일보>가 유일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의 김언경 모니터 부장은 "매체영향력도 크고, 이제 '법적'으로 삼성으로부터 독립된 언론사이면서 삼성과 관련된 보도는 회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선일보>나 <동아일보>와 비교해 <중앙일보>가 잘 하고 있는 면도 있고 못 하는 면도 있다. 그러나 삼성그룹이 잘못한 것과 관련한 비판이나 지적 기능은 100% 마비돼 있다. 언론사로서의 책임감이 보이지 않는다. 사보나 다름 없다. 지금이라도 <중앙일보>는 언론사로서 부끄럽지 않는 보도를 해야 할 것이다."

김용철 변호사도 소환돼... 홍 회장과 대질심문 이뤄질지 주목

한편, <중앙일보> 사회부장을 역임했던 이상언 회장실장(이사대우)과 함께 출석한 홍 회장은 "성실히 조사 받겠다"는 답변만 남기고 조사실로 직행했다. 홍 회장은 조사실로 직행하면서 "허위의 주장도 있다"며 일련의 의혹들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홍 회장을 상대로 에버랜드 전환사채 저가발행 사건 및 삼성과 <중앙일보> 위장분리 의혹에 대해서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특히 특검팀이 김 변호사도 이날 오후 소환해 김 변호사와 홍 회장 간의 대질심문이 이뤄질 수 있을지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에버랜드 지분 48.2%를 보유한 최대 주주였던 홍 회장은 지난 96년 에버랜드 전환사채 발행 당시 인수를 포기했다. 당시 홍 회장을 비롯한 주주들이 일제히 전환사채 인수를 포기함에 따라 그 해 12월 1일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가 에버랜드의 최대 주주로 등극, 사실상 삼성그룹의 경영권을 넘겨받게 된다.

그러나 에버랜드 전환사채 저가발행 건을 수사했던 검찰은 에버랜드 전환사채 저가발행 나흘 전 <중앙일보> 전환사채 발행 당시 최대 주주였던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전환사채 인수를 포기해 군소 주주였던 홍 회장이 최대 주주가 되는 과정과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또 전환사채 발행을 결정했던 이사회도 정족수가 채워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윤정석 특검보는 이날 오전 서울 한남동 특검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에버랜드 전환사채 발행 공모 사실 여부와 <중앙일보> 전환사채 발행 당시 경위 등을 조사할 계획"이라며 "(김 변호사가 제기한 의혹 등에 관련해서도) 여러가지 미심쩍은 것들이 많기 때문에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한다는 취지로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1999년 9월 30일 홍석현 중앙일보 사장이 보광그룹 탈세사건에 대한 검찰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 출두하고 있다. 뒤에 <중앙일보> 기자들이 나란히 서서 "홍 사장님, 힘내세요"를 외쳤다.
▲ 1999년 '사장님 힘내세요' 1999년 9월 30일 홍석현 중앙일보 사장이 보광그룹 탈세사건에 대한 검찰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 출두하고 있다. 뒤에 <중앙일보> 기자들이 나란히 서서 "홍 사장님, 힘내세요"를 외쳤다.
ⓒ 한겨레신문 제공

관련사진보기


김용철 변호사는 작년 11월 기자회견에서 "<중앙일보>의 삼성그룹 계열분리는 위장분리"라며 "<중앙일보>가 계열분리를 하겠다고 대국민 선언을 여러 차례 했지만 홍 회장이 대주주 지분을 살 돈이 없어 궁여지책 끝에 이건희 회장 명의로 된 지분, 차명으로 된 지분을 홍 회장에게 명의를 넘기는 방식으로 계열분리했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그 근거로 "1999년 <중앙일보> 주주명의자는 홍 회장으로 하되 홍 회장은 의결권이 없으며, 이건희 회장이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내용이 담긴 주식명의신탁계약서를 비밀리에 직접 작성했다"며 "이 부분은 검찰이 주식매입대금 출처를 조사하면 나온다"고 밝혔다.

<중앙일보>는 지난 11월 27일 '<중앙일보> 관련 김용철씨 주장은 사실무근'이라는 제목의 사고를 1면에 배치하고 김 변호사의 주장을 반박했다.


태그:#삼성특검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