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GMO(유전자조작식품) 관련 언론 보도들
 GMO(유전자조작식품) 관련 언론 보도들
ⓒ 뉴스캡처

관련사진보기


"GMO가 뭐야? 유전자조작 식품? 그게 뭔데?"
"몰라. 아무튼 시민단체에서 반대하는 걸 보면 좋은 건 아닌 것 같은데."
"이번에 5월부터 옥수수를 수입하겠다는 거고, 콩은 이미 수입이 됐다는 것 같던데. 지난번엔 아기들 먹는 유기농분유에서도 GMO 성분이 검출됐다고 하더라."
"그럼 유기농도 믿지 못 한다는 거야? 그럼 뭘 믿고 먹어야 돼?"

아이들과 가족의 건강을 위해서라면 뭐든 아깝지 않은 주부들. 그래서 조금 비싸도 믿을만한 유기농식품을 찾아다니고 조금 힘들어도 화학조미료대신 직접 만든 재래 양념으로 간을 한 음식을 식탁에 올려놓는다.

그런데 주부들의 머리를 아프게 하는 뉴스가 들린다. 이번엔 유전자조작식품(GMO)이라는 것이 우리의 식탁을 위협한단다. 5월부터 GMO 옥수수(전분)가 수입돼 앞으로는 빵, 과자, 음료, 물엿 등도 조심해야 한다는데 뉴스를 봐도 도통 모르겠다. 도대체 유전자조작식품이 뭐 길래?

유전자조작식품(GMO), 넌 도대체 누구냐?

언론보도를 보면 GMO란 '생명공학 기술을 이용하여 한 생물의 유전자를 다른 생물로 삽입, 잘라내서 원하는 성질을 만들어낸 생물체'를 말한다고 한다. 한마디로 말하면, 구더기의 저균성 유전자를 넣어 병에 강한 담배를 만들어낸다든지, 넙치의 내냉성 유전자를 넣어 내냉성 딸기를 만들어낸다는 식이라는 것이다.

과학계 일부는 이를 두고 녹색혁명이니 식량난 해결이니 인류를 위한 큰일을 해냈다고 말한다. 또 수입과 가공, 판매를 허용하고 있는 정부도 '아직까지 해롭다는 어떤 연구결과 없었기 때문에 유해하다고 할 수 없다'고 한다.

그러나 환경학자들은 GMO식품에 대해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품종이 우리 몸에 들어와 어떤 문제를 일으킬지 알 수 없다'고 경고한다. 백과사전에도 "장기간 섭취할 경우 인간에 무해하다는 점이 분명하게 검증된 바가 없으며, GMO 품종으로 인해 생태계가 교란되는 등 환경재앙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위험성을 안고 있다"고 나와 있다.

소비자는 누구 말을 믿어야 할지 알 수 없다. 그러나 환경단체나 GMO에 대해 강력한 입장을 가지고 있는 몇몇 국가들이 이에 대처하는 방식을 보면 뭔지 몰라도 마냥 좋아할만한 일은 아닌 것 같다.

이미 GMO는 우리 식탁에... 근데 왜 몰랐을까

보도를 통해 알게 되었지만 우리는 이미 2001년부터 GMO 함유식품을 섭취하고 있었다고 한다. 장류, 두부류, 시리얼, 과자, 식용유... 차라리 GMO가 아닌 식품을 고르는 것이 수월할 정도로 우리의 식탁은 이미 GMO로 넘쳐나고 있었다. 

그런데 왜 지금까지 GMO에 대한 어떤 정보도 없으며 식품의 포장지에서 단 한번도 GMO여부에 대한 표기를 볼 수가 없었을까? GMO가 인체에 해롭지 않다면 이에 대한 정보표기를 하지 않을 이유가 없을 것인데 왜 지금까지 GMO 표기를 한 제품을 찾아보기 어려웠던 것일까.

"GMO식품에 강력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EU의 경우 DNA나 단백질의 잔존여부를 떠나 GMO 원료가 들어간 모든 제품에 표시를 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소비자의 알권리와 선택권을 위한 것이지요. 우리나라의 경우 시중에서 가장 많이 팔리고 있는 간장, 된장, 식용유의 원료로 GMO 콩이 사용되고 있지만 DNA 성분이 남아있지 않다는 이유로 혹은 단백질의 구조가 파괴되었다는 이유로 표시 면제 제품으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환경운동연합 '벌레먹은사과' 팀 이지현 국장의 말이다. 2001년부터 유전자조작식품표시제가 도입되었지만 기업의 요구와 식량수입의 문제 때문인지 유럽과 같은 강력한 표시제를 실시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는 것.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식품매장을 아무리 뒤져 보아도 GMO 표시 식품을 찾기 어려웠던 이유는 바로 이런 표시제의 함정 때문이었다. GMO 함유가 의심되는 식용유나 간장 등은 표시면제 대상품목이라 표시가 없었던 것이고 쌈장, 된장, 두부, 두유 등 표시제 대상 품목은 따로 'NON-GMO' 표기를 하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그 어떤 표시도 찾아 볼 수 없었던 것이다.

우리 소비자들은 왜 GMO 표시도 제대로 안 되어 있는 음식을 먹어야 하나? 우리도 GMO가 안들어 있는 식품을 거부할 권리를 갖고 싶다.
 우리 소비자들은 왜 GMO 표시도 제대로 안 되어 있는 음식을 먹어야 하나? 우리도 GMO가 안들어 있는 식품을 거부할 권리를 갖고 싶다.
ⓒ 김혜원

관련사진보기


유럽 소비자의 권리와 나의 권리

GMO에 대해 하나하나 알아갈수록 그나마 유럽연합 사람들은 행복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적어도 그곳에서는 국민들의 입장에서 먹거리에 대한 정책을 세우려고 하는 것 같으니 말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정부는 기업의 입장은 그렇게 잘 이해해 주면서 소비자들의 요구에는 왜 그리도 무심한 걸까. 안전하다는 정부의 말만 믿고 먹었다가 10년, 20년 뒤에 문제가 밝혀지면 그땐 누가 책임져 줄 건가. 안전성에 대한 확신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그나마 소비자들의 선택권까지 박탈한 채 수입을 하는 게 누구를 위한 것인지 도무지 알 수 없다. 누가 정부한테 내 생명까지 맡기겠다고 했나? 제발 표시라도 제대로 해주기 바란다. 그게 국민에 대한 예의다. 

무엇을 마음 놓고 먹어야 할지 두렵기만 한 지금, GMO에 대한 제인 구달의 경고를 다시 한번 새겨 보게 된다.

"과학의 결과물이 다 옳은 데 쓰인 것은 아니다. 인간은 고도로 발달한 두뇌로 각종 디지털 기계를 만들어 편의를 제공했지만 잔인한 대량 살상무기도 만들어냈다. 좋은 두뇌를 이용해 생체실험 대신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유전자조작식품(GMO)도 마찬가지다. GMO가 인간의 건강에 직접적 피해를 주었다고 지금은 말할 수 없지만 그럴 개연성이 크다.

농약으로 쓰인 맹독성 화학물인 DDT의 환경폐해를 알아내는 데 30년이 걸리지 않았느냐. 그러나 현재 과학적인 실험에서 곤충들이 심각한 타격을 받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프랑스에선 유전자가 조작된 식물의 꽃에 몰려든 벌들이 모두 죽었다. 동물복제 등 유전자를 변형한 동물의 건강에 문제가 많다는 보고도 있다. 이런 음식을 진정 먹고 싶은지 묻고 싶다."


태그:#유전자조작식품, #GMO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대한민국 아줌마가 앞치마를 입고 주방에서 바라 본 '오늘의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요? 한 손엔 뒤집게를 한 손엔 마우스를. 도마위에 올려진 오늘의 '사는 이야기'를 아줌마 솜씨로 조리고 튀기고 볶아서 들려주는 아줌마 시민기자랍니다.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